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모두들 편안한 잠 주무셨는지...
저희집 멍멍이가..갑자기 피부염에 걸려 전 결국 연고를 손에쥐고 잠이 들었답니다^^;
아...졸리...
오늘 글은 조금 길게 올리려 노력했는데....
생각보담 분량이 얼마 안되는것 같네요. 그래두 잼있게 읽어주실거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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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그다음날…
며칠이 흘렀을까..
과장넘은 호프집서 자신을 덥친 묘령의 남자를 잡겠다며 길길이 뛰다 지쳤는지 조용해졌고,
경미는 희조에게 어디로 사라졌었는지를 묻더니 금새 잊은 눈치였다.
희조는 뜬구름 위를 걷는 것 마냥 며칠째 온몸의 기력이 없었다.
하지만, 눈만은 언제나처럼 진오를 쫓고 있었다.
비록 좀더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바라봤지만.
진오에게선 아무런 내색도 느낄수 없었고, 언제나 그렇듯 그는 항상 생명력 강하게 살고 있었다.
‘얄미운놈…그딴식으루 말 몇마디 던져놓구 지는 천국에 와있다 이거야?
내 너의 그 말에 속을줄 알어? 너 지금 나가지구 놀자 이거지…
어쭈. 저것들 봐라…’
기획실 문을 살짝 들여다 보던 수정이는 어느샌가 들어와 진오옆에서 잡담을 하고 있었다.
뭐라 속삭이는지 수정은 오늘따라 더 야해 보였고, 그녀의 말 마디에 짧은 진오의 대답이 울렸다.
“알았어.”
“오빠. 정말이죠? 이따 전화해요.”
“일해야되. 나가.”
“치..이..알았어..멋없이 쌩하기만 하다니까..”
수정은 희조에게 보란듯 진오의 팔을 살짝 쓰다듬더니 짙은 향수냄새만 남기고 나갔다.
“어머~ 웬일이래…강진오씨. 그렇게 안봤는데 역시 20대는 20대네…
저 어린것을 어떻게 휘어잡았길래 쟤가 저렇게 몸이 달았어?”
“글쎄요..뭐 한게 있어야 대답이라도 해드리죠..”
"진오씨...왜이래..내 귀가 당나귀 귄거 몰라? 나두 다 듣는얘기가 있어...하하.."
경미와 진오의 웃음섞인 대화를 머릿속에 새겨가며 희조는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저 외근나가요.”
“어? 윤희조.그럼 나랑 같이 나가자 얘.”
“아니요..그냥 혼자 시장조사겸 다녀올게요.”
“그럴래? 그럼…아 맞다…마침 다음 기획 잡힌거 윤대리랑 진오씨랑 같이 진행해야 되니까
같이 다녀와.”
차라리 경미랑 나올걸…
희조는 후회가 막급이었다. 가뜩이나 그 일이후 서먹해 말한마디 안하고 피해 다니기만 했는데,
결국은 공개적으로 둘만 있게 되다니…
‘그래..난 아무렇지 않아. 그때 그얘기는 못들은거야. 난 그냥 30에 다다른 얘의 직장선배야..
얘의 장난에만 안넘어 가면 되.’
크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동안 진오는 말한마디 없이 희조의 차키를 뺏어
운전을 하고 있었다.
“어디로 갈까요?”
“어…아..그래..청담동으로 가요..”
라디오에선 교통정보 아나운서가 뭐라고 쉴새없이 재잘거리고 있었고, 둘은 계속 침묵했다.
청담동의 한켠에 주차를 한 진오는 씨익 웃으며 희조를 바라봤다.
“머리가 많이 복잡한가봐요?”
“누구? 나말예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어떤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게 됐는데, 그게 윤희조씨라는 거니까.
뭐 더 필요해요?”
“이것봐요. 진오씨.”
“이제사 할말이 좀 생겼나보네. 그래요. 할말 다 해요. 대신 나 못믿겠단 말은 빼구.”
