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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말이 전부 가스라이팅이었네요.

세상에이런... |2023.02.22 17:41
조회 4,838 |추천 10


경력 쌓을만큼 쌓았습니다. 업무에 대한 지식 역시 어디가도 빠지지 않는다고 자신했습니다. 그럼에도 늘 겸손하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동료분들께도 믿음직스럽다. 함께 일할 때마다 즐겁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저는 이런 동료분들께 감사하며 저보다 경력이 많든 적든, 나이에 관계 없이 늘 본받고 존중하고 배우는 자세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장은 제가 일을 못한다고. 그 동료들과 저를 비교하며 몰아붙이더군요. 바빠서 벌어진 아주 사소한 실수였는데도 말입니다. 그래도 매번 다른 동료들을 언급하며 혼내는데, 그 동료들이 미워지거나 사장이 밉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동료들이 저랑 자기들을 비교해달라 하지 않았을거란 믿음도 있었고, 사장도 사장 나름대로 답답하니 저러겠거니 싶었습니다. 저도 알거든요. 저도 사람 부려봤고 가르쳐도 봤으니까요. 다만 확실한건 그렇게 말하진 않았을거라는거죠.

그저 제가 가장 연차가 쌓였으니 더 엄하게, 더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부러 세게 말하는구나 생각했지만.



문득 그 생각이 들더군요. 당신은? 당신은 이 바쁜 와중에 뭘하고 있었죠? 그리고 이 실수를 뭐라할 틈에 지금 바삐 돌아가는 업무를 더 거들어야하는거 아닌가요?

한 사람이 혼자 일처리를 도맡아하면 어쩌다 실수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인간은 완벽한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크로스체크라는걸 하는거고, 다같이 도와가면서 일하는거죠. 그런데 혼자 하도록 떠넘기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실수했다고, 네가 다른 직원보다 한 사람 몫을 못 해서 그런다고. 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둘이서 하게 만드냐는 말을 왜 하는걸까요? 정작 본인도 실수하는 일이 있는데 말이죠.

저는 제가 정말 다른분들보다 못해서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아주 우연히. 저보다 잘한다며 비교했던 그 동료들한테도 똑같이 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장이 얼마나 무능한지도 말이죠. 사실을 알게 되니 화나기보다는 그냥 후련하고 웃겨요.

전 다른 동료분들이 절 믿고 있다고, 든든하다고, 같이 일해서 좋다고 하는 말이 겉치레인줄 알았는데 진심이었던거였어요. 그리고, 제가 진짜 못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그렇고. 이건 가스라이팅이었단 것도요. 분명 하지도 않은걸 했다고 우기며 cctv 보여주며 따진 것도, 그렇게 착각하게 만든 것도요.

그 동료분들은 사장때문에 질려서 퇴사했습니다. 저도 곧 나갈거예요. 준비시간 동안 직장에서 또 별 소리를 다 듣겠지만 이젠 개의치 않습니다.

이젠 가스라이팅에 당하지 않고 절 믿고 뻔뻔해지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여기서 믿을건 저 뿐이고, 더는 속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추천수10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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