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중인 30대 초반 커플입니다.
제가 예비 신부에게 말 실수를 크게 했는데, 예비 신부가 어떤 마음일지 짐작도 가지 않아서요 ㅠㅠ아마 가치관과 생각이 달라서 그런거 같은데, 제 말을 듣고 예비 신부가 어떤 마음일지 팩폭 해주시면 제가 예비신부를 좀 더 잘 달래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조언 부탁드려보고자 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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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실수 내용]예비 신부가 신혼여행을 유럽으로 가고 싶어했는데, 제가 신혼여행 가지 말거나 가까운데로 가자고 했습니다.프러포즈 선물이나 웨딩 밴드가 돈 아까우니까 팔자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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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정보]예비신부와 CC로 같은년도에 함께 대학을 졸업했습니다.그래서 사회생활 같은 연차이긴 하지만, 보통은 예비신부가 연봉이 높았던 적이 더 많습니다.지금은 제가 원천징수 기준 6000정도, 예비신부는 6500~7000정도 되는거 같습니다.그리고 저희 둘 다 저축을 많이 하는 스타일입니다.저 같은 경우 사회초년생 때 실수령 딱 200만원 일 때도 주말에 아르바이트 하면서 150만원씩 저축했었습니다.그래서 지금은 각자 경기도에 집이 1채씩 있는 상황입니다. 여자친구집이 신혼집, 제 집은 지금은 전세 주고 있는데, 곧 월세 전환 예정입니다.(다만, 저희 둘 다 집 사고난 이후에 좀 펑펑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비 신부와 저 둘 다 회사에 큰 야망 이런건 없고, 둘 다 가능하면 일을 안하고 싶어합니다.
이전 직장은 제가 8000정도였는데, 회사생활이 너무 지옥같아서 제가 못버티고 6개월만에 나왔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주변에 인정받으면서 마음도 편하고 너무 행복한 직장생활을 약 2년 가까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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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실수 경위]예비신부가 평소에 주변 직장 동료 이야기를 저에게 잘 얘기해주는데요.또래 직장 동료분들이 자기보다 연봉 낮은 남자는 도저히 못만난다고 그런 얘기를 자주 한다고 많이 들었습니다.이 때까지만 해도 저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요.
결혼준비 시작하면서 예비신부가 저에게 본인이 아기 낳고, 육아휴직하거나 일 그만두면제 월급만으로 3식구 도저히 못살거 같다고, 이직 준비해서 월급 더 많이 받는 곳으로 가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결혼하자마자 아이 낳을 것도 아니라 몇 년 뒤에 낳을거고, 저도 승진도 하면 좀 더 벌 수 있다.그리고 내가 지옥같은 회사에서 정말 힘들어하는 것도 옆에서 보지 않았느냐내가 지금 회사 만족하면서 잘 다니고 있고, 전 회사 6개월만 다닌거 포함, 이직이 많으니까 지금 회사에서 최소 3년 이상은 해야 다른 회사들도 좋게 봐줄거같다.이 회사에서 만 3년 다니면, 과장 승진 연차인데, 바로 승진 안되면 이직 바로 준비하겠다.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만 기다려달라.
이런 뉘앙스로 이야기했음에도 계속 제 월급만으로 3식구 도저히 못살거 같다고, 이직 당장 준비하라고 해서 기분이 좀 안좋았습니다.처음에 들을 땐 그렇게 기분 나쁘지 않았는데, 제가 설명했음에도 계속 똑같은 이야기 들으니 너는 돈 잘 못버는 남자야.이렇게 제가 들려서 기분이 안좋더라고요.
그러던 어느날 예비신부와 함께 산책하다가 또 제 월급이 부족하다고, 돈 더벌어야한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이 날은 저도 참다가 터져서, 애기 낳은 후 그렇게 돈이 없을거 같으면 지금 결혼하는 비용 다 줄여서, 차라리 투자를 하자고 얘기했습니다.그렇게 돈이 없으면 지금 명품같은거 사면 안되고, 우리가 산 명품 웨딩 밴드나 프러포즈 선물 같은 것도 팔아서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게 좋겠다고 얘기했습니다.아니면, 어차피 명품 가격이 계속 오르니까 나중에 필요할 때 팔아도 좋을거 같다. 이렇게도 이야기했습니다.
