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싸우고 답답해서 글써봅니다
저는 20대 초반 대학생이에요
학비를 지원받고 싶지 않아 대출 받고 생활비는 알바하겠다고 했으나 아빠가 빚이랑 대출에 민감하셔서 악을 쓰고 반대하시는 바람에 학비는 지원받고 용돈은 제가 벌어서 다니고 있어요
학비 지원해주면 감사한줄 알아야지 왜 그러냐고 하실텐데 저는 아빠의 돈을 쓰는게 너무 불편해요
정확히는 아빠의 돈을 쓰면 아빠한테 입바른 소리를 못하게 되는 상황이 싫어요
짧게 설명하자면 저희집은 어릴적 아빠가 크게 사고치시는 바람에 유복한 집안에서 길거리로 나앉는 수준까지 어려워졌어요
엄마네 친정이 부유했는데 계속 도와주시다가 아빠가 계속 사고치고 끈기없는 모습만 보여주시니 엄마까지 손절 하셨다고 들었어요
제가 유치원생때 아빠가 지금 회사의 사장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이 아빠에게 일자리를 주셔서 밥은 굶지 않고 살았어요
그런데 아빠에게는 은인같은 분일지 몰라도 저랑 엄마한테는 아니었어요
아빠는 그분의 비서? 좋게 말하면 비서고 나쁘게 말하면 하인을 자처하며 온 가족이 굽신 거리도록 만들었어요
예를 들면 사장님댁에서 김장 하면 엄마가 전날부터 그 집에 가서 배추 절이고 김장을 하는거죠
그리고 조금 더 컸을땐 저도 같이 거들어야했고요
엄마는 저한테 하지말라고 했지만 엄마 혼자 고생하는걸 뻔히 아니까 애써 즐거운척 저도 따라가서 일을 거들곤 했어요
사장님 사모님은 말로는
개인적인 일 까지 부탁해서 미안하네~ 어린 딸 까지 일 시키려니 미안하네~ 우리 친구처럼 지내면서 서로 어려운일은 돕고 살자고~ 하셨지만 동등한 관계가 될 수 없다는건 어린 저도 알 수 있었어요
명절 제사에 음식을 같이 만드는건 당연했고 사모님이 어디 다치시기라도 하면 아빠가 눈치줘서 엄마가 병수발 들어야했고
제일 싫었던건 아빠가 노골적으로 그집 아들이랑 저를 엮으려고 했던거에요
동갑이니까 친하게 지내라며 억지로 붙여놨는데 걔가 얼마나 영악한지 게임 하나를 해도 자기가 늘 이겨야하고 만약 제가 이기면 난리가 나죠
부모님한테 가서 쪼르르 이르고 아빠는 집에와서 저한테 불같이 화를 내시는거죠
아빠가 부하직원이니까 자식도 부하직원이나 다름없는거라며 저에게 눈치껏 아부해서 콩고물 하나라도 더 얻어먹을 생각 하라고 하셨어요
본인이 굽신 거리기만 하는게 아니라 사장님 댁을 이용해서 조금이라도 더 이득 볼 생각을 하고 있는거라며 저에게도 그집 아들이랑 친해져서 나쁠게 없다고 말하셨어요
그렇게 아빠의 근속년수가 늘어갈수록 서로 집안 경조사나 속사정까지 다 알게 될 만큼 쓸데없이 가까워졌고가끔 여행이라도 같이 가면 운전은 늘 아빠, 잔심부름은 엄마랑 제가 하고 여행은 즐거우려고 가는건데 매번 자존심 상하는 일 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아빠도 열심히 살려고 그러시는거겠지 가족을 먹여살려야하는 가장의 무게가 더 무겁겠지 싶어서 아빠를 이해하려고 했는데 중3때 사건 이후로 더이상 아빠를 이해하고 싶지 않아졌어요
여름 휴가때 바다에 갔다가 심부름 하기 싫어서 자는척 했는데 그 집 아들이 저한테 뽀뽀하고 ㄱㅅ을 만지더라구요
너무 놀라서 소리도 못 질렀고 제가 눈을 떴는데도 걔는 죄책감이 전혀 없는 얼굴로 웃기만 했어요
보통은 미안하다던가 아무한테도 말하지말아달라고 비는게 정상이죠?
근데 걔는 우리 가족 전부를 자기 아랫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 죄책감이 없었던거겠죠
하루종일 고민하다가 밤에 아빠한테 말했는데 아빠가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저는 아빠를 믿고 기다렸는데 한참동안 말이 없길래 어떻게 된거냐 물었더니 아빠는 걔랑 얘기해봤는데 단순 실수였고 저에게 굉장히 미안해하며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으니 이쯤에서 그만하고 넘어가자고 하셨어요
실제로 걔한테 따진게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도 안꺼내셨을거 같아요
성인되면 독립해서 혼자 살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고 아빠의 도움 없이는 아직 홀로서기가 안되는게 자존심 상하고 괴로운 마음 뿐이에요
학비는 제가 벌어서 내는건 한계가 있으니 도움 받고 있지만 집에서 뭐 하나 먹는것도 마음이 불편해서 알바를 쉴 수가 없어요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1년간 돈 바짝 모아서 집
나갈때까지만 숨죽여 살자 싶었는데 이제는 걔 군대 면회까지 가게 생겼어요
저는 아빠한테 어디까지 실망해야할까요?
걔가 저 보고싶다고 꼭 면회오라고 자기엄마한테 말했나봐요
사모님이 저 대학생 됐는데 옷한벌이라도 해주고 싶다고 아빠가 감사하게 따라가라고 등 떠밀어서 백화점에 같이 갔다왔는데 40만원짜리 원피스에 저는 황송해야하고 면회 부탁까지 들어주게 생겼어요
제가 무슨 화류계 여자도 아니고 저보고 부대원들한테 저 예쁘다고 자랑해놨으니까 예쁘게 입고 오라고 했대요
사모님이 이 얘기를 웃으면서 하고 둘이 어릴적부터 사이 좋았으니까 시간 내서 면회 같이 가자는데 이집안 사람들도 어이가 없죠
아빠 뿐 아니라 저랑 엄마까지 싸잡아서 아랫사람으로 보는데 너무 화가나요
제가 아빠의 자식이니까 아빠 돈으로 컸으니까 저도 그런 취급을 받는게 당연한건가요?
아빠는 면회 갔다오면 50만원 용돈 주겠다는데 제 가치는 50만원인가봐요
아니 원피스는 40만원이었으니 합쳐서 저는 90만원짜리 인간이네요
아빠 때문에 자존심도 다 버려야하고 자존감까지 박살나서 아빠라는게 창피할 정도에요
차라리 엄마가 아빠를 손절하고 저랑 오빠 데리고 할머니댁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만 들고 요즘은 엄마까지 미워져요
제가 나쁜거에요? 제가 주제도 모르고 화를 내는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