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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나서 쓰는 이야기

안녕 |2022.08.06 19:39
조회 51 |추천 0
내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울었던 시기가 있었다

내가 중학생 때 우리집엔 초코라고 갈색 토이푸들을 한마리 키웠었는데

그 전 후로 우리집은 애완동물을 한마리씩 키웠던 경험이 많지만 그만큼 생각나는 애가 없다

항상 집에 가면 뛰쳐나와서 날 반겨주고 내가 부르면 언제든 뛰어와서 날 물끄러미 바라봤다

내가 딱히 해준 것도 없는데

밥을 준 적도 몇 번 없는데 똥오줌도 항상 엄마가 치웠고 잘 놀아주지도 않았다
심심할 때 불러서 옆에 두고 이뻐하다가 귀찮아지면 신경안썻고
그저 가끔 간식가지고 약올리기나 하면서 간식 몇 번 주고 손이나 입이 애매하게 닿지 않는 곳에 간식을 두고선 먹을려고 애쓰는 모습이나 보다가 질릴때쯤 간식을 던져주는 어찌보면 못난 주인이었다

그래선지 자꾸 생각이 난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든 내가 부르면 항상 날 보러 달려왔다는 것이니까

내가 티비를 보다가도 쪼코야~ 하면 날 보러 달려왔고 컴퓨터를 하다가도 쪼코야 하면 달려왔고 누워있다가도. 심지어 자다가도 새벽에 깨서 초코야 라고하면 어디선가 날 보러 뛰어왔다

우리집은 가난했고 나는 하교 후 친구들이 학원에 갈 때 학원도 다니지 못했고 용돈도 없어 집에 일찍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 항상 집에 가면 홀로 초코가 나를 반겨주었고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다

부모님의 무관심으로 인해 나는 엄격한 잣대 속에서 자신들에게 없는 것을 강요당하며 모든 것이 부족했던 나의 사춘기 시절.
의젓해질 수 밖에 없는 환경 속 메말라 가던 나의 감수성을 적셔주고 헌신적인 사랑이 무었인지 알게 해주었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상처받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것도 초코였다.

너가 있던 시절엔 그저 애완동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데 너가 떠난 후에 깨달았다. 너는 가족이었다는 것을.

그저 반려견이면 당연히 주인이 부르면 와야지 라는 생각 뿐 이었는데

너가 떠나기 전 날 아파하던 모습도
널 보내고 난 그 날의 감정은 아직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이 슬픔이었는지 충격이었는지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 그저 그 순간엔 내 생각보다 고요했을 뿐.

다음 날 하교 후 여느때와 같이 집에 와서 생각없이 티비를 보는데 눈물이 났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어차피 집엔 나 혼자뿐이었고 눈치볼 사람도 없었기에
그냥 소리내서 크게 울었다.

그 때 알았다 너가 나의 공허한 마음을 얼마나 따뜻하게 감싸주던 존재였었는지를

다시 돌아오면 정말 더 잘해줬을거라는 후회
있을 땐 몰랐지만 없어져보니 나에게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

그 뒤로 하교 후 어차피 집엔 나 혼자고 들을 사람도 없으니 버릇처럼 혼자 구석에 쭈그려 앉아 며칠을 울었는지 모른다
그저 울었다.

처음느껴보는 감정에 나는 저항하는 방법을 몰랐고
그저 내 마음속 한 켠에 소중한 너로 담아 두고
좋은 곳에 갔기를 바란다.

다음 생에도 만났으면 좋겠다
내가 사람이던, 강아지던
너에게 진정한 사랑이, 가족이 무었인지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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