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이 이런거구나 싶어
20대누군가
|2022.06.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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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2살 작은 전기 회사 다니고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말 하고 싶지는 않아서 익명을 통해서 혼자 주저리 주저리 하고 싶어서 글 쓴다. 20살 때 반년 정도 만나던 사람이 있었어. 내 생일에 친구가 알바 하는 카페에 놀러 가서 알게 된 누나인데, 그 시점을 빌미로 내가 한 달 가까이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 보니까 결국 받아줘서 우린 사귀게 되었어. 하지만 내가 그때 배달을 하고 있었거든, 하루 12시간씩 주5~7일을 출근해서 일주일에 만나는 날이 하루이틀이 안됐지. 그래도 얼굴 보면 행복했고 일 하면서도 전화로 다치지 마라, 너 다쳐서 오면 나 정말 속상할것같다 라며 날 걱정 해주는데 그게 그렇게 좋더라. 친구들이 배달일 그만두고 카페나 편의점 같은 거 하면 안되냐, 너 죽을까봐 걱정된다 하는 말을 흘려듣고 지겨워했었는데 그 걱정을 누나가 해주니까 그 말이 이렇게 설레는 말 이였나 싶었어. 내가 그 누나가 좋았던 이유는 외모도 정말 빛나는 사람이지만 말에 깊이가 느껴진다 해야 하나, 9살때부터 서서히 키워오던 애정결핍과 우울증이 있었는데 서로 알아가는 과정에서 내 옛날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내 말에 경청하면서 날 쳐다보던 눈빛과 내 얘기가 끝나고 날 다정하게 안아주며 "괜찮아, 앞으로 살아가면서 힘든 일도 많아지고 견디기 힘들겠지만 내가 널 지켜줄게" 라며 따스히 위로를 해 주는데 그 때 생각했던것같아 이 사람이 아니면 난 앞으로 내 인생에 연애는 힘들것같다 라고. 그렇게 두세달 만나는데 그 누나가 돈 때문에 힘들어 하더라. 모아놓은 돈은 누나 가족들이 사고친거 매꾸느라 밥도 못먹고 다니면서 나에겐 나 원래 조금 먹는거 알잖아, 나 배안고파 라며 하루 한끼도 잘 안먹으며 날 안심시키려 하는데 그게 너무 슬펐어. 어떤식으로든 도와주고 싶었는데, 만약 내가 그 누나에게 물질적으로 도와준다면 자존심 상해 하지 않을까, 도와달라는 말도 안 했는데 내가 너무 오지랖 떠는건가 싶었어. 그래서 내가 생각 해 낸 방법이 동거였어. 그 누나가 오피스텔에 월세 내며 지냈는데 혼자 지내면서도 월에 60을 내고있었거든. 나도 당장 모아놓은 돈은 별로 없지만 내가 살던 원룸 보증금 빼고 한달정도만 더 빡세게 일 하면 500/55짜리 신축 투룸 정도는 마련 할 수 있어서 보름 정도 뒤에 말하자 하며 열심히 일 했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카톡 빈도가 적어지고 통화하는 시간도 짧아지고, 말에 냉기가 돌더라, 그래서 눈치챘어. 다른남자 생겼구나. 눈치챘다는 티는 안냈어. 말 하는 순간 헤어질 것 같았거든. 그래서 어떻게든 잡아보려고 노력했어. 나 이번달에 방 빼고 투룸으로 이사 가는데 나랑 같이 살자, 월세는 신경쓰지말고 그냥 몸만 들어와 살아. 우리 한동안 얼굴도 못 보며 지냈는데 나 퇴근하고 너가 나 반겨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 라며 가지 말라고 했지만 여전히 맘 떠난듯이 쌀쌀맞더라 "내가 왜 너랑 같이 살아야하는데. 왜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혼자 결정해, 이러면 내가 좋아할거라 생각했니, 넌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든거야 라고 쏘아붙이는데 내가 잘못한건가 싶더라. 난 그저 누나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던건데. 그 다음날에 누나가 그만 하자고 말했어. 그 말을 남기고 어떠한 연락도 받지 않았고, 최소한 얼굴보고 얘기하고싶어서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그만뒀다네 저번주부터 말 했었다는데 넌 모르고있었냐 하더라. 그렇게 잠수 이별 당하고 3일은 물만 먹고 살고 일주일은 밥도 3일에 어쩌다 한번씩 정말 아사할 것 같을때 같이 일 하는 형이 억지로 먹여가며 살았어. 한달정도 지났을때 근황을 전해 들을 수 있었는데, 다른 일식집 가게 사장과 같이 동거하며 지내고 있더라. 문자 카톡 메신저 등등으로 기다린다고 너가 맘이 변하면 언제든 돌아와도 된다고, 다른 사람 못 만날거고 만날 생각도 없다며 붙잡았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까 정말 속상해서 이틀 내내 출근도 못 하고 엉엉 울기만 했어. 그렇게 어떻게든 살아가며 2년이 지나고 아직도 난 다른 사람도 못 만나고 있어. 만나보자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때 당시에도 잊지 못하면서도 그 누나가 너무 미워서 만나고 싶지 않아서 거절했어. 그러던 중 바로 어제 저녁에 차 타고 다른 동네를 지나쳐가는데 그 누나를 봤어. 혼자 신호등 앞에서 신호 대기 하고 있었는데 한 눈에 알아봤어. 당장 차 세워서 따라가려 했는데 무슨 말을 해야하지, 너무나 미운데 또 괜히 내가 말 걸면 불편해 하지 않을까 라며 그 누나 입장을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 면전에 대고 너 같은 여자 만난게 정말 후회스러워 라고 상처주고 싶었는데, 막상 차에서 내리려 맘 먹으니까 날 어떤 눈빛으로 쳐다볼지 그게 두려워서 못 내렸어. 뒷차가 크략션을 울리고 나서야 2년이나 지난 일인데 날 기억도 못 하면 정말 수치스러울거야 라고 혼자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망상하며 그냥 지나쳐왔어. 난 아직도 원망스러워 그 누나가, 그런데 다시 만나자 한마디면 다시 돌아가고 싶을정도로 아직도 못 잊겠어. 난 아직도 20살 그 때로 머물러있는 것 같아. 그때 만약 내가 그 남자 만나면서 나 만나도 난 좋다, 나 욕심도 많이 없어서 그냥 어장에 풀어두고 가끔가다 생각날때 먹이 한두번 던져주면 잘 버틸수 있다 라고 자존심 다 버리고 붙잡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종종 생각해. 너무 잡생각이 많아져서 문맥상 이상한 부분도 많을거고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많을거야. 만약 내 글을 끝까지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이상한 하소연 들어줘서 고맙고, 작은 부탁인데 잘 했다고 위로 한번씩만 부탁해. 내가 잘 지나쳐 온건지 후회를 남기고 온건지 아직도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