여자친구는 한 번 뿐인 결혼식, 신혼여행인데 너무 서운하다고 펑펑 울었고요.지금은 자기도 신혼여행 같은거 마음 떠났다고. 신혼여행 글자만 봐도 눈물나고, 이 마음으로 신혼여행 항공권 결제나 이런거 못하겠고, 하고 싶지도 않다고 하네요.지금은 별로 가고싶지 않고, "생각해보니 내가 돈 더벌어오라고 하는데, 신혼여행처럼 큰 돈 쓰는거 모순이네." 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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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실수 내용에 대한 제 생각]처음에는 분명 예비신부에게 명품 사주고, 함께 신혼여행 계획하는게 행복했습니다.저는 명품이나 여행 이런 부분 관심이 크게 없긴 하지만,프러포즈 선물이나 웨딩밴드 샀을 때 예비신부가 엄청 행복해하고, 그런 행복한 모습만으로도 뿌듯하고 좋았거든요.신혼여행도 예비신부가 열성적으로 알아보는 모습, 행복해하는 모습 보면서 저도 같이 행복했고요.
그런데 제가 돈 못번다고, 그 월급으로 생활 못한다는 내용을 계속 듣다보니, 그렇게 돈이 없으면 이제 이런 소비 하면 안된다고. 이렇게 제 생각이 바뀌어갔습니다.제가 돈 못번다고 생각되어 기분도 별로 안좋았고요.
부읽남 같은 분 이야기 들으면 투자에 자본금이 중요하다고, 결혼식이나 신혼여행은 하루면 끝나는 것들, 2주면 끝나는 것들일 뿐이다.어떻게 보면 허세일 수도 있다.결혼 생활에서 대부분 성격차이로 이혼한다.다만, 대부분 성격차이는 돈으로 극복이 가능하다.당장 하루면 끝나는 것들, 2주면 끝나는 것들에 돈을 많이 투자하지 마라.결혼생활은 평생이다.지금 자본금을 모아서 투자하면 찰나의 행복이 아닌, 결혼 생활 평생의 행복이 될 수도 있다.이런 이야기도 하시고요.
저도 이번에 월세로 전환하려고 보니, 대출 원리금보다 월세 금액을 더 받는데, 기분이 좋더라고요.그래서 나중에 예비신부가 애기 낳고 일 그만뒀을 때 이런 월세나 배당금이 우리 생활을 도와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저도 결혼식, 신혼여행 평생 한 번이고저나 예비신부가 돈 못모아본 사람들도 아니고, 다짐만 하면 저축 다시 잘 할 수 있으니, 결혼식까지만 돈 쓰자는 생각입니다.그래서 다시 신혼여행 계획 잘 잡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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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을 구하는 점]제가 이렇게 말실수 하고 나서지금 월급으로도 250만원씩 저축할 수 있다. 라고 예비신부에게 앞으로 생활비 계획도 보여줬고요.부업도 다른 아르바이트 찾았는데, 예비신부가 단순노동 말고, 생산적인 부업이나 공부를 하라고 해서 아르바이트는 일단 보류 상태입니다.
다만, 예비신부는 아직 이런 마음으로는 신혼여행 못가겠다고 서운해하는 상태인데,제가 이만큼 저축하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다. 라고 제가 얘기는 하지만 예비신부 마음이 풀리려면.. 핀트는 이 부분이 아닌거 같긴 하거든요..
오늘은 퇴근하면 예비신부 또 달래주려고 하긴 하는데,제가 좀 더 핀트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조언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신혼여행 유럽으로 가는 방향으로 예비신부 마음 잘 풀어주고 싶습니다 ㅠ_ㅠ
오늘 이렇게 글 적다보니,임신/출산은 예비신부가 하는거고 더 힘들텐데, 오히려 제가 먼저 나서서 부업이든 이직이든 알아보진 못할망정 말 잘못한게 후회가 되네요.아직 가장으로써 책임감이 없었던거 같아 반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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