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차 경력을 가진 40대 중반의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제 직업에 자부심이 있었고,
이 회사에서 뼈를 묻을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6개월 전,
저보다 6살 어린 30대 후반의 팀장이 새로 오면서 제 지옥문이 열렸습니다.
그 팀장은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람이었습니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선배님께 많이 배우겠습니다"라더니,
실무에 들어가자마자 본색을 드러내더군요.
회의 때마다 제가 의견을 내면 대놓고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선배님. 그건 너무 90년대 방식 아닌가요?
요즘 트렌드 좀 공부하세요. 자리에 앉아서 엑셀만 두드린다고 일이 되는 게 아닙니다."
팀원들이 다 보는 앞에서 제 보고서를 "이건 초등학생도 쓰겠네요"라거나,
제가 잘 아는 거래처 업무에서도 저를 배제하고 신입 사원에게 직접 지시를 내렸습니다.
제가 정중하게 "업무 체계가 있으니 저를 통해서 말씀해 달라"고 요청하면,
그는 비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선배님 속도가 너무 느려서요. 제가 답답해서 직접 하는 건데,
자존심 상하세요? 그럼 능력을 증명하시던가요."
결정적인 사건은 지난주 회식 자리였습니다.
술기운을 빌린 건지, 그는 저를 보며 깔깔 웃으며 말하더군요.
"우리 팀도 이제 물갈이 좀 해야 하는데.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잖아요?
선배님도 이제 명퇴 생각할 나이 아니세요? 후배들 길 막지 말고."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졌습니다.
15년 동안 쌓아온 제 커리어가,
누군가에겐 그저 치워버려야 할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에 온몸이 떨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저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사표를 던졌습니다.
그 팀장은 사표를 받으면서도 "결국 도망치시네요. 역시 의지도 옛날 사람답네"라며
끝까지 제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
지금 저는 무직 상태입니다.
당장 아이들 학원비와 대출 이자가 걱정되지만,
그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했다는 해방감이 더 큽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조금 더 참았어야 했나?',
'내가 정말 무능해서 그런 대우를 받은 건가?' 하는 자괴감이 저를 괴롭힙니다.
여러분.. 나이 어린 상사에게 인격적으로 짓밟히면서도 자리를 지키는 게 정답이었을까요?
아니면 대책 없는 퇴사라도 제 존엄을 지키기 위한 이 선택이 옳았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