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를 한 번 찍고 가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쉼표 한 번 찍고 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은 앞으로 가다 잠시 갈 방향을 생각하는 시기인 것 같아서
잠깐 머리를 식히기도 하고,
우리가 팀으로서 무엇을 했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 같은 게 있을까요?
누군가한테 무언가 얘기를 하고 싶다기보다, 저를 위해서 해보고 싶어요.
팬데믹 이후에 한 1년 반 정도 지나고 나서야 ‘방황을 하고 있었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서.
멤버들이 그걸 알고 “음악으로 좀 풀어보는 게 어때?” 하고 제안을 해줘서
‘이런 이야기를 한 번 담아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이돌로서 아미들에게는 무엇을 해주고 싶어요?
‘Proof’에 실린 ‘For Youth’에서
“그 손 내밀어주겠니 몇 번이던 일어날테니”라고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는데.
멋있어지는 거겠죠.
좋은 곡으로, 좋은 뮤직비디오에, 좋은 무대를 보여주는 것.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본질에 충실한, 가장 보답을 하는 길인 것 같아요.
지난 2년 동안 죄책감 같은 게 들었거든요.
계속 공연이 취소되다 보니까, LA에서 첫날 공연을 하고 나니까
뭔가 팬들한테 지금까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분들도 분명히 우리랑 같이 못 보는 시간 동안 감정이 무뎌질 수도 있는데
대가 없이 기다리고 계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동안 내가 뭘 했지?’ 이런 생각이 참 많이 들었어요.
그때 공연에서 ‘Permission to Dance’를 부르고
아미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이상하게 밝은 곡인데도 울컥하더라고요.
여전히 그런 마음을 가진 아이돌이지만 동시에
많은 아티스트들이 리스펙트를 보내는 위치가 됐어요.
아미들이 얘기해주시는 것에 대해선 참 감사한데, 아직 스스로 막 만족은 안 돼요.
자기 만족이 여기까지인 거면 더없이 행복할 텐데, 그게 안 돼서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회피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무언가를 꾸준히 더 해야지 사람이 바뀌는 건데,
‘이 정도면 만족해도 되지 않나?’라고 억지로 덧씌우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이제는 좀 더 잘하고 싶어요.
더 잘하고, 더 멋있고 싶어요.
바뀌었어요.
지민 씨가 추구하는 무대의 이상은 뭘까요?
이번에 LA, 서울, 라스베이거스 공연에서도 ‘Black Swan’을 할 때
관객들이 지민 씨에게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뚜렷해졌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모습들을 최고치로 보여주고 싶어요.
예를 들어서 ‘Black Swan’만의 어두우면서도 섹시한 느낌,
‘IDOL’이나 ‘불타오르네’에서 최고의 에너지를 보여주거나,
아니면 귀여운 모습을 보여줄 때 모두 최고치를 보여주고 싶어요.
그 최고치가 서로 어우러졌을 때 관객들의 함성이 터지는 것들을 항상 바라는 것 같아요.
제가 실수하거나 못했을 때 질책을 많이 했던 게 그런 이유가 있어서인 것 같아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건가요?
아우, 전혀요. 한참 멀었고, 이제 변해가는 중이에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뭔가의 애매함 때문에 의견을 계속 교환했어요.
저희가 칼같이 정확한 안무를 해오다 조금 더 느슨하게 풀어지거나,
좀 더 관객과 호응을 나눌 수 있고, 조금 더 프리한 모습들을 적용하는 단계였거든요.
그런데 이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이 해야 하고, 어떤 연출과 세트를 해야 할지에 대해
더 많은 게 열려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미 어워드 ‘Butter’의 무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잘 짜여진 퍼포먼스로 최고치를 찍은 느낌?
이번에 여러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중요한 무대를 펼치며
이렇게 모든 게 딱 맞아떨어질 정도면 이제 새로운 경지로 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진짜 되게 많이 기대하게 돼요.
‘우리가 더 잘하게 됐을 때, 우리가 연출에 하나하나 더 최고를 보여줄 수 있을 때
어떤 모습이 나올까? 얼마나 더 성숙하고, 그럼 또 그 미래를 어떻게 그릴까?’
그래서 그래미에서 상을 받는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어요.
상은 받았다면 좋았겠지만, 그건 상을 받는 게
아미들에게 너무 큰 보답이 될 것 같아서인 거니까요.
다만 무대 위에서 우리가 이렇게 진짜 멋있는 팀이라는 걸 한 번 보여주길 바랐는데,
그 무대를 할 수 있게 돼서 좋았어요.
사실 ‘ON’도 해보고 싶었거든요.
엄청 힘 준 무대를 하고 ‘우리가 이런 애들이야, 알아?’ 이러고
그냥 돌아오고 싶었어요.(웃음)
그래도 급하게 준비한 것 치고 좋은 무대를 했던 것 같고,
팬들도 좋아해줬고 ‘됐다!’ 싶었어요.
후련하다고 해야 할까요?
‘친구’의 테마처럼, 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은 이제 어때 보여요?
‘Tony Montana (with Jimin)’를 부르던 시절과 같으면서도 다른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친구다, 형이다, 가족이다 이런 것보다 그냥 항상 돌아올 곳처럼 느껴져요.
이번에 미국 가서 많이 느꼈던 게,
저에게 생각을 많이 하는 시기들이 있었는데,
무언가를 겪고 돌아와서 멤버들이랑 대화하면
“그랬구나, 그런 것 같았어. 근데 이렇게 하면 앞으로 될 것 같아. 괜찮아.”
그런 순간들이 항상 있었어요.
뭐라 딱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나로 돌아오는 데 정신적으로 항상 큰 힘이 되어주는구나.’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그들이 멋있다기보다는
그냥 ‘고맙다, 항상.’ 말로 정리하긴 어렵지만 그래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