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호종료아동에 관한 문제가 조금 수면 위로 떠올랐나보다. 며칠 전에도 조사를 하겠다고 전화가 왔었는데 오늘 또 비슷한 전화가 왔다. “보호종료아동 대상 전수대사를 하라고 해서 ㅎㅎ...” 하며 말을 시작한 공무원이 실거주지는 어디인지, 학생인지 물었다. 나는 대학생이라 대답했고 그는 알바를 하고 있느냐고 다시 물었다. 나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그럼 어떻게 생활을 하세요?" 하며 웃었다. 기분이 나빴다. 사람마다 다 사정이 있는 건데 왜 이런 질문을 하며 웃는 걸까? 싶었다.
나는 공황장애가 있어 대학도 휴학했고 대인업무를 하지 못해 알바도 잘린 지 오래다. 나도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지하철도 못타는 사람이 무슨 알바를 하겠나. 자립수당은 원룸 월세로 다 나가고 식비 통신비 가스비 전기세 교통비 병원비 대출이자... 낼 돈은 많은데 가진 돈은 없어서 나도 죽고 싶다.
화가 났지만 참고 자립수당도 있고, 대출도 받았다고 대답했다. 내 말을 듣고 이정도면 됐다며 그 사람은 전화를 끊었다. 솔직히 이런 전화며 조사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어차피 아무것도 해주지 않을 거면서 이런 건 왜 묻는지 모르겠다.
나는 아빠한테 용돈을 받지 않는다. 일년에 한번 얼굴 보기도 힘들다. 엄마는 내가 말도 떼기 전에 아빠와 이혼했다.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모른다. 위탁부모가 내 친할머니였기 때문에 가정위탁이 끝났어도 더 기댈 수는 있지만, 해가 지날수록 말라가고 약해져가는 할머니한테 더 기댈 염치가 없다. 게다가 할머니는 암 걸린 남동생도 있다. 요즘은 그 할아버지를 챙기느라 바쁘다. 그런데 내가 성인이 되었고, 가정위탁이 끝났고, 아버지 소득은 올랐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이 끝났다. 나는 그 돈이 간절하지만, 서류로는 그게 안 보이니까.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건 서류만 보고, 숫자만 봐서는 제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이걸 나한테 전화하는 말단공무원은 안다. 근데 그 사람들이 알아봤자 변하는 건 없다. 위에서 시켜서 전화는 하는데, 자기들이 바꿀 수 있는 건 없으니까. 시킨 사람들도 외부의 시선 때문에 뭔가 하는 척 해보려고 시킨 거지 실제로 우리 같은 사람이 신경쓰여서 시킨 게 아니니까.
그냥 그렇다 세상이. 바꿔주지도 않을 거면서 뭔가 하는 척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짜증나고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