“그럼 나보구 그말을 믿으라구요? 지금 나가지구 장난쳐요? 진오씨.
지금 뭔가 사람 잘못 찍었단 생각 안들어요? 좋아하는거든 즐기는 거든 한번에 한명씩 하라구요.
난…난 말에요…”
“한명 맞아요.”
“네?”
“당신 한명 맞다구요. 난 사랑도 즐기는것도 윤희조씨와 할겁니다.
뭔가 떠다니는 말들에 쩔어있는 것 같은데, 이봐요…그런말들은 들었다가 흘려버리라고
귀가 두개 붙어있는거에요..모르겠어요?”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 그냥 그자리를 도망치고 싶었다.
그의 말이 하나하나 심장에 박히는 것 같아서 그녀는 숨을 쉴수가 없었다.
차문을 열고 희조는 뒤도 안돌아 보고 걷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새로 신고온 구두가 뒤꿈치며 발목이며 자극했지만, 뒤를 돌아보면
신화속의 소금인형이 될거 같아 희조는 무작정 걸었다.
어느샌가 따라온 진오가 그녀의 어깨를 잡아챘고, 희조는 그제서야 가쁜숨을 몰아쉬며
그를 보았다.
‘이 냉정하고 진지해 보이는 남자가, 딴 세상에서 내려온거 같은 그림같은 남자가
날 좋아한다. 날 사랑한다 했다….그리고, 지금 나를 보고 있다…’
“여기 잠깐 들어갔다 가죠.”
옆 까페로 들어간 진오는 희조를 밀어 소파에 앉혔다. 그리고는 종업원에게 뭔가를 부탁했다.
얼마후 종업원이 들고온건 비상약과 물수건이었다.
말없이 희조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은 진오는 희조의 구두를 벗겼다.
뒤꿈치며 복숭아뼈 주변이 온통 까져 피가 나오고 있었다.
“바보 아니에요? 차라리 신발을 벗고 도망가는게 더 빨랐을텐데…절뚝 거리면서
허둥지둥 하는 뒷모습이라니…”
“………앗 따거…내가 할래요.. 어서 앉아요...”
“도망갈거면 제대루 도망가요. 그렇게 잡힐만한 곳에서 버둥거리지 말구..”
“…………..미…안해요…”
희조의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 진오의 키득거림은 더 커졌다.
“발은 다 수습했지만, 이래서야 원. 오늘은 여기서 창밖구경이나 좀 하구 대신 내일
시장 조사 하는걸로 하죠.”
어차피 시장조사는 사무실에서 도망나오고픈 핑계였다. 그역시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엇으리라…
희조는 생각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둘 사이엔 또다시 아무 대화도 없었고, 가끔 희조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진오 때문에 그녀는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진땀을 빼고 있었다.
그러던중.. 진오의 전화벨이 울렸다. 가만히 액정을 응시하던 그는 전화를 집어들었다.
“그래. 나야. 알았어. 그리로 가지. 한시간정도 기다려.”
전화의 상대방이 뭔가를 떠드는 것 같았다. 여자였다. 그것도 아주 낯익은 목소리의…
“끊으라니까.”
“………….”
“나가죠. 바래다 줄게요.”
“아니…됐어요. 운전정도는 할수 있어요. 가세요.”
“두번 말 안해요. 가죠.”
또다시 차에 오른 희조는 아까의 그 다툼이 너무나 생소했다.
‘바보같이…제대로 말했어야지. 난 대체 왜이래..그나저나 아까 그 전화 목소리…’
“그 전화 수정이죠?”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의 생각이 입으로 튀어나온 희조는 순간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다.
“네.”
“지금 만나러 가는건가봐요.”
이미 튀어나온말을 수습하는 방법은….그래…아무렇지도 않게 대화하는 수밖에 없었다.
잠시 침묵하고 있던 진오는 한쪽 입가를 쓰윽 올리며 조수석의 희조를 보았다.
그리고는 재미있다는 듯한 말투로 대답했다.
