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신 휴우증으로 시체처럼 꼼짝없이 누워있었던 주말...
무거운 몸을 이끌고...(실제로도 무겁다...) 화장실로 향했다.
한참 볼일을 보던 중 머리칼이 쭈뼛해지는 느낌을 받는 동시에
앞으로 시선을 던지니...
시커먼 바퀴벌레 한마리가 먼 발치에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요런 괘씸한 놈 같으니...추워서 여기까지 내려온거냐?
고놈의 더듬이가 꿈틀거리는걸로 봐선 내 움직임을 눈치챈듯 했다.
나 역시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보니 마땅히 해결할만한게 없는지라
마침 보고 있던 화장실 추천도서인 슬램덩크를 살포시 닫았다.
그리고 녀석이 있는 거리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던지는 각도와 시간을 계산하던중...
어디선가 시간이 다 되었다는 삑삑...하는 신호음이 들려왔다.
(갑자기 뽀뜨리스가...술이 덜 깼는지 환청이...)
직격탄을 날리게 되면 데미지는 물론 클테지만 내 동작에
반응한 녀석은 어디론가 달아나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고각을 활용하여 높은 포물선으로 정확하게
녀석이 있는 자리를 후려갈길 수 밖에 없는것이다.
바람은 없는 상태...그렇다면 이젠 정확한 각도만이 남은 것이다.
최대한 동작을 작게하여 높은 아치를 그리며 넓은 부분이 정확하게
녀석이 있는 곳에 '탁'하고 놓였다.
아직 내 실력 죽지 않았구나...클클클...
혼자 좋아하며 전후처리에 대한 대책으로 휴지를 찾아보던 중
귓가에 위잉...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열어둔 창문밖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고놈...바퀴벌레...
'바부팅이'
고놈이 남긴 말은 뼈저린 아픔으로 다가와 다리가 저릴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는 ...
주말의 슬픈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