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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잘 지냈어?

안녕 J야, 멀리서 잘 살고 있어? 그렇게 멀리가 아닐까? 그래도 내겐 네가 참 멀다. 벌써 못 본지 몇년이야. 너랑 연락할 수도 없이. 너는 날 많이 싫어하니까, 오늘 삭히는 마음만 여기 적고 말 거야. 그냥, 날 보며 그렇게 설레하던 게 보였는데 마지막에는 아주 지독하게 날 미워했잖아. 나에 대한 실망이 많이 컸지? 그치만 웃기지? 나는 내가 널 좋아하는 마음보다, 먼저 생각나는 건 네가 날 향하던 시선들이었으니까. 그래, 별 거 아니었겠지. 남자가 여자에게 끌리고 여자가 남자에게 튕기던 그런 것 뿐이었어. 우리 사이는. 그리고 그것도 모두 나의 착각. ㅎㅎ 나는 왜 네가 날 좋아한다고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착각을 했던 걸까? 자존감이 높다 못해 미쳐버렸나봐.. ㅎ 그래서 네가 날 그렇게 싫어했고. 생각해보면 넌 항상 내게 틱틱댔어. 그냥 적당히 아는 사이, 네가 아는 누나로 지내고 싶어했던 건데 내가 계속 착각하면서 다가가니까 넌 많이 불편해했잖아.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어. 내가 널 좋아했는지.. 널 바라본 건 맞지만, 오래도록 바라본 건 맞지만. 조금 비열한 사람 같다고 생각했어. 그러면 나는 널 좋아했던 것보다 싫어했던 거에 가깝지 않을까? 조금 거만하고, 자신감 넘치고, 재수없는 사람 같다고 생각했는데 왜 그렇게 신경이 쓰였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너는 왜 그렇게까지 빛나 보였던 건지. 왜 너만 보였던 건지. 그 당시엔 당연한 거라 생각했는데, 너와 못보게 된 이후로 여러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해봤지만, 너만큼 짙고 너만큼 강렬하고 반짝거리는 사람은 없더라. 그래서 너란 사람 자체가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해. 나에게 특별한 것보단 모두에게 특별해 보였지만. 시크하고, 사람에게 관심없고, 고고하고 고독하던 네가, 그런 네가 나한테만큼은 관심 보이는 것 같았어. 관심 보이고, 신경 쓰고, 물어 보고, 쳐다 보고, 도와주려고 애쓰는 것 같았어. 근데 넌 아쉽겠다. 물론 내 착각에 불과하지만 네가 그렇게 마음 써봤던 사람이 별로이고, 이상한 사람이어서. 결국 내가 싫어서 떠나버린 너지만, 그렇게 크게 마음 썼던 게 아깝겠다. 약속 안 지킬 거야? 정말? 나.. 영원히 사랑해 주겠다며. 너 분명히 내 눈 보며 그렇게 말했었잖아. 그치만 아니지? 비유적 표현이었느니까, 그마저도 내가 정말 정말 커다란 착각 했던거지? 네가 내가 요리한 요리 먹고 싶어했던 것 같았는데. 꼭 그랬는데. 나랑 전시도 가고 싶어했던 것 같아 보였는데. 나랑 더 시간 보내고 싶은 것 같아 보였는데. 나랑 산책도 가고 싶어했던 것 같았는데. 그치만 다 아닌거지? 정말 아닌거지? 클럽도 좋아하던 넌데, 날 알게 되고 꼭 한 번도 안 갔던 것 같았어. 그리고 후회하는 것 같았어. 내 마음에는 이렇게 추측들만 가득해. 알 수 없는 네 마음에 대해서 나는 크나큰 착각들만 가득 안고 있어. 이것 봐. 나는 먼저 생각하는 게, 내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지보다, 네가 날 얼마나 사랑했었는지야. 그치. 내가 너 안 좋아하는 것 같지. 나는 여자니까, 남자가 나 좋다고 하면 설레나봐. 그런데 어떡해. 이젠 아무 말에도 설레지 않아. 날 좋아하는 가벼운 마음들에 지쳤어. 꼭, 네 마음에는 진심이 있었던 것 같아. 왜인지는 모르겠어. 나는 진심으로 좋아할 만한 사람이 아닐텐데. 그런데 말야, 꼭 너에게는 내가 첫사랑이었던 것 같아. 이해할 순 없지만. 이런 생각을 이해할 순 없지만. 내게 욕하고 꺼지라고 했던 너가 있는데, 꼭 거짓말이었던 것 같아. 아니, 그게 진심이었을까? 날 싫어해? J야. 나를 싫어하니? 치가 떨리게 싫어하니? J야. 난 아직도 널 그리워해. 그 때의 네 마음을 그리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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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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