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하철에서 머리맞았던 임산부입니다.
사이다같은 후기를 들고오고 싶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남자를 잡지 못했습니다.
신고한 경찰서에서 관할 경찰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경찰관님의 말에 의하면 지하철 내부의 씨씨티비가 지워졌다고 하셨습니다. 그 남자가 내렸던 역의 씨씨티비는 살아있어 제가 진술한 그 남자를 특정할 수는 있었지만 실제 제가 머리를 맞은 장면이 찍힌 내부 씨씨티비가 없기때문에 증거불충분 상황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되면 증거화면이 없기 때문에 목격자를 직접 찾아야하는 상황이고 그 남자가 자기는 그런적 없다고 발뺌하면 그만인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오히려 제가 더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어 경찰관님께서도 너무 안타까워 해주셨지만 저는 남편과 상의 후 사건을 종결시켰습니다.
지금부터 쓰는 이야기는 상당히 주관적인 이야기이며 저를 조사해주신 경찰관분을 특정하거나 욕해달라 싶어서 쓰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상당히 아쉬운점은
관할서로 이관되기 전 처음 신고했던 경찰서 강력계에서 저에게 진술서를 쓰러 오라고 해서 근무를 마치고 갔는데,
거기서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가 참 아쉬웠습니다. 많은 강력사건들을 맡으시는 입장에서는 제가 겪은 일이 큰 일이 아니어서 그러셨을까요. 상황과 분위기를 글로써 다 표현할 수 없지만 피해자로서 저의 입장을 이야기 하러간 자리에서 오히려 그 남자를 두둔하는듯한? 느낌을 받았고 귀찮아서 빨리 사건을 종결시켜버리려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경찰서 이관 전이라 씨씨티비도 남아있을 가능성이 컸고 지하철에 칸막이가 있어서 고의적이 아니면 머리를 때릴 수 없는상황, 그리고 급하게 허둥지둥 내리는 장면들이 다 담겨있었을 겁니다. 저는 구체적으로 시간과 장소 그리고 맞았던 상황을 진술했는데도 본인의 경험으로는~을 내세우며 자꾸 그 남자의 입장에서 그 남자를 대변하시더라구요. 그러시면서 그 남자가 오히려 저를 맞고소할거고 그렇게되면 사건이 길어지고 ㅇㅇㅇ님은 법원에 끌려다니셔야된다는등.. 계속 압박아닌 압박을 주시더군요..그래서 저는 ‘아.. 이거 내가 계속 진행하면 안되는건가..?’하고 심리적으로 약간 위축이 되었고 만약 내가 이 사건을 여기서 중단하면 어떻게되는거냐 물었더니 정확하게 저에게 ‘그럼 ㅇㅇㅇ님이 공권력을 낭비시킨거죠’라고 하시더군요.
참 속상했습니다.
바쁘신데 별것도 아닌일로 귀찮게 해드렸나봅니다.
저는 억울하게 피해를 보고 신고한건데 공권력을 낭비시키는 사람이 돼버렸습니다.
결국 관할서로 넘어가서 증거불충분 사건종결로 끝나 헤프닝처럼 지나가버린 이야기이지만
저는 앞으로 또 비슷한 피해를 보게되면 신고하는 것을 좀 망설이게 될 것 같네요.. 그런데 아직도 한가지 궁금한점이 있는데..씨씨티비가 그렇게 빨리 지워지나요..?(약2주)
속시원한 후기가 아니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내일처럼 걱정해주시고 댓글로서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립니다.
힘써주신 경찰관분에게도 감사의 말씀전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글 읽으신 분들 중에 피해자 신분으로 진술서 쓸 일이 생기게 되실 경우 참고하세요. 경찰관이 시작전에 진술 전 과정을 녹음하겠냐고 물어봅니다. 꼭 녹음하셔서 저와 같은 일을 안겪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