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혼부부가 된지 어느덧 n개월차 접어드는 부부입니다.
대나무 숲이 필요한 요즘이예요..
결혼 준비를 하다가 임신을 알게되었어요. 둘다 아이 생각이 있었기에 언젠가는 하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갑자기 찾아온 소식에 기뻐하고 태명도 지어보고 하던것도 잠시 병원에 진료를 보러가서 난황은 봤는데 그 다음번 진료에서 아기집만 덩그러니 있더라구요. 계류유산이었어요.
아기 소식 너무 반기실 양가 부모님 잘 알지만 그래도 요즘은 혹시 모르니까 하고 12주까지 조용히 있어보자 그러고 아무한테도 안알리고 있었는데 유산 후에는 이 슬픈 소식 알려서 뭐하려나 싶어서 입을 못열겠더라구요.
결혼 소식듣고 이제는 다 유부인 친구들이 브라이덜 샤워 해준다고 모였는데 거기서 친구중 하나는 둘째 임신발표하더라구요. 주수 보니까 저랑 2주 차이였네요. 브라이덜 샤워 한 날은 소파술 다음날이라 컨디션도 안좋았고 퉁퉁부었는데 다른친구 임신소식에 그러면 안되는데 입으로는 축하를 하면서 눈에선 눈물날뻔 했어요. 그래도 한달도 전부터 잡아놓은 약속이라 아무말도 못했고 그날 찍은 사진은 표정관리가 잘 안되서 엉망이예요.
근데 그러고 나서 신혼집으로 이사도 했고 결혼식도 했고 이제는 벌써 시간이 좀 흘렀는데도 자꾸 생각나요. 존재했던 사실조차 이세상에 아는 사람이 우리 둘 밖에 없으니까 한번씩 초음파도 꺼내보고 다시 집어넣고 처음 세상에 존재를 알렸던 테스트기도 꺼내보고 그게 꿈은 아니었구나 확인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더니 내가 이 슬픔을 나누지 못하고 혼자 짊어져서 그런가 싶은데 그래도 이미 벌어진 일을 알려준다고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되는 게 아니고 슬퍼하는 사람만 많아질텐데 굳이 뭐하러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한번씩 불쑥 솟구치는 상실의 슬픔이 힘들어서 오늘도 목에 치고 올라오는 말을 삼킨다고 연신 물만 마셨네요.
임신초기 유산, 주위에 알리면 이 슬픔이 줄어들까요? 어떻게 이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고견을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