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고 걸어야 하는데, 언젠가부터 바닥만 보며 걷는 나
밥을 먹어야 하는데, 소화되지도 않는 과거만 집어 삼키는 나
배가 고파야 하는데, 그(녀)가 고프기만 한 나
장래가 꽃 피우는 시기인데, 담배만 피우는 나
소중한 날에 조금씩 울어야 하는데, 이미 눈물샘을 비워버린 나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었는데, 사람으로 위장 한 기계가 된 나
세상의 주인공은 난데, 그(녀)를 주인공으로 바라보는 나
누구 말에 경청 잘 하던 난데, 난청이 온 듯 아무것도 안들리는 나
힘내고 싶어서 털어놓는데, 오히려 힘들어지는 나
추억의 더미를 쌓아야 하는데, 쓰레기 더미를 쌓아가는 나
나를 위해 살아야 하는데, 그(녀)를 위해 살아지는 나
이윽고 힘들던 나에게 찾아온 뜻밖의 선물, 깨달음.
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는 걸 깨닫는 우리.
나의 아픔은 결국, 새하얀 도화지에 끄적거린 하나의 이야기였을 뿐. 한참 적어내려가야 할 여백을 발견하는 우리.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마력. 젊음의 마력. 수많은 시련이 닥쳐와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젋은 ‘나.’
저 밝은 달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열심히 달려가보면 알 수 있겠지.
결국 세상 누구보다 가장 밝게 빛나고 있는 사람은 ‘나’라는 것을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까 당분간은 편히 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