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는 나 없으면 어떻게 살려고 그래?“
평소와 같은 데이트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대화
너는 종종 그런 말을 하곤 했다.
음 글쎄..
그럴 때마다 장난스레 넘어가곤 했지만
사실 난 네가 없는 미래를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고
생각나지도 않았다.
그런 질문을 하는 당신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네가 옳았고 내가 틀렸다.
너는 정말 나를 떠났고 난 엉망이 된 채로 혼자 남겨졌다.
이 기분을 비슷하게나마 표현하자면
어린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렸을 때 기분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
낯선 곳에서 엄마 손을 놓쳐버리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공허함, 두려움.
난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지고 부서지면서
과거의 우리 추억 속에서 살고 있다.
계속 반추되는 추억은 사실 그렇게 대단치도 못한 사소한 것들이었는데 그중 하나는 수업을 마치고 오는 너를 위해 김밥을 쌌던 날이었다.
여기저기 김밥이 터진 데다가 날씨가 좋지도 않았는데 너는 그렇게 맛있게 김밥을 먹어주었다.
그런 너를 보며 다음에는 더 예쁜 도시락을 사서 더 맛있는 김밥을 싸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며 흐뭇해했다.
그런데 그게 우리의 마지막이었고 나는 더 이상 예쁜 도시락통을 살 필요도 없어졌다.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김밥을 쌀 일도 없어졌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네가 보고 싶다가 미웠다가
원망스럽다가 미치도록 그립다.
헤어진 후 나의 일상은 지옥에 처박힌 것처럼
괴로운데 내가 없는 너의 일상은 어떤지 궁금하다.
너는 벌써 나를 잊었을까?
헤어져서 후련하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그사이 다른 누군가가 생겼을까?
우리가 함께 걸었던 길을 혼자서 걸어갈 때
우리가 자주 들렀던 가게들을 지나쳐갈 때
우리가 즐겨 보던 유튜브 영상들을 혼자 볼 때
우연히 내가 좋아했던 취향을 마주했을 때
너도 나처럼 아프고 쓰라리고 후회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