“난 이미 끝났지만, 그쪽은 아직 나를 더 즐기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요.”
“뭐라구요?”
“걱정하지 말아요. 당황할것도 없구.말 그대로 받아들여요.”
마치 커다란 해머에 연타를 맞은것처럼 희조는 멍해져 할말을 잃었고,
그저 진오의 보기좋은 옆모습만을 신기한듯 볼수 밖에 없었다.
진오에게 뭔가 보기좋게 한방 날려야 했다. 저 잘난 얼굴과 표정, 저 자신감, 그리고…
어쨌던간 그의 뭔가에 태클을 걸어줘야 속이 후련할 것 같앗고…희조는 결국 결심했다.
자신의 감정이 질투인지, 상처난 자존심의 회복인지, 자기방어인지…아무것도 알수 없었지만 말이다.
희조의 집앞에 주차를 마친 진오는 기계처럼 외워둔듯 말을 꺼냈다.
“그럼…내일 퇴근후 시간 비워놔요.”
“그러지 말아요. 난 안가요.”
“부담갖지 말아요. 일이라고 생각하던지.”
“난 아까도 말했지만 진오씨의 말 믿을 수가 없어요. 날 믿을수 없게 하잖아요.”
“그럼…날 못믿는 이유가 있긴 한가보군요. 말해요. 어서.”
“…………..가지….말아요.’
“네?”
“…가지 말라구요. 나 좋아한다면서요. 나 한사람만 사랑하고 즐기고 싶다면서요.
그럼 진오씨 몸도 마음도 내옆에 둬야 하는거 아닌가요? 내가 진오씨를 좋아하길
바란다면 기다려줘야 하잖아요.
아무리 수정이가 일방적으로 당신과 즐기자 한다해도, 그러면 안되잖아요.
결국은 내옆엔 진오씨의 마음만 남겨 놓겠단 건가요?
아니요…난 속이 좁아요. 거기다 의심도 많구요.
그렇게 수정이를 만족시켜주고 싶다면 나한테 한 말은 모두 거짓이라고 말하고 가요.
모두 잊어줄 테니까.”
쉴새없이 말을 쏟아내면서도 희조는 자신이 무슨말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자신이 결심한 의도와는 좀 다르게 말이 비껴나간듯 했다.
단지 진오의 눈동자가 오묘히 흔들리는 것만 보일 뿐이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뒤돌아선 희조는
자신의 머릿속과 입을 저주했다.
‘으아….아….윤희조..너 미쳤구나. 드디어 미쳤어. 너 왜이러니..응?’
“다녀올게요.”
“….네…?”
“대신 내 몸에 손가락 하나 못대게 하고 고이 집으로 들어가죠. 그거면 된거죠?”
“아…나…난…”
“그리고….윤희조씨. 당신 내 생각보다 더 귀엽네요..잘자요.”
그렇다…윤희조는 강진오에게 도저히 게임이 안됐다…
그와 수정이가 관계를 가질지 아닐지는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쯤이야 회사 사람 몇을 구슬리면 대번 진실은 드러날 테니까.
단지…..내일 입고 나갈만한 옷이 없다는게 희조에겐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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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오는 희조의 손을 잡지 않았다.
아니, 손뿐 아니라 어떤 신체 접촉도 없었고, 둘사이엔 친밀한 대화도 전혀 없었다.
마치 몇십년을 함께 살던 시골의 부부가 모처럼 읍내에 외출나온 분위기 같아…
희조는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가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었다.
아마도 그날 그 통화 이후 수정이 더 이상 기획실을 들락거리는 일도 없었고,
이전처럼 사내에 둘 사이의 소문이 돌지 않아서 일수도 있었다.
진오는 일주일에 한두번쯤 희조에게 어딘가를 함께 가자고 말하곤 했다.
그때마다 희조는 조금은 망설이다 결국엔 함께 갔었고…그런 일들은 모두 둘 사이의 비밀로
숨겨졌다.
“언니. 있잖아요…”
“응..왜? 뭐 물어볼거 있어?”
