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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첫사랑과 마주쳤습니다

시시루루 |2022.12.21 17:05
조회 757 |추천 7
안녕하세요 20살 후반 여자입니다.

누구나 다 첫사랑 하면 떠오르는 분이 있으시겠죠?

제 첫사랑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 이었던 남자아이었어요. 하얀 피부에 검은 생머리, 높았던 코, 무쌍에 긴 눈! 적고 나니까 무슨 순정만화 주인공 같네요ㅋㅋ 무엇보다 수줍고 다정했던 점이 너무 좋았어요. 이 이후에 지금까지 외적인 이상형은 한결같이 이 친구를 묘사합니다ㅎㅎ
같이 놀이터에서 놀면서 좋아하는 마음에 생기게 되었고 초등학교 졸업식 날, 같은 반 친구가 그 친구도 저를 좋아한다고 말해준 이후부터 더욱 신경이 쓰이게 되었죠.

중학교도 같이 갔는데 아쉽게도 매번 옆반이 되더라고요. 그래도 수학, 영어는 옆반과 분반해서 같이 들었는데 지정 좌석이 아니라서 가끔씩 그 아이가 제 뒤에 앉을 때면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던 것 같아요ㅎㅎ
그 이후에는 고등학교도 따로 가고 연락처도 없어서 종종 잘 지내나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22살 겨울!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네요. 엄마와 목욕탕에서 개운하게 씻고 근처 국밥집에 들어가서 앉았는데, 고개를 딱 드는 순간 엄마 뒤 너머로 그 친구의 얼굴이 딱 보였습니다. 꽤 멀었어요 한 3테이블 뒤? 정말 6년만에 봤는데 한번에 ‘그 아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는 국밥이 뭔지ㅋㅋ 엄마랑 대화도 잘 안들어오고 그쪽만 계속 힐끔힐끔 보다가 나왔었어요. 그날 페북에 아는 친구로 그 친구가 떠서 용기 내 볼까? 하다 연애중이라 써져있길래 포기했습니다.

정말 한동안 졸업 후 해외도 다녀오고, 취준하고 이직도 하면서 열심히 살아오다가 드디어 삶이 안정적이다라고 느끼면서 지내고 있는 요즘.
어제 퇴근 후 돌아오는 길에 그 친구를 마주쳤습니다… 맞은 편 코너에서 그 아이가 딱 나오는 순간 진짜 0.1초만에 알아보았습니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고 다시 한 번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가던길을 멈추고 바로 돌아섰어요. 뭔가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서.. 또 6년만에 마주친거거든요. 그렇게 무작정 따라갔던 것 같아요. 그러다 신호등에서 멈췄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사를 할거야? 나를 기억 못하면 어떻게하지? 이렇게 따라가기만 하면 뭐해. 분명 말 못걸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 친구 혼자 신호등을 건넜습니다.

그러니 이제 조금 마음이 편해집니다.
사실 덮어놓았던 오래 된 덜 아문 상처를 건든 느낌이지만, ‘제발 다시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 그럼 꼭 말 걸을 수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그리워했던 나 자신에게 결국 ‘여기까지야’ 라고 정리할 수 있게 된것 같아요.

무려 15년간 했던 첫사랑이자 짝사랑이었네요.
이 친구 덕분에 좋아하는 마음이란 어떤건지 배우게 되었고, 제 학창 시절에서 분홍색의 부분은 이 친구와의 추억으로 기억이 될 것 같아서 고맙기도합니다.

혼자 싱숭생숭해서 마음을 정리하고 기억하고자 글 적어서 올려봅니다. 다들 행복하고 사랑하는 하루 보내세요 :)

추천수7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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