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집은 부유하지 않아 유일한 집 한 채,
연금 조금이 부모님의 노후 자금 전부입니다.
저에게는 동생이 둘 있는데
둘째가 백수로 1년 넘게 쉬면서도 씀씀이가 헤퍼
그동안 번 돈으로 쓰나보다 하고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그 와중에 투자사기를 당해 더 이상 카드 돌려막기를
할 수 없다며 부모님께 칠천만원을 갚아달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동생이 곧 30대 중반에 접어드는데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아
부모님께 갚아주지 말고 혼자 힘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주자고 하였지만 부모님은 결국 돈을 해주셨어요.
부모님은 집을 담보로 칠천만원을 동생에게 빌려주셨으나
동생은 그 후로 몇 달 동안에도 계속 백수로 지내
부모님이 거치금을 대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할 때 단 한 푼도 받지 못했고,
결혼 전 부모님이 집을 살 때 오히려 제가 돈을 보태고,
또 부모님이 주식으로 날린 돈을 제가 아직 갚고 있는데
동생에게 칠천만원을 떡 하니 해주시는 부모님께 화가나
그 이후 금전적인 지원은 절대로 없다고 선포했고
동생과도 연락하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저와 남편이 모은 돈으로
신혼 살림을 시작할 수 있었고
남편도 시댁 도움 받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또한 시댁에서도 제 사정을 알고
이해해 주고 계신 상황입니다.)
그런 동생이 지난 달에 취업을 했는데
매주 주말마다 대전으로 교육을 간다는 겁니다.
(사는 곳은 경기도 북부입니다.)
교육을 왜 주말에 받고,
회사가 서울인데 왜 대전까지 가는지 의아했지만
더 이상 동생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 물어보지 않았는데
남편이 동생 인스타를 보더니
동생이 대전에서 프리다이빙을 배운다는 겁니다.
(저는 인스타를 하지 않고
남편과 동생은 서로 팔로우 중입니다.)
거기다 주말에 외가에서 행사가 있는데
엄마는 동생이 교육 받으러 가야하니 차를 써야 해서
저 보고 외가에 같이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엄마에게 동생이 회사 교육이 아니라
프리다이빙 배우러 가는 거라고, 알고 있냐고 했더니
걔도 취미 생활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오히려 동생을 두둔하시더라고요.
(동생이 우울증도 있고 몸매도 뚱뚱한 편이며
디스크, 성인병 등 각종 질환을 달고 살아서
엄마한테는 아픈 손가락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빚이 있는데 그런 취미를 즐긴다는 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데
제가 자격지심에 화를 내는 건지
당연한 일에 화를 내는 건지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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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끔하게 혼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모님과 연 끊겠다고 했을때 주위 친척들은 물론,
남편조차도 저보고 너무 냉정한 거 아니냐고 해서
제가 인정머리 없는 사람인가 했는데
그냥 물어볼 필요도 없이 제가 알아서 손절했어야 했네요.
부모님 주식 빚은 결혼 전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을 때 생긴 빚으로
부모님 두 분 중 한 분이 자살시도 하셔서
그 때는 무서운 마음에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갚아야겠다는 생각밖엔 없었어요.
(부모님 두 분 다 지금도 일하고 계시고
매 달 그분들 월급과 제 돈 합쳐서 갚고 있었어요.)
그리고 어찌됐든 30년동안 키워주셨으니
효도하는 셈 치고 제가 갚아나갔던 건데
이제와 돌이켜보면 부모에게 이용만 당한 거 같아 씁쓸합니다.
그 때 남편과 연애 중이었어서 남편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당연히 결혼까지는 생각도 못하고 헤어지게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제가 경제적으로 숨통이 트일 때까지
남편이 묵묵히 기다려줬어요.
결혼 승낙 받으러 시댁에 갔을 땐 파혼당할 거 각오하고
제가 진 빚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오히려 시부모님께서 다독여 주시더라고요.
나중에 부모님 빚인거 아시고는 그냥 말 없이 안아주신
정말 좋은 분들인데 그동안 제가 못할 짓을 하고 있었네요.
남편과 생활비는 반반 각출해서 쓰고 있고
제 월급으로 결혼 전에 생긴 부모님 대출금과
시부모님 용돈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몰라 결혼 초부터 경제권은 남편에게 일임했어요.
결혼 후에는 그동안 갚던 대출금도 단호하게 끊었어야 했는데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넌 항상 집안의 기둥이다 소리를 들으며
살림 밑천 첫째딸로 몇십년을 자라온 터라 쉽지는 않겠지만
여기 써주신 댓글 보면서 마음 단단히 먹고
앞으론 내 가정에만 충실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