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
한 달 동안 청소 알바를 하면서 느낀 것을 적었다. 청소가 좋아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힘들어서 이번주면 알바도 그만하고 하던 공부나 전념할 거다. 문득, 글이 칼보다 위협스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사용자의 배려가 필요하다.', '돈 줬다고 사람까지 무시할 권리는 없다.'는 거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가 글을 신중하게 쓰지 않아서 인지 '없이 사는 사람은 더럽다.'라는 주제가 되어 버렸다. 어느 순간 글은 칼날이 되어 방어와 공격을 반복했다. 내가 하고싶었던 말은 '잘살아도 하나라도 절대 손해 보려 하지 않고 잘 사는 사람이 있고, 잘살아도 남을 배려하면서 마음의 여유가 있게 잘 사는 사람이 있다'는 거였다. 청소서비스 이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평균이상의 가정이다.
20~30평대 아파트 전세도 요즘엔 비싸다. 당장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이런 서비스 이용할 생각도 못할 거다. 이 정도 서비스를 쓰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평균이상의 수준은 맞는데 사람쓰는데 여유가 없다. 돈 줬으니까 돈 받은 사람이 청소하는 거 당연한 건데, 무거운거 들고 옮기고 하면 봐도 본체 만체다. 음식쓰레기도 쌓아놓고 있다가 도우미 오는 날만 기다렸다는 듯이 양이 엄청나다. 몇 번을 왔다갔다 했는지 모른다. 조금이라도 도와주면 큰 손해가 되는 듯하다. 이런 분들에게는 1분을 더 해주기 싫다. 10분 일찍 가서 시작해도 제시간에 맞춰서 끝내면 시간 딱 되자마자 간다고 화를 낸다.
옷더미 고객님은 정말 너무 했다. 그건 혼자 못치운다. 여러명 부르거나 며칠 나눠서 치워야 되는데, 다 안해놨다고 클레임을... 너무 이상한 집은 안가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그 집에 가서 직접 보기 전까지는 집상태를 모른다. 그리고 내가 청소일을 오래 할 것도 아니고 시간 될 때 잠깐 하는 건데 회사에다 집 상태를 보고 이 집은 안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그랬다. 그냥 하라는 대로 해보자였다.
어떤 고객님 집에서 내가 화장실 청소를 하니까 고객님이 창고에 곰팡이를 닦고 계셨다. 도우미를 부르고 본인이 직접 곰팡이를 닦고 계시니 내가 더 미안하고 고마워서 항상 기본 10분 더 해드리는데 이분은 15분 더 해드렸다. 나중에 또 와달라고 하시고 연락처를 주셨다. 어떤 고객님은 집이 정리가 너무 잘 되어 있었다. 결벽증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좀 무서웠다. 난 이정도까지 깨끗하진 않은데 청소해도 티도 안날거 같았다. 그래서 소독청소를 했다. 에탄올로 피부에 닿는 부분은 다 닦았다. 변기커버, 전등 스위치, 매트 등. 그리고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 칫솔 받침대 틈, 욕실 천장도 닦았다. 고객님이 너무 좋아해 주셨다. 이때부터 내 눈에 뭔가 편견이 생긴 거 같다. 잘 살지만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 잘 살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 청소도우미를 하대하는 사람, 존중하는 사람.
내가 글쓰는 걸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나름 글쓰는 걸로 수상도 몇 번 했었기 때문에) 이번에 글쓰는 걸 그냥 포기할까. 생각이 들 정도로 전달력이 없는 글을 쓴 거 같아 자괴감에 빠졌다. 왜 사람들이 내 글을 이해하지 못할까. 내가 글을 잘 못 썼나. 화가 났다. 그래서 쉬는 날 댓글도 미친사람처럼 달았다. 동생은 나보고 작가를 하라고 잔소리를 했었다. 동생은 명문대를 나왔고 직업도 안정적이다. 그래서 동생 말을 신뢰하는 편이지만 이번에 글을 못쓰는 나를 발견하고는 그 신뢰가 흔들렸다. 사람들이랑 싸움이나 하는 글을 쓰는 나 자신이 갑자기 한심스러워졌다.
