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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은

완벽히 지고지순하진 못했다. 짙은 눈매에 입 맞추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되뇌이곤 했으니. 남들이 말하는 푸른색보다는 하얀색에 더 가깝던 내 첫사랑은 겨울이었다. 겨울밤 버스 정류장에서 손을 잡았고, 손을 잡은 뒤에는 서로 사랑을 고백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눈 내리는 날 우리는 첫키스를 했다. 지고지순하지도 않은 첫사랑은 왜 청춘이라 불리나. 청춘은 왜 듣기만해도 푸른색인가.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데. 내 청춘은 여전히 하얗다 못해 뿌옇기까지한데. 추락을 위한 발걸음은 언제나 대담하고 대단하다. 내 첫사랑은 내게 간지러워 미칠 듯한 감각만을 남겼다. 나츠메 소세키‎가 ‘I love you’를 ‘月がきれい’라고 변역한 이유를 고스란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차갑게 얼어붙은 손가락을 얽매고 “따뜻하다.”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 그런 게 모두 내 첫사랑이었다. 나는 첫사랑을 위해 추락했고, 추락과 동시에 비행했다. 내 첫사랑은 남들처럼 푸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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