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속으로
박명숙
드디어 산빛은 가속을 내고
폭풍처럼 불길이 들이닥칠 때
티끌도 흠집도 죄다 태우며
미친 하늘이 덤벼들 때
맞습니다.
길은 보이지 않고
바람이 우리 몸뚱이 통째로 말아버리면
어디선가 어둠도 저린 발가락 피가 나도록
긁고 있겠지요.
접었던 시간의 소매를 내리며
먼 기억들이 박쥐처럼 날개를 펴고
휘몰아치는 단풍 속으로, 속으로
마구 날아드는 것이겠지요.
끝도 없이 서로 얼굴을 부딪치며
세상의 구비마다 떨어져 쌓일 때
서둘러 낭떠러지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겠지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