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7일 찬바람 불던 저녁 동대구역 부근 술집
"소현이 같은 여자친구가 내 인생에 다신 있을까?“
"와 이 새끼 진짜 맘에 드나 보네“
"당연하지 지금도 너무 보고 싶다“
나는 대학교 친구 원철이와 술잔을 기울이며 여자친구 자랑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날이 내 인생을 바꿔놓을 하루였음을 알지도 못한 채로 말이다.
'위이이이잉 울리는 진동소리‘
"네 아빠?“
"현우아 엄마 아프다 머리 아프다 경대병원으로 빨리!“
다급한 아버지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버렸다.
"재원아 나 가야겠다 엄마가 아프데 택시 택시!“
심장은 사정없이 뛰었고 두 손은 떨렸다. 뇌가 저릿하고 눈에 힘이 들어간다. 한 번도 경험 못한 긴장감이 날 감싸며 미간이 찌푸려진다. 반면에 급히 도착한 병원 앞은 너무나 조용했다. 저 멀리 정적을 깨며 다가오는 엠뷸런스에서 누가 내린다.
축 늘어진 팔... 엄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