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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환불 받았는데 마음이 무거워요...

쓰니 |2022.11.17 15:40
조회 1,847 |추천 0
안녕하세요, 이미 해결한 일이고 코치님과 서로 오해도 어느정도 풀었는데도 제가 많이 예민했던건지 환불받아도 충분한 사유 였던건지 마음이 이래저래 심란하고 불편해져서 고민 끝에 여기 가입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는 했지만, 아무래도 제 자신의 일이다보니까 저한테는 조금 더 너그럽게 적지 않았나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서 제 대처가 괜찮았던건지, 충분히 환불받을 만한 사유였을지, 혹은 너무하게 행동한건지...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해요.


각설하고, 저는 야근이 굉장히 많은 직종에서 일하고 있고 평소 아홉시 반에 출근해서 새벽 세시까지는 계속 일을 하고 있어요. (매일 이런건 아닌데 평균적으로 그래요.) 그래서 주로 재택근무를 하고, 회사에는 한달에 두 세번정도 출근을 하고 있어요.
이 상태로 8년이 넘도록 일을 해왔고 근래에 건강이 안 좋아지는게 느껴져서 혼자 집에서 운동을 시작했다가 무릎이고 허리고 목이고 다 나가서 병원을 다니게 되었어요.
의사 선생님들께서 제 근육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니 무게를 버티지 못해 다친 거라고, 일단 근육을 늘리고 체중을 줄여보는 쪽으로 운동을 권장해 주셨고, 저도 이 부분에 납득해서 치료와 함께 근처 헬스장에서 PT를 받기로 했어요.
PT등록 전, 코치님께 어쩌다 운동을 하기로 결심 했는지 이야기 드렸고, 기왕 운동하는김에 다이어트도 같이 하면 좋겠지만 어쨌든 근력량 증가랑 건강이 목적이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코치님도 그 부분 고려해서 PT 진행하겠다고 해주셨고요.
코치님께서는 근력량 증가를 위해서라면 주 3회 PT 받고, 매일매일 한시간씩 나와서 5키로를 걷는게 좋다고 의견을 주셨어요. 다만 제 스케쥴을 고려해서 PT는 주 2회 오전 7시 30분에 받고, 하루 5키로씩 걷기로 협의 했어요.
주변 친구들이나 인터넷에서 이래저래 PT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걱정을 했었는데, 그게 무색할정도로 코치님과 운동하는 약 한달 반정도의 기간이 나쁘지 않았어요. 
저도 약속을 잘 지켰고, 주변 친구들이나 인터넷처럼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는건 아니지만 근력량도 늘고 체중도 줄었기에 결과도 만족 스러웠고, 무엇보다 제가 운동이라는 걸 꾸준하게 한다는 거 자체에 긍정적이었어요. 그래서 연장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때도 근력량을 증가하는걸 목표로 했어요.
문제가 되는건 연장 계약하고 나서인데요, 제가 근래에 거의 이틀에 한번 정도는 밤을 새는 형태로 일을 하면서 부끄럽지만 개인운동이든 PT든 10~15분씩 지각을 했어요. 이건 명백하게 제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각을 하니 업무 시작 시간이랑 운동 끝나는 시간이 미묘하게 겹치게 되어 한시동안 5키로 걷기로 한 걸 30~40분 달려서 5키로 채우고 간다거나, 정 급하면 달려서 3키로 채우고 간다거나, 몸이 뛰질 못할거같으면 사이클을 30~40분 한다거나 이런식으로 원래 약속했던 했던 것보다 더 적게 운동 하게 되었어요. 생리를 하거나 머리가 너무 아픈 날에는 그냥 쉬기도 했고요. 그러다보니 지난주는 운동을 피티 포함해서 3번밖에 못했어요. 코치님께서는 별 말씀 안하셨지만 너무 죄송스럽고 제  자신한테 실망스럽 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의지박약이구나 싶기도 했고 여러가지로 좀 자격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던 어느날 코치님께서 제게 운동시간을 바꿔주실 수 있냐는 질문을 하셨어요. 제가 사유를 여쭈어보니 "이 체육관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체육관을 운영 중이어서 이른 아침에 오가기가 조금 힘들다"라는 말을 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시간을 조절하시는게 어려우시면 PT 받는 횟수를 주 1회로 줄이시는건 어떤지.."하고 추가로 의견을 주셨어요. 제가 "시간을 바꾸자고요?" 하고 되물어 보니 "네... 재택근무시니까..." 이렇게 말씀 하더라구요.
저는 좀 당황했어요. 제가 제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업무시간에 제 개인 적인 일을 할 수 하는게 아니라 그냥 집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는건데… 코치님께는 제가 편하게 일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였던건가 싶었고요. 애초에 저희 대표님도 제가 집에서 딴 짓하지 않고 맡은일 어떻게든 시간 내에 처리 하니까 제게 재택근무를 허락해주고 계신다고 생각해요...
