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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

ㅇㅇ |2022.10.10 15:54
조회 3,168 |추천 16
내 눈빛을 보고 당신이 읽어낸 것과, 당신을 보고 내가 읽어낸 것.

당신이 언어로 표현한 나와 당신.
내가 본 당신과 나를 나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겠지?

내가 바라본 당신은 말야, 높은 곳에서 홀로 바람을 맞으며 더 높아지려는 고고한 나무같은 사람이었어. 당신 옆에는 풀도, 꽃도, 다른 나무도 없지. 외로운.. 사람. 한없이 외로워서 기댈 사람을 찾고 있는 사람이었어. 그런데 말야. 당신이 날 보기 전까지는, 당신은 외롭다는 것도, 누군가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 내가 처음 당신 인생에 나타난 날, 당신은 처음으로 알게 된 거야.

그렇게 당신은 기나긴 방황을 시작하게 되었지.

당신은 말야, 당신처럼 높은 나무가 필요했었어.

이제 내가 궁금하지? 내가 무엇인지 말이야. 나는 꽃처럼 생겼어. 바위에서 홀로 핀 약한 꽃처럼 생겼어. 이게 당신이 나에게 반한 이유야. 그런데 말이야. 그렇게 겉으로 보이는 모습 말고 나는 말이야, 나는 구름같은 사람이야. 폭신 폭신한, 누군가를 품어줄 수 있는 그런 편안함 말이야. 그런데도, 계속 모습을 바꿔가며 아무도 쉴 수 없게 실체가 없는 것이기도 하지. 나는 말야, 구름 같기도 하고, 뜬구름 같기도 한 사람이야. 나는 언제나 땅이 필요했어. 그래서 당신을 알게 되고 또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고, 많은 비를 흘리며, 더 이상 하늘에 떠 있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땅으로 내려와야 했어. 나는 말야, 아름다워 보이지만 때론 천둥이나 번개도 일으키기도 하지. 그래서 많이 울며, 더 많이 울며 내려와야 했어. 그렇게 사람이 되어 가.

당신은 말야, 당신은 혼자 서 있어. 외롭게 추위를 견디며 혼자 떨고 있어. 모두가 동경하지만, 당신 곁에는 아무도 없지.
모두가 당신 곁에 있고 싶어하지만, 인연이 쉽게 닿지 않지.

나는 말야, 흘러가는 삶을 좋아하도록 태어났어. 자유롭게 하늘을 떠다니는 걸 좋아할 수밖에 없도록 태어났단 말이야.

그런데 말야.

언젠가, 내가 더 사람이 많이 되면 말이야, 꼭 네가 있는 산으로 걸어서 올라갈게.
추천수16
반대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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