오랜만에 경미와 둘만 커피를 마시던 희조는 문득 수정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왜 전에 언니가 나한테 그랬잖아…진오씨가 수정이…어쩌구 하던..”
“응. 그랬었지. 그건 왜?”
“그 이후로 둘사이에 아무 진전없대요?”
“글쎄…그 모텔이 어쩌구 한 다음엔 별다른 얘기 없는데…그래두 수정이 걔가 좀 질기게 가긴 한다더라.
딴때같음 지가 좀 꼬시다가 남자애가 넘어오면 한두번 자구 차버리구 그랬는데, 무슨 바람인지
아직두 애들한테 진오에 대해 묻구 다니나봐.”
“뭐라구 묻는데?”
“뭐…진오가 워낙이 똑떨어지니까, 만만치 않은거지. 지만한 여자 없다고 생각하구 살았는데,
매달리는 기색이 없으니 뭐. 참…얼마전엔 진오 오피스텔까지 물어봣다 그러던데?”
“으…응…그래?”
“뭐…둘이 그렇구 그런건 다들 아니깐…별말없이 알려줬나봐.
아휴..그나저나 자꾸 회사 물 흐려놔서 안돼겟네…알바를 다른애로 교체하라고 하던지..
이건 일하는 곳인지 부킹장인지 알수가 잇나…”
“무슨 말을 둘이서만 그렇게 신나게 해요?”
진오였다.
고백같지도 않은 고백을 한지 벌써 석달이 다 되가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그 이상의 진전도 후퇴도 요구하지 않는 남자…그리고, 그 남자를 볼때마다 왠지
가슴 한쪽이 뻐근해지는 희조였다. 이 묘한 아픔이 그에대한 애정때문인지,
아니면 정리못한 감정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아직까지도 그녀는 알수가 없었다.
그나마 희조가 안심할 수 잇던건…그가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 점을 그도 알고 있었기에, 희조에게 더더욱 감정을 요구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오…강진오…오늘따라 더 멋진데…뭐 좋은일 있어?”
“원래 멋지기도 하지만…오늘은 중요한 약속이 있습니다.”
“그래? 뭐야…..여자가 있단 말야? 야…누군가는 어디서 땅치겠다..하핫..”
경미의 웃음섞엔 말을 뒤로하고 희조는 가만히 사무실을 빠져나와 화장실로 향했다.
‘가만…내가 오늘 쟤랑 약속이 있었던가? 아닌데…분명 오늘이 아니라 모렌데….
중요한 약속이라......’
정신없이 화장실로 들어가려던 희조는 안에서 들리는 낮익은 목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그래..그렇다니까..오늘 드디어 역사를 벌인다니까. 안그래두 몸이 근질 거렷는데 모.”
수정이었다. 담배를 물고 열심히 통화중이었다.
“그래. 이년아. 나한테 안넘온게 아니라, 오빠가 좀 튕긴거라니까. 뭐? 야…야..씨끄러..
얼굴보면 너두 그딴소리 못할걸. 거기다 그오빠 얼마나 잘사는줄 알어?
혼자 독립해서 몇십평짜리 오피스텔 살구 집두 빵빵하데. 완전 봉이야..”
순간 희조는 뭔가 직감이 들었다.
진오의 약속은 수정이일 것이다......
‘끝난게 아니었어. 그럼 그렇지. 그런거였어. 결국은 이렇게 구슬려보다가 별볼일 없는거 같으니까
이런식으로 양다리 걸치려던 거였어. 뭐야…윤희조…너 나이먹어 이꼴이 뭐냐..’
“알았어. 나 오늘은 오빠집에 있을거니까 신경쓰지마. 끊어.”
희조는 왔던 방향으로 다시 몸을 돌렸다...
미소를 띄우며 눈빛을 반짝일 수정을 생각하면, 도저히 얼굴을 맞댈 자신이 없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자신도 알수 없는 복잡한 이유들때문에 눈데는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