우리 집은 원래 못사는 집이 아니었는데 몇년 전 엄마가 갑자기 아프시면서 일을 못하게 돼서 형편이 좀 어려워짐. 아빠는 당시 디자이너로 일하셨고 그래도 아빠 수입만으로 한 1년 정도는 잘 먹고 잘 살았음. 1년 지나니까 모아뒀던 돈이 거의 떨어졌는데도 아직 엄마가 일 할 정도로 회복이 된게 아니라 복직은 못하셨음. 나는 용돈이 엄청 줄었고 옷 한벌조차도 못사고 1000원도 아끼고 살았음. 근데 우리 아빤 집이 제일 어렵던 시기에 갑자기 맥북 프로를 사시고 폰을 아이폰 최신폰으로 바꾸심. 이해는 안됐으나 아빠니까 존중하고 넘어갔음. 이게 한번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으니까 모든게 다 안좋아 보이는건지 우리 가족 생활에도 의문이 들기 시작함.
우리 집은 방이 4개임. 처음 이사왔을 때 아빠는 안방이랑 방 한개까지 총 두개를 혼자서 쓰셨고 하나는 엄마 작업방, 나머지 한 방은 나, 엄마, 동생 셋이서 자는 방으로 썼음. 동생도 나도 커서 방을 분리한 후로 아빠는 혼자 안방을 쓰시고 아빠 작업실은 가족 서재가 됐고 내 방이랑 동생, 엄마가 같이 쓰는 방으로 나뉘게 됨. 안방에는 옷장, 화장실(욕조, 샤워부스 포함한 엄청 큰 화장실), 베란다가 다 있는데 이 모든 곳들을 아빠 혼자서 아빠 방식대로만 사용하심. 아침에 학교 전 그 바쁜 시간에도 나하고 동생 엄마가 다퉈가면서 씻고 닦고 하는데 너무 급해서 안방에 들어가면 자다가 깨셔서 짜증을 무한대로 내심. 방 문제는 그럴 수 있다 칠 수 있음.
나는 현재 고2임. 컴퓨터 노트북 탭 셋 중 하나라도 거의 필수적으로 필요한 상태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 안 사정 생각해서 굳이 사달라 떼 안쓰고 컴퓨터, 탭을 동생이랑 엄마랑 셋이서 공유하며 쓰는 중임. 그런데 아빠는 혼자 최고사양 컴퓨터에 맥북, 최근엔 플스까지 사신 것 같았고 비싼 타블렛에 온갖 고가 제품까지 돈으로 떡칠을 해놓으심. 직업 상 그럴 수 있다고는 하시는데 디자인하는데 플스가 필요하고 게이밍 키보드에 모니터, 마이크, 조명 등등 이런게 필요한건지 잘 모르겠음.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말하자면 우리 네 식구가 아빠 수입에만 의존해서 살아가는 이 시점에 아빠가 일을 그만두심. 안정적인 수입 다 사라지고 갑자기 nfc이용한 사업을 하시겠다고 몇달 째 구상중이심. 문제는 시기인데 지금 나는 아까 말했다시피 고등학교 2학년임. 심지어 예체능 전공이라 돈이 더 많이 들어감. 그 부분에 대해선 나도 부모님께 감사하고 더 잘하려고 노력중임. 공부랑 실기를 다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나는 집안 형편 때문에 공부를 혼자 독학하고 실기만 레슨을 받는 중임. 고2가 되고 나서부터 레슨 시간은 더 늘 수 밖에 없고 실제로도 그랬음. 아끼고 아껴도 한달에 120 이상 깨지는 상황에서 갑자기 일을 그만두시고 사업을 하시니 나는 지금 늘려야 할 레슨도 못 늘리고 오히려 학원을 하나 더 줄이게 됨.
이렇게 아빠 의견대로만 굴러가는 이 집안에서 우리 아빠? 집안 일 하나도 안하고 엄마가 다 하심. 심지어 항암치료 받고 회복 차 입원한 상황에서도 나 계속 때리시고 방치하셔서 가정폭력으로 경찰서 여러번 왔다갔다 하심. 나만 우리 아빠가 이해가 안되는건지 모르겠음. 엄만 내가 이해하라고, 이해심이 부족해서 그런거라고 하시는데 이건 내 이해심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빠의 배려심 문제 아님? 난 진짜 백번 다시 생각해도 이해가 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