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이라는 자막과 함께 들려오는 드라마 배경음악...
음악에 무지한지라 바이올린인지? 아닌 첼로지...
퉁퉁튀겨 들려오는 그 반주 음색을 듣고 있노나면...
끝도 없이 넓게 펼쳐진 바닷물이 밀려오는 모습이 상상된다.
솟아 올랐다. 살짝 고개 숙여 다시 가라앉는 모습...
거칠게 성난 모습의 물거품 일삼으며 다가왔다.
다시 산산조각되어 바닷물속에 스며든다.
그래서...어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쩜...그 배경음악속에 우리내 인생이 다 담아내고 있는건이 아닌지.
라라라라라라라라.........
높게 낮게 높게 낮게......
눈에 뛰지 않는 반복된 음으로 영자네 가족들은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애는 애아빠한테 주고 오라는"야속하고 야속한 영민 아버지의 그말에
미옥은....눈물이 핑돌고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듯...두 다리는 떨리고...
마주 잡은 양손까지 떨리고...
쿵쾅쿵쾅 "차라리 시집이나 가라...멀리 가버린라는" 모진 재수의 말이
커다란 물거품을 일삼고
미옥의 가슴에 서서히 새겨들었다.
소리없이 스며들고...소리없이 새겨진 바닷물을
재수는 알기나 하는지.
멀리 멀리 시집이나 가버리라는 재수의 그 말 한마디가
미옥의 가슴 구석구석 차갑고도....싸늘한 얼음꽃을 낙인시켰다.
떠나고 싶다. 떠나고 싶다.하면서
천벌받은 몹쓸짓을 하고 말았다.
울고 불고 후회해도 이젠 소용없는데...
아니...지금 후회하는데...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진것인가?
엄마의 울부짐에 비로소 그녀는 깨달았다.
그 깨달음과 동시에 두려움의 파도가 다시 한번 솟구쳐 오른다.
옳음과 그른된것...
행복함과 불행함...
준것과 받고 싶은것...
하나를 주면 둘을 받고 싶고... 또 받고 싶은건데...
사람이니깐...그 기대감과 그 욕심은 버려지지가 않는가 보다.
"날 잡아라" 무뚝뚝한 아버지의 한말...
허리가 휘도록 내가 어떻게 널 키웠냐는 그런 야속한 말 한마디.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냐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변명 한마디
서운하단 말 한마디도 아끼고, 속이 꼭꼭 담겨 놓고
아무런 말없이 밭에 퇴비를 뿌리는 아버지의 모습.
그 또한, 삶속에서 짤은 삶의 법칙을 깨달은 것인가?
미안한 맘보단, 사랑의 울타리를 이룬다는 행복에 젓어 입꼬리가 찢어지게 웃는 영민.
덩실덩실 춤취며 가는 영민의 행복에 젓은 발걸음이.
묵묵히 일하던 영민 아버지의 얼굴이 자꾸 야련하게 보인다.
저 뒷모습을 보기위해 바람에 흩어진 아버지의 마음.
아마도 그 거대한 파도는 부모의 맘이 아닐까?
섭섭하고 야속한 맘...
안된다. 안돼. 하다가
조건걸고 새끼 주고 오라고 하던 말을 다시 거두고
누군가 무너트리기 이전에 스스로 내려앉는 파도.
아버지의 마음이런지.
달려오고...부서지고...밀려지고....다시 달려오고...
해안선의 큰 굴곡을 그려놓고...
우리의 인생이 가고 있는것은 아닌지...
원망과 후회...서운함과 야속함...
행복과 불행...웃음과 울음...슬픔과 감사의 마음...
기쁨과 상처...
그런 짧고 일들이 하나하나
때로로는 공포와 두려움의 표정으로 다가왔다가, 솟구치기도...
다시 소리없이 무너져 내린다.
사랑이라는 맘 하나로...
이해와 용서라는 맘 하나로...
다시 잔잔히 밀려나간다. 소리 없이.
3년만 떨어져 있자. 눈물 한모금 목메여 말하는 사랑.
헤어지기 싫어 결혼한다는 철부지 재수의 사랑은
한 여름날 우수수 퍼붓는 소낙비가 내려온다.
언제가 싶게...햇볕은 쨍쨍 내비취면서.
순수한 사랑의 빗물은 지붕위의 패인 주름을 타고
처마끝을 타고 종종 떨어진다.
슬픔에 서로를 꼭 껴앉는 재수와 지니
어제 그 둘의 모습과 함께 쫑알쫑알 대는 피아노 반주 음악이.
지붕의 처마 끝을 타고 떨어져.
조금씩 조금씩 옹달샘을 땅속에 알알이 박혀가는 모습처럼
비개인 여름날처럼 무지개처럼 어찌나 예쁘게도 보이던지....
삶이 이런거지...좋았다. 싫었다.
맨날 먹는 밥처럼 먹어도 뱃속가득 느껴지는 풍만함.
아침, 점심, 저녁 삼시세끼 올라오는 밥상위의 김치가 없으면 허전하고...
있으면 젓갇질 한번 밖에 못 받는 천덕꾸러기처럼.
내가 있어서 소중하고...또 엄마. 아빠. 언니.동생이 있어서 더 소중한것을
누군가 떠났을때...
텅빈 빈자리를 보면서 뒤늦은 회상에 빠지듯...
돌고 도는 세상 아니겠나.
뛰어 올랐다. 내려앉고. 밀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수많은 바닷 거품이 조금씩 조금씩
백사장의 물결을 새겨나가는 듯.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과 영자네 가족을 어쩜 그 짧은 배경음악하나가
다 표현해내고 있는것이 아닐란가?
어쩜...그 파도소리를 그려낸 음악가는 노희경이라는 작가보다도
훨씬 영자네 가족을 더 잘 그려낸것이 아닐까?
술취해 깨어난 인철의 두 눈에 보여진 미수의 가족사진.
그 사진속 재식이의 모습.
인철과 미수의 사랑에 소리없이 거칠은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하지만...언제나 그랬듯.
거세게 솟구친 파도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고요해지겠지.
미수와 인철...
죽은 형에 대한 재수 그리움.
떠나보낸 재식의 그리움으로 가득찬 영자가...
사랑보다 더 귀하고 아름다운 가족의 모습이
또 다시 성난 파도를 다시 잠재울태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