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덮친 화마
오전 8시22분 난곡동서 시작
강풍 타고 곳곳으로 불길 확산
경포 3개통 주민센터로 대피
소방당국 가용인력 총동원
강풍으로 헬기도 못띄우는 상황
순간 최대풍속 초속 3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강원 강릉시에서 산불이 발생, 민가로 확산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 중이다.
11일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쯤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산불이 나 현재 강풍을 타고 민가 등으로 불길이 확산하고 있다. 최초 신고는 이날 오전 8시 24분쯤 강릉시 운정동 선교장 인근에서 접수됐다. 불이 난 지점 인근 민가 약 10채 중 현재 4∼5채로 불길이 옮겨붙었다.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안현천을 넘어 경포 방향으로 번지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강릉시는 이날 오전 8시 57분 경포 10~13통 주민들에게 경포 주민센터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경포 15·17통 인근 주민들에게는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인 강릉 아레나로 즉시 대피하라는 내용의 재난안전문자를 오전 9시 35분 발송했다. 경포대초등학교 학생들도 버스로 대피했다.
인근 리조트 등 숙박 시설 투숙객 일부도 만일에 상황에 대비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있다. 소방당국과 산림당국은 산불 발생 40여 분만에 대응 강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높이고 소방차 35대와 소방관 131명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를 벌이고 있다. 이어 오전 10시 올해 처음으로 3단계로 격상했다. 울산의 대용량포방사시스템도 출동했다.
하지만 강풍으로 소방 헬기도 띄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진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9시 29분 현재 강릉시와 동해시 등 강원 동해안 전역에는 강풍 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일대에는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경포대 북부 해안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강릉 아레나에 지휘 본부를 설치하고 대응에 나섰다. 특히 사근진 방향과 경포대 부근에 위치한 주택, 아파트, 사찰 등의 방어에 주력하는 등 인명피해 예방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산불이 민가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때 불길이 잡히는 듯 보였지만 강풍을 타고 다시 번지고 있어 소방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군락지다. 특히 소나무의 기름 성분인 ‘송진’은 불씨를 키우는 역할을 해 이전부터 대형산불의 주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특히 봄철 국지풍인 ‘양간지풍’과 결합하면 진화를 어렵게 하는 등 매년 4월에는 동해안 지역이 산불 초긴장 상태에 빠진다. 양간지풍은 봄철 양양과 고성(간성) 사이에 발생하는 남서풍으로 차가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어 동쪽 급경사면을 타고 영동지역으로 빠르게 내려오는 바람을 말한다. 대개 4월에 양양, 고성, 속초, 강릉 지역으로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인데, 국지적으로 강한 돌풍도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