내가 처음에 썼던 글 중에 사람들이 화를 일으킨 포인트가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여유도 없는 사람'에 대한 비난조의 문장인 것 같았다. 그러니 그 화가 나에게 '본인도 청소나 하는 입장이면서', '남의 돈 받으면서', '꼴에 평가질이냐', '청소나 하는 주제에', '못 사는 사람', '못 배워서', '청소도우미 눈치도 봐야되네' 란 말로 돌아왔다. 공감하는 숫자도 많았지만 화가 나 있는 사람도 많았다. 내가 예상했던 반응은 이게 아니였는데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해명을 하고 싶었고, 댓글을 계속 달았다. 하지만 그 화는 더 피어 올랐다. 나도 덩달아 더 미쳐서 댓글을 달았다. 댓글 달았던 분들이 계속 다시는 것 같았다. ㅋㅋ
순간 '내가 왜 이렇게 됐지?' 생각했다. 거울을 보면서 생각했다. 내 마음이 대답했다. '이해 받고 싶었나 보다.' 사람들한테 이해받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서 화가 났다보다. 이 글을 본 사람들 중에 분명 또 욕할 사람이 있을거다. 여태 미친사람처럼 댓글 달던 청소부가 갑자기 이해받고 싶었다는 둥. 쇼한다고 생각할 거 같다. (나라도 그러겠다.)
나는 그래도 여기가 좋다. 익명이라는 보호막이 있어서 가족한테도 못했던 내 진짜 속얘기를 할 수 있어서... 솔직히 난 별볼일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누구를 평가하고 그럴만한 인물은 못된다. 대단한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아줌마다. 이런 사람이 여기 아니면 어디서 평가질(?)을 하겠나. 고객님 면전에 대고 '돈 아까워서 뽕 뽑으시려는 거냐'고 물어볼 수는 없지 않은가.
결론은 그거다. 잘 살아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배려가 없는 사람이 있고, 잘 살아도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배려가 있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제 미친사람처럼 댓글 달지 말고 나부터 잘해야지. 부끄럽지만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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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 청소하는 어플를 이용하다가 이번엔 알바를 하는 입장이 되었다.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면서 시간이 되는대로 유동적으로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짧은 시간에 내 할 일만 잘 하면 되니까 좋았다. 나도 30평대 아파트에서 살았었고, 임신 중에 허리가 아파서 자주 청소 도우미도 써봐서 어떻게 해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지 알고 있다. (약속된 시간보다 20분 늦게 오고 늦는다는 연락도 없고 사과도 없는 사람, 시간이 안 됐는데 일찍가려고 하는 사람, 내 가방을 보면서 명품 사지 말고 돈아껴야한다는 둥.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등을 겪고 나니 이 일을 내가 더 잘할 거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나 스스로가 청소를 좋아하는 편이고, 정리하는 것도 좋아해서 집이 더러워도 먼지만 있는 상태여서 청소도우미를 4시간을 불러도 3시간 30분만에 다 했다하면 끝내라하고 보냈었다.
깨끗한 집은 청소할게 별로 없는데도 서비스를 이용한다. 집안이 심각한 상태일 수록 이것 저것 요구하는 것도 많고, 서비스 시간도 짧게 신청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지(청소하는 데 나가는 돈이 아까운지) 도우미 쓰는데 최대한 뽕을 뽑을려는 심리가 있어서 몇주동안 쓰레기 배출도 미루고 미루다가 도우미가 오면 그제서야 버려달라고 하고, 음식물 쓰레기는 곰팡이가 가득하고 음식물로 버리면 안되는 딱딱한 씨앗 같은 것이나 매운음식도 다 같이 섞어 놓으며 기본상식이 부족하다. 겨울임에도 방에 여름 옷들이 쌓여져 있다. 재활용 쓰레기도 물에 헹궈서 내놓지 않고 배달음식이나 이유식 배달 용기도 음식물이 붙어있는 채로 버린다.
