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입니다.
지난주에는 베리가 숨던 책장과 책상서랍쪽, 침대밑을 다 가리고 문을 열어둔 채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에 아무도 없을때만 방묘문을 닫아두었습니다.
냥이 두마리만 있을때 문을 열어두면 거실쪽 냉장고 뒷쪽이나 생각지도 못했던 장농 위나 그런곳에 숨어버릴까해서요. 다행히 남집사가 백수라서 거의 24시간 집에 있기는 합니다 ㅋㅋ
베리가 처음 있던 임보처에서도 장농 위와 세탁기 뒷쪽에서 3일, 5일간 나오지 않아 장농을 다 밀어서 결국 다시 꺼냈다고 하더라구요. 다행히 저희집은 붙박이 장이라 장농 위를 올라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항상 예상 밖의 일들이 위험할 수도 있기에 사람이 없을때는 방묘문을 닫고 그 외에 시간에는 열어두었습니다. 그랬더니 베리는 더 이상 숨을 공간이 없어지자 숨숨집에서 쉬거나 책상 위에 나와서 우리에게 자신의 몸 전체를 보여주었습니다.
가까이 가면 아직 인사처럼 하악질은 하지만 그래도 베리의 모습을 온전히 다 환한 곳에서 볼 수 있으니 넘 좋았습니다. 츄르를 먹일 때도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서 좋았어요. 목욕 후 털도 정리가 되어 하얗고 브라운 도트 코트가 넘 사랑스러웠습니다.
우리 베리 넘 이쁘죠?
그런데 성탄절 전에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 졌습니다. 안방 불을 끄고 자기전 TV만 켜 둔채 침대에 누워있던 어느 날.....
세상에...이게 무슨일이죠? 베리가 스스로 방에서 나와 안방 문 앞에서 저희를 쳐다보고 있는거예요.
저희 집에는 유기묘를 입양한 냥이가 한마리 있어서 잘 때 안방문을 항상 냥이가 다닐 수 있을 만큼 열어두거든요.
근데 그 문틈 사이로 하얀 물체가 있어서 첨엔 저희 집 냥이인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베리였어요. 정말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첫날은 너무 놀라서 사진을 못 찍고, 위의 사진은 둘째날 안방으로 왔을때 찍은 사진입니다. 물론 베리는 눈이 마주치거나 소리가 나면 다시 원래 자기가 거주하던 아들 방으로 들어갔어요. 그렇게 3일 연속 매일 매일 베리는 안방 불이 꺼지면 안방 문앞으로 왔다가 저희를 보고 갔습니다.
일단 가까이 가면 바로 도망을 가기 때문에 멀리 침대에서만 찍을 수 있어서 화질이 안 좋고, 불을 끈 상태일 때에만 와 주어서 휴대폰 야간모드로 말 소리 안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너무 귀엽고 신기했어요. 아직 순화된 것도 아닌데 너무 감동적이고 매일밤 불을 끄고 자기 전 베리가 오기를 자는척하면서 기다렸어요.
베리가 조금은 저의 집에 적응한 것 같아서 너무 기뻤습니다. 오랜 시간 머물지는 않았지만 3일 연속 안방으로 와 주었어요. 그런데 인기척 때문인지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줌을 당겨 찍어서 화질이 않 좋아 이쁜 베리가 안 이쁘게 나온게 베리에게 미안하네요~
(아 그리고 안방이 넘 지저분해서도 죄송합니다 ㅠㅠ)
그렇게 베리는 3일 연속 안방 문 앞으로 찾아와 주었습니다. 베리에게 넘 고맙고 제게는 성탄절 선물 같은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눈만 마주쳐도 가버리던 베리는 둘째날부터는 사진을 찍어도 휙 가버리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목소리를 내면 가버렸습니다.
셋째날은 "베리야, 괜찮아 들어와"해도 휙 가버리지 않더니 누웠던 몸을 일으키자 휙 가버렸습니다. 안방까지 스스로 베리가 와줄 거라고 기대도 안했는데 넘 기뻤습니다.
베리가 저희집에 온 11월10일 이 후 스스로 보여 준 첫번째 기적 같았습니다. 베리와 함께 한 시간이 6주. 베리도 맘을 조금 열어준거겠죠?
오늘밤도 베리가 안방 문 앞으로 와 주는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얼릉 집안 일 마치고 일찍 불을 켜고 베리를 기다려야겠습니다. 베리 덕분에 기쁜 성탄을 특별한 성탄절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