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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인데 저보고 억척스럽대요

ㅇㅇ |2023.10.13 22:26
조회 30,554 |추천 256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방탈 죄송해요 진짜 어디 말할 곳도 없고 도저히 털어놓지 않고서는 오늘을 못 넘길거 같아서 여기다라도 말합니다

저는 버려진 아이에요 천애고아라고 하는 게 맞는거 같아요 겨울에 엄청 추운 날 보육원 앞에 보자기 같은 걸로 둘러싸여서 있었다고 들었는데 태어날때부터 엄마 아빠가 없었던 거죠… 솔직히 어렸을 때 사춘기시절엔 그 말 듣고 나서 많이 슬퍼서 새벽마다 울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오히려 부모님이 있다가 없는것보단 나은 것 같아요 가져본 적이 없어서 뺏긴 거 같지는 않은 느낌…

어쨌든 저는 혼자 자랐어요 원장선생님이나 센터어른들이 많이 돌봐주시고 했는데도 아무래도 남이잖아요 진짜 가족이란 것과 다르잖아요 원장선생님도 다른 어른들도 각자 가족이 있으시니까요 그래서 솔직히 다른 애들이랑 비교했을때 저는 고등학생다운 느낌도 없고 천진난만하지도 않고 만사가 피곤해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열다섯살때부터 아는언니 식당에서 주방일 도와서 돈 벌었고 지금도 알바는 두개정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피곤해보이나? 남들 학원가고 공부할때 전 학교에서 좀 졸고 저녁에 일하러가야해서 서러울때 많았는데 그래도 대학 갈 생각이 있어서 열심히 돈 모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걸 누구한테 얘기한 적은 없는데요 늦게까지 안자고 논척 공부한척하면서 가정사 안들키고 싶어서 숨겼는데 다 티가 나나봐요

아 두서없이 횡설수설해서 죄송한데 혹시 주변에 이런 애가 있으면 티가 나나요?

저는 진짜 미디어에 비춰지는 어른 돌봄 없이 큰 애들 있잖아요 그 막 안 씻고 씻는 법 모르고 교복에서 냄새나고 싸가지없다 이런 편견일지 통계적인 사실일지 하여간 그런 생각들 안 들게 하고 싶어서 맨날 교복 빨고 잘못 말라서 냄새날까봐 자다 깨서 냄새맡고 엄청 신경쓰는데 단지 이런것만 신경써서는 안되나봐요

제가 뭘 해야해요? 친구랑 싸웠는데 저한테 억척스럽대요 제가 어떻게 해야 안 억척스러울 수 있을까요? 아니 고등학생이 억척스럽다는게 뭐지?

학교에선 이런 거 안 알려주잖아요 문학 푸는 법 미분하는법 5형식 해석하는법만 알려주고 이런 건 어디서 배워야하는 거예요? 아 진짜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부끄러워서 물어볼 곳이 아무곳도 없어요

옛날에 중딩때 애들한테 저 불쌍하니까 괴롭히지 말고 잘해줘라 하는 걸 엿들은 이후로 선생님들한테 폐끼치기 싫어서 잘 못물어보겠어요 저는 뭘 배워야됐어요? 엄마랑 아빠는 자식한테 뭐 알려줘요? 아 너무 광범위한가

책에서 읽었는데 걔도 엄마 아빠 잃어버린 앤데 세상사람들이 식구라는 이름으로 자길 따돌리는 기분이래요 근데 저는 그게 너무 이해가 가요 왜 저는 혼자일까요? 기댈 곳이 없어서 뭘 버팀목 삼아 살아가야할지 모르겠어요 집에만 오면 눈물이나요

학교 애들이 네이트판 보던데 그래 나 고아야 그래서 억척스럽게자랐어 도저히 못숨기겠다 근데 그럼 좀 알려주지 그랬냐? 나한테 억척스럽다고 하지말고 이건 이렇게 하라고 알려주지 난 내몫 안뺏기고 사는법밖에 못배웠는데 하…. 너무 속상해요
추천수256
반대수2
베플ㅇㅇ|2023.10.13 23:44
괜찮아 아가 억척스러운거 아니고 씩씩한거야 기특하네 잘커줘서 아줌마가 다 고맙다..많이 힘들지? 노력해도 저런말 들으니 속상하지? 그래도 이것만 기억해주길 바래 너의 인생에서 슬픔과 고통이 먼저 왔듯이 기쁨과 행복도 그 아이 보다 먼저 올거야..그 앤 아직 사회의 쓴맛을 못봤으니..^^ 그래도 너무 본인을 힘들게는 하지말자~~
베플ㅇㅇ|2023.10.14 10:01
친구랑 싸웠는데 그 소리를 들었다면, 그거밖에 쓰니 흠잡을 게 없단 소리잖아요. 뭐든 완벽한 사람은 세상에 없겠죠. 인성더럽다,쪼잔하다, 비겁하다보다 억척스럽다란 거 좀 괜찮은 흠 같은데요. 그나이때 조금 어리숙해도 학생이라 봐주고 가족들이 챙겨주지만 쓰니는 스스로 챙겨야하니 손해보는 것에 민감하고 다른 애들처럼 내것 나누며 편하게 지낼 순 없지요. 어른들은 그걸 철들었다고 표현하기도 해요. 어린나이에 안쓰럽지만 그냥 일찍 철든거에요. 그렇게 내 것 쌓고 나 자신을 이뤄가면 나중에 어른이 됐을 때 주위를 둘러보고 챙길 여유를 갖게 될 거에요. 다른 사람의 약점을 찌르는 못된 친구보다 내가 못 가진 것을 채워나가려는 학생 마음이 더 귀하니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요.
베플|2023.10.14 15:51
너같이 사는 걸 억척스럽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거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각이 다르고, 그걸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니 미숙한 나이에 한마디 들었다고 주눅들지 말렴. 아직 너도 걔도 자라는 중이고, 배울 게 많고 실수도 잦고 하지 않니. 그러니 표현이 적확하지 않을 때도 많고, 그걸 받아들이는 데서 에러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억척스럽다”는 말에 대해 너무 꽂혀 있는 것 같은데 그거 별거 아니다. 그게 좋을 때도 있는 거야. 강단이 있고 끈질기고 굳센 것도 억척스럽다고 보일 수 있어. 걍 말이 아다르고 어다른 거야.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해라는 것은 오해의 총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었지. 인간이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은 굉장히 러프하고 원시적이어서, 그것에 의해서 상처받거나 좌지우지될 이유가 전혀 없다.
베플ㅇㅇㅇ|2023.10.13 23:05
넌 지금 잘하고 있어….
베플00|2023.10.13 23:04
억척스러운 거 나쁜 거 아냐. 부지런하고 검소한 거니까. 물론 친구들 말에는 약간의 비아냥이 섞여 있긴 하지만 쓰니 입장에선 계속 그렇게 살아야 해. 그래서 물질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성공해야 남들이 함부로 하지 못해. 자수성가한 사람들 이야기 들어 봐. 젊었을 때 다 그렇게 억척스럽게 살아서 성공했다고 하잖아. 아마 지금 쓰니 친구들도 쓰니가 억척스럽게 살아 자기들보다 빨리 자리를 잡으면 부러워서 미칠 걸. 참고로 우리나라가 못 살던 시절엔 건설적인 뜻으로 '억척 여사' '억척 처녀'라는 말이 쓰이기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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