10평도 안되는 원룸도 2시간에서 2시간30분을 청소한다. 그런데 30평대 아파트에 사는 일부 아기 엄마들은 3시간, 4시간이면 몇 주동안 청소하지 않은 곳이 구석구석 완벽히 청소가 되는 줄 안다.
깔끔한 집은 일단 집안에 쓰레기가 없다. 물건들도 다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아기가 있는 집도 먼지만 조금 있을 뿐 욕실, 주방조차도 물 때만 있고 정리가 잘 되어있다. 청소도구도 미리 잘 준비해 주고, 질문에 답을 명확하고 자세히 해준다.
더러운 집은 쓰레기가 어른 키 높이 이상으로 쌓일 때 까지 두고, 식탁에 음식물이 눌러 붙어있고, 청소도구도 준비가 안되어 있고, 짧은 시간에 빛의 속도로 청소하기를 원한다. 질문에 답을 두리뭉실하게 하고 자신의 요구사항도 어느정도가 적정선인지 모른다.
이 일을 잠깐하면서 느낀 것은 잘 정리된 집은 확률적으로 그 사람의 직업도 좋은 경우가 많고 마음의 여유가 있으며 자녀들도 인성이 좋은게 느껴진다. 지저분하고 정신이 없는 집은 사람도 정신이 없고 표정도 안 좋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요구에 충족되지 않으면 쉽게 컴플레인을 한다. 인품이 좋은 사람은 깨끗해진 집을 보고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인사해주고 인품이 안좋은 사람은 요구사항을 다 해줬음에도 깨끗해진 부분을 보기 보다는 다른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화풀이 하듯 잘 내뱉는다.
이 세상은 이기적인 사람이 잘 산다고 하지만 털 끝 하나도 손해보려 하지 않고 잘 사는 것과 인품이 훌륭해서 다른 이에게 감동을 주면서 잘 사는 것은 다른 것 같다.
* 가사 청소 부를 때 팁1. 청소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어주세요. 청소 순서, 청소할 부분, 방법까지.2. 청소 도구가 어디있는지 미리 알려주세요. (보이는 곳에 꺼내 놓아 주는게 제일 좋음)( 청소기, 물__(밀대), 세제, 욕실용 청소도구, 마른__(욕실 수만큼), 주방용 청소도구(따로 있지 않으면 욕실용 도구로 쓸 수 있음), 종량제봉투, 음식쓰레기봉투(배출카드키) )3. 선택사항 - 샤워부스 석화된 때 제거를 원할 경우 : 식초나 구연산, 스크래퍼, 30분 - 싱크대, 욕실 배수구 : 락스 - 거울 얼룩 : 극세사 - 이불 정리 : 돌돌이 - 가스 후드 : 과탄산소다와 30분~1시간4. 시간이 남으면 청소하고 싶은 곳을 알려주세요. (예, 창틀, 베란다 바닥, 현관, 책상 위 등)5. 아기가 있는 집은 아기 낮잠시간을 피해주세요. (청소하다보면 시끄러워서 아기가 금방 깹니다.)6. 고가의 물품이 있을 경우, 파손 시 보험처리를 해주는지 확인해 보세요. (업체마다 달라요.)7. 도우미를 피드백 할 수 있는 업체를 찾으세요. (경험상 랜덤으로 누가 오는지 모르는 업체의 경우 책임감 없는 도우미가 많았습니다.)8. 꼼꼼함과 신속함을 동시에 원한다면 경력이 많은 도우미를 부르세요.
보통 더러우니까 청소를 부르는거 맞습니다. 그러나 너무 심하게 더러우면 가사청소가 아닌 거주청소를 부르세요. 정리가 필요하시면 정리업체를 부르시는게 더 나으실 거에요. 쉬지 않고 2~4시간 청소하면 진이 빠집니다. 체력이 남아도는 젊은 사람이 아니니 더 힘들어요. 그래도 그 노고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으면 보람있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