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교권보호 외치는 교사들 과연 모두가 교권보호를 외칠 자격이 있는걸까요?(*10여년전 학폭 피해자입니다)

dobdob |2023.07.28 00:42
조회 321 |추천 6

안녕하세요.
판에 처음 글을 써보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저는 고3 시절, 이후의 인생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학교폭력을 당했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었는데,
그당시에는 학교폭력이나 학생인권이 그리 중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힘든 2차 가해를
당해야만 했습니다.
(학교 폭력 자세한 이야기는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멀어질 것 같아 자세히 남기지는 않을게요)

이미 10년도 더 지난 일이라 가해자들에 대한 감정은 많이 사그라들더라구요.. 그래 그땐 걔네도 어렸으니까하면서요. 그리고 더글로리가 한창 인기있을때 그 드라마를 보면서 스스로 떳떳하지 못할 그 애들을 생각하며 가해자들을 제 마음속에서 지웠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담임 선생님의 행동은 아직도..
큰 상처로 남아있어요.
30이 넘어 다 큰 성인이 되었음에도
아직도 저는 다시 고등학생이 되어 차가운 눈초리로
절 내려다보는 담임선생임을 마주하는 악몽을 끊임없이 꾸고 있어요.

그 당시 외고-명문대 졸업 후 임용고시를 단번에 패스한 신입 선생님이라고 본인을 소개하며 반장을 중심으로 본인한테 잘보이려 애쓰는 아이들만 예뻐하시던…(돌이켜보면 초임 교사가 왜 고3을 맡았는지도 모르겠어요)

학교 폭력이 일어난 후, 그 사람(선생님이라는 호칭도 붙이기 싫네요)은 본인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중재하겠다며 저와 가해자를 불렀어요.
저는 고3이였기에, 그저 이 일들이 더 커지지않고 빨리 종결되길 바랬고 그 사람이 어른으로서 도와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왠걸, 알고보니 가해자의 친이모가 현재 같은 학교 교직원이였고..

담임은 저에게 일방적으로 사과를 시키더군요..
기분 니쁘게 쳐다본 제가 잘못이라면서요…
(가해자가 제가 먼저 기분나쁘게 쳐다봐서 때렸다고 말함)

그이후, 교실에서 가해자와 그 무리들은 더 노골적으로 저를 괴롭혔습니다.
뒷자리에 우루루 앉아 분위기 조성하고
저를 타겟으로 자기들끼리 하는 말인듯
모두가 들리게 큰소리로 저를 조롱하거나 비방하는 행동……

너무 비참하고 그 자리에 버틸 수가 없어
가방을 매고 교실 밖을 나왔습니다.
마침 교실에 들어오던 그 사람을 마주쳤고.
그 사람 손을 잡으며 엉엉 울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교실에 있을수가 없어요 선생님
하면서요..
그 사람은 정말 차가운 눈빛으로 절 보면서
그럼 그냥 집에가
딱 이말 한마디만 남기고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전 그날 이후 2학기 내내 학교를 나가지 못했습니다.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자살시도를 하며…
원하던 대학도, 수능도 모두 포기했어요.

저는 이후 PTSD 진단을 받고 10년간 우울증 약과 상담치료를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이 외에도, 학폭 당일 저에게도 잘못이 있으니 집에 가서 부모님께는 오늘 당한 일을 말하지 말것을 종용/ 같은 반에 흡연자인 아이들을 잡겠다며 비흡연자인 나를 수업시간에 불러 1시간 이상 혼자 앉혀놓고 흡연자 명단을 써내라고 했던 것-이것도 제가 학폭의 대상이 되는 계기에 영향을 미쳤어요. 그 애들(가해자)은 제가 1시간 이상 교무실에 불려가 있으니 본인들이 흡연자인것을 일렀을 것으로 추측하였고 거기서부터 오해가 생김 등)

졸업식날..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학교에 갔고
그 사람을 만났는데..
수능 수험표를 주더라구요..ㅎ
보지도 못한 수능시험..눈물로 포기한 수능을…
수험표를 주면서..
수험표 들고 가면 할인혜택 주는 곳들이 많아서
챙겨놨다며..절 위한 선물인듯..
내미는 그 수험표를 바보같이 받아와서..
집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그런데몇년전, 페이스북이 유행일때,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고3때 동창들과 함께 만나 웃으며 찍은 사진을
그 사람은 자랑스럽게 업로드했더라구요.
첫 제자들이라 특별하다는 둥, 아직도 자기를 찾아온다는 둥 자기가 마치 엄청 좋은 교사였던 것 처럼..

그 피드를 보고 몇일을 악몽을 꾸다가 페이스북 메신저를 보냈어요. 그 사람한테.
왜 나한테 그렇게 했냐고. 어떻게 그렇게 자랑스럽게 그런 사진을 올릴 수 있냐구요.
당연히 답장은 없었어요.

그런 사람도 교권보호 주장하면서 단체에 가입하고
본인 권리를 주장하고 있겠죠??
요즘 선생님들 진상 학생과 학부모때문에
너무 고충이 많은건 알고 있어요.
저도 학부모들 상대하는 일 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한지 너무 잘 알죠..
하지만 과거 학생들 인권 짓밟던 수많은 교사들이
이번 이슈를 타고 본인의 교권 증진을 외친다는게 참..화가 나네요..

추천수6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