제 반응이 썩 좋지 않으니 코치님께서 아내분이야기를 하셨어요. 아내분께서 육아에 지치셔서 오전에 아이를 같이 봐주면 좋겠다, 오전에 잠자는 시간 만이라도 아이를 대신 봐달라 이렇게 부탁을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오히려 이 이야기를 들으니까 코치님 상황이 이해가 되고 제 업무시간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는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코치님도 오죽했으면 나한테 그런 말을 했겠냐, 아내분도 혼자 육아하시느라 힘들겠다, 같은 여자로서 조금 도움이 되면 좋겠다, 나도 요즘 운동 열심히 안 하는데 오전에는 개인운동하고 점심에 나와서 피티 받고 하면 의식적으로라도 더 움직이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대표님께 허락을 구하고 PT시간을 12시로 바꿨습니다. (체육관 오가는데도 시간이 드니 한시 이후에 업무 복귀가 조금 늦을 수도 있어서 상황 설명을 드리기 위해 대표님께 허락을 구한거예요.)
PT시간을 바꾼 첫날, 갑자기 코치님께서 제게 식단을 줄여보자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제 기초 대사량이 1300이 좀 넘은 상황에 저는 하루에 1100~1300정도의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어서 전 좀 의아했어요.
그래서 "여기서 칼로리를 더 줄이자고요?" 하고 여쭈어보니, "네. 회원님께서 아무래도 운동량이 적으시다 보니까 생각만큼 체중이 줄지 않아서요." 라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근데 제가 여기서 좀 버튼이 눌렸던 것 같아요. 체중감량이 목적이 아니고 근력량 증가가 목적이랬는데 먹는 양을 줄이는게 이해가 가지 않았고, 인바디를 재서 제 근력량이랑 체지방량이 어떻게 줄고 늘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제 운동 목적에 대해 주객전도가 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앞에서 있었던 갑작스러운 피티 시간 변경 요청, 횟수 조절 요청, 재택근무 발언... 이런게 연달아 생각나면서 '왜 이러시지?'싶은 거예요. 
그래서 "물론 코치님 말씀처럼 여기서 덜 먹고 운동하면 당연히 빠지겠죠, 근데 제가 다시 기초 대사량 만큼씩 먹으면 어차피 되돌아올 체중아닌가요?" 하고 여쭈었어요. 저는 뭔가 전문적인 대답이나, 코치님께서 의도하신 다른 의미가 있으면 말씀을 해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전 운동에 대해 아는게 없는 초보자고, 모르니까 전문가에게 맡기고자 PT를 받기로 한거니까요. 하지만 코치님께서는 "그건 그렇죠."라고 대답을 하시는 거예요. 저는더 혼란스러웠어요. 
그날 저녁에 코치님께 이 부분에 대해서 카톡으로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말할까말까 고민하다가 아내분 이야기 꺼내기 전까지 저한테 하셨던 말씀들에 대해서 제가 어떻게 느꼈는지 말을 했고요. 코치님께서는 제 입장을 들어보시고 사과도 해주셨고, 다음 PT받는 날 얼굴 보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오늘이 되기까지 약 2~3일정도의 시간이 지났어요. 솔직히 저는 제 화가 풀릴 줄 알았거든요. 사과도 받았고, 저도 성실하게 운동한게 아니니까, 늦은만큼 그분께 피해를 준게 맞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코치님께 식사량을 줄이자는 말을 듣고나니 평소랑 똑같이 먹으려고 하는데도 속이 울렁거리고 먹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이어트 목적이 아니었는데도 그랬어요. 머리로는 괜찮아, 먹어도 돼. 였는데 몸이랑 마음이 안 받아 주더라고요. 평소같이 아침을 우유 한팩 바나나 하나 뭐 이런거 먹었는데 이상하게 배가 부르다 못해 토할 거 같은거예요. 그게 저녁까지 이어졌어요. 제 식단은 뭐 하나 달라진게 없는데 제가 너무 많이 먹고 있는 거 같았어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고.. 제가 정말 어릴때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서 헛구역질 하던 때 나 느껴봤던 울렁거림인데, 이 나이먹고 일어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체중도 아예 안빠진게 아니고 천천히 빠지고 있었고 (두달동안 약 4키로 정도 빠졌는데 저는 솔직히 만족하고 있었어요...) 이쯤되니 상태가 정말 이상해지고 있는 거 같아서 덜컥 무섭기도 하고 코치님 얼굴을 보고 운동하는게 저한테 좋지 않을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환불을 결심했어요.
오늘 코치님과 이런 부분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고, 코치님께서도 제 식단에 문제가 없다고, 제가 지각하거나 이런거 다 떠나서 근래에 너무 힘들어 하는게 눈에 보여 걱정이 됐고, 운동량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믿고 결제해주신 만큼 조금 더 빠르게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경솔하게 말을 한 것 같다고 진지하게 사과도 해주셨어요. 
체육관에 처음으로 아내분이랑 애기도 데려오신것 같았는데(적어도 저는 처음 뵈었어요.) 그 자리에서 제가 아내분 얘기하면서 코치님이랑 입장 표현 하는게 마음이 되게 불편하더라고요...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앞으로 그분이랑 얼굴보고 하하호호 하면서 정신건강하게 운동 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아 환불을 요구를 했고, 환불도 받았습니다..
이게 이야기의 끝인데.. 여전히 마음이 무거워요. 제가 잘한 게 맞을까요? 아니면 좀 너무 이기적이었던걸까요...? 아니면 별 일 아니었는데 너무 예민하게 생각해서 피해를 준 걸까요...... 그냥 오만가지 생각이 드네요.. 속은 계속 울렁거리고... 인생 첫 피티였는데 환불로 끝나서 싱숭생숭하기도 하고요... 저도 제가 무슨 대답 듣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제가 너무 두서없이 글을 적은 것 같은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추천수0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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