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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겉도는 반 아이를 도와주고 싶어요

ㅇㅇ |2023.06.12 01:53
조회 182,353 |추천 1,361
여기 화력이 가장 쎈거같아서 조언 구하고자 올려봅니다.

저는 올해부터 근무를 시작한 초등학교 교사이구요 현재 2학년 아이들의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단순히 직업으로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지만 막상 아이들을 직접 대하다 보니 한명한명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만족스럽게 일을 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 반 친구들 중 한명이 아이들 사이에서 많이 겉돌며 어울리지 못합니다. 허름한 옷 차림새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조금 손길이 부족해 보이는 외관 때문이라 짐작이 됩니다. 학기초에는 나름 다른 아이들 사이에서 튀지 않고 오히려 밝은 아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잘 씻지 않고 3일 정도는 같은 옷을 입고 다니기 일쑤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를 불러서 방과후에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는데 이혼 가정 아이이고, 현재 아이는 아빠랑 살고있는 상황인데 아빠는 집에 잘 오지 않고 아이 스스로 등하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한부모 가정의 아이라는건 알고있었지만 아이 혼자 생활하고 있다는건 처음 알아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집에 가서 꼭 깨끗히 씻고 자기로 약속하고 아이를 돌려보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아이가 한 말이 귀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아이가 잘 씻지 않고 다닌 이후로 다른 친구들 몇몇이 아이에게 대놓고 더럽다, 냄새난다 등의 말을 하는것을 저도 목격한적이 있었고, 그 친구들을 불러 엄하게 타이르기도 했으나 아이에게는 많이 상처가 된 것 같습니다. 그냥 학교를 안나와도 되냐고 묻더라고요.




경력이 없어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다른 선생님들께 여쭈어보니, 요새 아이들 집안 사정까지는 신경 안써도 된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들 해주시긴 했지만 그럼에도 주눅든 아이의 어깨가 너무 신경쓰여서 주말 내내 고민을 했던거 같아요. 평소 수업도 열심히 듣고 학교생활에 성실히 임했던 친구라 너무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하면 아이가 좀 덜 상처받으며 학교 생활을 하도록 할 수 있을까요? 아버님과는 몇번 통화를 계속해서 했지만 그때마다 더 신경쓰도록 하겠다는 말 뿐이십니다.




+)

조언 잘 읽었습니다. 아동학대 또는 방임을 의심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제가 판단한 결과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불가피하게 일어난 상황이고, 아버님과 통화를 했을때 아이를 나몰라라 하시는 분은 아니셨습니다. 감히 아동학대가 아님을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지난 3개월 가까이 아이를 지켜보았을때 학대 당한 아이의 모습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밝게 어울렸고 일기장에도 아빠와 주말에 놀러갔다는 내용 등이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순간 눈에 띄게 안좋아진 아이의 모습에 걱정이 되어 해결책을 구하고자 썼던 글이 혹시 몇몇 분들께 염려를 끼쳐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오늘 아이와 대화를 해보았습니다. 저녁은 먹는지, 주말엔 어떻게 지내는지 등등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1시정도면 끝나는 일과시간 이후에 집 또는 놀이터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아이 형편상 방과후 수업같은 경우는 참여하기 어렵고 갑작스럽게 바뀐 생활로 인해 아직 혼란스러운 상황인것같아 일단 다른 아이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방과후에 교실에 남아 함께 시간을 보내보자고 제안해보았습니다. 내일부터 아이와 함께 교실에서 시간이 되는 한까지 함께 지내볼 생각입니다. 업무를 하느라 바쁘더라도, 낮 시간만이더라도 보호자와 함께 있는 편이 더 나을것 같아 생각한 방법입니다. 또한 저의 제안을 기분 나쁜 조언으로 받아들일 만큼 큰 아이도 아니기에 아이도 싫은 기색 없이 받아들여주었습니다.


