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충북 청주시 하나병원 장례식장. 15일 궁평2지하차도 침수로 조카 A(24)씨를 잃은 이경구(49)씨는 “당국이 ‘둑이 터져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은 용납이 안 된다”고 했다. 이씨는 15일 오후 3시쯤부터 이날 오전까지 침수 현장에서 A씨의 귀환을 기다렸지만, 끝내 A씨가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유족 등에 따르면 A씨는 오랜만에 여행을 가기 위해 친구와 오송역으로 향하는 시내버스를 탔다가 봉변을 당했다. A씨는 먼저 오송역에 가 있었다는 친구들에게 통화로 “버스에 물이 찬다. 기사 아저씨가 창문을 깨고 나가라고 한다”고 전한 것이 마지막 말이라고 한다. 이씨는 “여성 2명이 통유리를 깨고 버스에서 나올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경기도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며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 환자들을 돌봤다고 한다. 이씨는 “정말 착한 아이였다. 외동딸로서 어머니를 가깝게 모셨다”며 “한창 꽃다울 나이일 때 이렇게 돼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씨는 급하게 바뀐 버스 노선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씨는 “조카가 탔던 버스는 원래 해당 지하차도를 지나지 않는 노선”이라며 “침수지역을 우회하느라 지하차도로 들어간 것 같은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실제로 청주버스 747번은 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 사이를 오가는데, 해당 지하차도 위의 고가도로를 지난다.
이씨는 무엇보다 지자체의 미흡한 장마 대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씨는 “지하차도에 배수펌프가 있는데, 비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배전판 위치를 지상에 올리든가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지하차도를 지을 때 제방의 높이 등을 고려할 텐데, 그걸 감안하지 않고 물이 차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