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아픈 강아지 못 만지게 해서 욕 먹었습니다.

ㅇㅇ |2022.07.08 04:57
조회 46,722 |추천 492

제목 그대롭니다.
어제 회사 동료였던 친구에게 들은 말입니다.
정말 속상합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키워 온 강아지예요.
할머니가 키우시던 강아지인데 할머니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셔서 제가 데려와 키우게 됐어요.
이름은 원래 제가 지어줬었어요.
오래 살라고 거북이라 지었는데 그냥 부기라 부르고 있어요.
우리 부기 데려올 때 나이가 4살 쯤이었으니 지금 16살정도 됐네요.
사람의 오래와, 강아지의 오래가 달라서 벌써 강아지별로 떠날 준비 중이에요.

친구는 15년도에 2년정도 다녔던 회사에서 동료로 만났어요.
나이도 같고 한동네라 자주는 아니지만 퇴사 이후에 1년에 3-4번은 만났던 것 같애요.
일찍 결혼해서 5살 된 아들이 하나 있고요.

어제 아들을 데리고 저희집에서 같이 점심 먹고 얘기 중이었는데 애가 우리 부기가 있는 방으로 가더라구요.
부기가 어릴 때도 다른 사람이 만지는 걸 싫어했고 지금 워낙 노견이라 저도 아주 조금만 쓸어주는 중이에요.
옛날엔 싫은 티를 냈는데, 지금은 몸이 힘들어서 싫어도 싫다는 티를 못 내는 걸수도 있으니 스트레스 받을까봐서 계속 만져주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부기 얼굴 잠깐 조용히 보고 오는 건 되는데 만지면 안된다고 차분하게 얘기하고, 친구에게도 아들 잘 살펴주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강아지는 애기들 다 좋아한다. 강아지도 알거 다 알아서 자기 예뻐서 만져주는 거 알고 우리 아들 안 물거다” 그러는 거예요.
“너네 아들 물까봐 그러는 게 아니라 부기가 아파서 스트레스 받을까봐 그런다”고 했어요.

그러니 “사람이 먼저지 어떻게 강아지가 먼저인 것처럼 말하냐, 늙어서 털 빠진 강아지 예쁘다 해주면 더 반겨줘야 하는 거 아니냐, 우리 아들이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넌 내 아들 맘에 상처준거다” 등등의 말을 이어가더라구요…

다른 말들도 정확히 기억나지만 모두 쓰진 않겠습니다.

예전에 부기 산책 시키면서 가끔 부기 만지는 어린 아이들이 몇 있었는데 아이들이 힘조절을 못해서 거의 때리다 시피 만지는 애들도 있었거든요.
(부모님들이 더 놀라서 살살 만져야지 하고 바로 사과한 경우가 대다수라 악감정은 없습니다)
그래서 친구 아들이 들어갈 때 걱정이 좀 됐었기 때문에 ‘너네 아들이 아니라 부기가 걱정된다’는 식으로 말을 했던 거고요.
기분 나빴을 수는 있지만 저렇게 마음 후벼파는 말을 해야 하나요?

친구가 쏟아낸 말들에 너무 상처 받았는데 무엇보다 늙어서 털빠진 강아지라고 비아냥거린 것이 가장 기분 나쁘고 속상했습니다.
정확히 저렇게 표현했어요.
듣자마자 사람을 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더라구요.
부기 앞에서 시끄러운 소리 내고 싶지 않고, 좋은 모습만 마지막까지 보여주고 싶어 꾹 참고 내보냈습니다.

나가는 마지막까지 “노견 키우면 좋은 사람이라도 된 것 같지? 사람이 사람한테 잘해야지 5살 애기가 뭐가 무섭다고 참 쌀쌀맞다” 이랬어요.

부기 떠날 때까지 부기 이름 앞으로 좋은 기억만 남기고 싶어요. 그래서 친구한테 따로 가서 따지거나 사과를 요구하는 등의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너무 속상하네요.
부기한테 괜히 미안하다 말하고 옆에 같이 자려고 누웠는데 왜이렇게 눈물이 나는지요.
속상한 맘 익명으로 풀어봅니다.

노견 키우시는 분들.
남들 보기엔 늙어버린 우리 강아지, 견주 눈엔 아직도 아기처럼 보이는 거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15년이 넘어가는 시간동안 내 모든 감정을 우리 부기랑 나눴어요.
내 몸의 반에 반토막도 안되는 크기의 강아지한테 얼마나 많이 기대왔는지… 부기를 떠올리자면 늘 고맙고 미안해요.
똑똑한 우리 부기가 그 친구가 하는 말을 다 알아들었을까봐 너무 미안합니다…
추천수492
반대수6
베플남자궁예|2022.07.08 07:47
배려가 없는 인간이네요...앞으로 집에 들이지마세요.
베플ㅇㅇ|2022.07.08 06:19
노견이있고 조심해야 할 상황이면 담부턴 집에 사람부르지마세요 그냥 강아지도 지 사는 집에 낯선사람오면 스트레스받는데 감정표현하기도 힘든 노견이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제대로 짖지도 못하고 표현도 못하고 스트레스만 엄청받았겠네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