댓글에 써주신것처럼 보드게임도 함께 해보고, 단정하게 옷 입고 다니는 법, 깨끗하게 씻는 법 등 아이에게 필요한 조언들도 해주도록 하겠습니다. 지역 아동 센터도 알아봐서 빠른 시일내에 조치도 취하고요.


초임교사인지라 아이에 대한 마음만 있고 경험은 부족했나봅니다... 최선을 다해 힘 닿는데까지 해보고, 아이가 안정을 찾아갈 때 쯤, 학기가 끝나갈 때 쯤 다시 아이의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다시한번 조언 감사드립니다.
추천수1,361
반대수14
베플ㅇㅇ|2023.06.12 19:45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꼭 저 아이 같았고 당시 담임선생님께 구제받은 사람입니다. 저희 선생님은 절 위해 다른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으시고 그저 흘리듯 은근슬쩍 제 칭찬을 하셨습니다. 교과서를 읽으라셔서 읽었는데 주눅 들어 많이 틀렸는데도 목소리가 참 듣기 좋고 발음이 정확해 전달력이 좋다며 다음 시간에도 본문은 저더러 읽게 해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니 미리 연습을 해야 했죠 점점 더 잘 읽게 되었고요 자연스레 남 앞에 서고 목소리를 내는 게 익숙해지고 발표도 잘 하게 되었어요 00이 웃는 얼굴 보면 기분이 좋더라 참 예쁘게 웃는다 하셔서 의식적으로 더 웃게 되었고 수줍어 인사를 겨우 했는데도 예의가 발라 인사를 잘한다 하시니 더 열심히 인사를 했고 일기를 잘 쓴 날이면 종례시간에 낭독을 해 주기도 하시고 어떤 표현이 기가 막히다며 칭찬해 주시고 형편없는 그림을 보고도 개성 있게 그린다 색을 잘 쓴다 친구들이랑 어울리지 못해 책을 읽고 있으면 독서를 하는 좋은 습관을 가졌다 그래서 글을 잘 쓰나 보다 하시는 등 단점도 장점으로 만들어 주셨어요 어느 날은 제 일기로 글짓기 대회 같은 공모전에도 내셔서 별것 아닌 상이었는데도 조례 시간에 전교생 앞에서 수상을 받게 하셨습니다. 솔직히 뭐하나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게 아니었는데 선생님 칭찬에 저 스스로도 세뇌가 된 건지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건지 더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옷도 여기저기서 얻어 입었는데 어느 겨울날 추워서 껴입은 목티를 보고 셔츠 안에 목티를 입은 게 이쁘다며 패션 센스가 좋아서 코디를 참 잘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일단 이런저런 칭찬으로 무언가 잘하는 아이로 이미지가 만들어져서 친구들의 따돌림이나 괴롭힘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그룹을 짜서 학습을 하는 날이면 서로 저를 자기 조로 와 달라고 부탁할 정도였어요.. 그러니 자연스레 자존감도 올라가고 주눅 들거나 기죽지 않고 친구들과 두루 잘 어울리게 되었어요 어렸을 땐 잘 몰랐는데 커가면서 선생님께서 얼마나 마음을 써 주신 건지 제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친 건지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선생님이란 단어만 들으면 그분 생각이 나고 지금도 오랜만에 추억하자니 목이 메네요 선생님이 씻겨주는 걸 누군가 목격한다면 그 아이는 안 씻고 다니는 아이로 낙인이 찍혀버릴 거예요 평소 더러워 보여서 짐작을 했더라도 공식적으로 낙인이 찍혀 버리면 앞으로 아무리 깨끗하게 하고 다녀도 주홍 글씨처럼 따라다닐 겁니다 한 번 별명이 생겨버리면 좀처럼 바꾸기 힘든 것처럼 각인되겠죠 그냥 어느 날 깨끗해 보이는 날 예쁘다고 해 주세요 씻는 것에 대한 교육은 반 전체에 원래 해야 하는 수업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해 주시고요 어린아이들일수록 