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서 지우고 싶었는지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던 것 같아요.
6살 때부터 다니던 피아노 학원이 있었는데 어느 날 저보다 두 살 많은 오빠들 세명이 저를 어떤 방으로 불렀어요.
한명은 저랑 피아노 학원을 2-3년 같이 다녔던 터라 친한 오빠였고 두명은 그 오빠랑 친구인데 새로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던 것 같아요.
그 세명이서 저를 불러 제 소중한 부위를 만졌고 제가 하지말라고 했는데도 붙잡고 웃으면서 계속 만졌던 기억이 나요.
그 당시에 저는 부끄럼도 많았고 엄마를 무서워했었어서 (지금 엄마는 정말 좋은데 저 어렸을 때는 호랑이 엄마셨어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끙끙 앓았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멍청하게도 세네 차례는 더 당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야 제가 그 오빠들을 멀리하고 피아노 선생님 옆에 붙어있으려고 하면서 그 사슬을 끊어낼 수 있었어요.
30대가 된 저는 가정도 이뤘고 얼마 전에 딸아이를 낳았어요.
이 기억을 지우고 살고 있었는데 제 딸을 보며 문득 무서워지더군요. 제 딸이 제가 모르는 곳에서 같은 일을 당할까봐. 말도 못하고 저처럼 기억을 지우고 살까봐.
그 때 당시 어리고 순진했던 저는 성이라는 것을 알기도 전에, 성교육을 채 받기도 전에,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당했어요.
그 오빠들도 해봐야 11-12살이었을 것인데 아는 동생에게 웃으면서 그런 짓을 했어요.
갑자기 트라우마가 올라오며 덜컥 무서워지네요. 성폭행 뉴스들을 보며 더 무서워집니다.
제 딸에게 이런 경험을 되물림하지 않게하기 위해 언제부터 성교육을 시키고 경각심을 가지게 해야할까요.
저도 부모님에게 딱히 성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서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현명할지 경험을 공유받고 싶어요.
또한 딸과의 관계를 잘 다져서 앞으로 인생의 과정 속에서 혼자 끙끙 앓지 않고 자신의 고민을 나눴으면 해요.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작은 딸아이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