선생님의 한마디가 크게 영향을 끼칩니다 분명 그 아이의 이미지도 달라질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너무 오버하거나 티나게 돌보시면 그게 오히려 독이 되겠죠 요즘 아이들 눈치도 빠르고 영리하니까요 무언가 특별히 어떻게 그 아이를 돕는다기보다 그냥 나도 잘하는 게 있구나 나도 좋은 점이 있구나 나도 사랑받고 이쁨 받을 수 있구나 하는 걸 그 아이가 알게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제가 감사하네요 이젠 찾아 뵙고 싶어도 뵐 수 없는 제 은사님 대신 이렇게 아이를 위해 고민하시고 맘 써주시는 선생님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베플123|2023.06.12 10:34
선생님. 저는 우선 육아휴직 중인 초등 교사입니다. 재작년 저희 반에도 그런 아이가 있었어요. 일단은 티나게 도와주지 마세요. 전 그게 너무 후회가 되요. 주변 선생님과 논의해보고 제 안타까운 마음에 머리띠도 사주고 같이 이야기도 많이 해보고 씻겨도 주고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도와주는 제 마음이고 그 아이가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을 못했어요. 일단 아동학대 신고죄 있으니 지속적으로 부모 압박전화 넣으시고 옆에 있어주세요. 방과후에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래포 형성해주시고 더러워보이는 날이 있으면 몰래 화장실가서 씻겨주세요. 아이가 저학년이니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작은 악세사리도 구매해서 해주시고요. 선생님같은 선생님 계셔서 복 많이 받았네요 아이가. 가까이서보면 힘든 아이들 너무 많아요. 우리 교사는 이런 아이를 위해 존재합니다. 힘내세요.
베플ㅇㅇ|2023.06.12 02:57
그 지역 동사무소 연계해서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등 연결하면 아이집에 정해진 날 방문해 반찬이며 생활을 확인하고 안전한지 봐주는 복지가 있어요. 2학년 아이면 아직 애기인데 .. 걱정되네요. 학교친구들한테 받는 상처가 아이 마음에 크게 자리잡히지 않도록 선생님이 잘 다독여 주세요.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아이가 얼마나 외롭고 무섭겠어요. 방과후 돌봄도 신청하게 해서 학교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시고요.
베플ㅇㅇㅇ|2023.06.12 20:43
방임학대는 애아빠가 하는데 욕은 선생이 다 듣네.. 신고의무자라서 신고하면 뭐 달라질 줄 아나봐 애아빠가 찾아와서 싸대기 안날리면 다행이야 쌍욕 기본에 니가 뭐 잘나서 학대신고하냐고 너 내가 두고보자 니년 얼마나 잘가르치나 학대안하나 본다 하고 꼬투리 잡아서 아동학대 신고하면 담임은 바로 그 반에서 분리되고 그 반아이들 담임 잃고 그리고 그 아이는 그대로 방임 학대 당하지 정부에서 부모 학대 크게 보는 줄 아나봐? 학대 인정되어도 그 집으로 돌아가고 부모는 경고 훈방이야 지역사회 도움? 애아빠가 싫다 하면 그만이야.. 결론적으로 교사들이 신경쓰지 말라는거 자리보전하고 싶음 신경쓰지 말란거지 국민정서상 교사가 보호자로서 책임다하길 바라겠지만 그러다가 밥줄 잃는건 교사. 이런 사례 허다하고 그때마다 기사나는데 댓글보면 교사 업보라던데? 예전학대교사들 업보청산 내가 왜 해야돼? 애들 하나보고 그 직업 택하고 학부모때문에 그만두는게 현실이지. 입만 나불대면 이 글보고 무거워진 마음 가벼워지지? 이런 고민하는 교사들이 밥줄 잃지 않게 교사 욕이나 그만해. 전국민 욕받이 하느라 온갖 책임 다 떠안고 있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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