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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직장동료가 결혼하자고 합니다.

콩밥 |2023.10.15 02:35
조회 5,699 |추천 0
항상 눈팅만 하다 글을 써봅니다.
저는 30대 초반 평균적인 외모의 남성으로, 2년 좀 넘게 외국에서 일을 하다 올해 초 귀국해서 현재는 쉬고있는 상태입니다.외국에서 일하는 2년동안, 한국에서 연락했던 사람은 손에꼽을 정도이고 , 그마저 몇 개월에 한번씩 했습니다. 제가 연락을 원체 안하고삽니다.한국 돌아와서 몇개월간 저한테 일어난 일들은, 글을쓰는 지금도 믿기가 힘듭니다. 이 글을 읽고, 몇분이나 제 말을 믿어주실지 모르겠습니다. 
9년전 직장동료인 A씨가 자기와 결혼을 안해주면 XX을 하겠다고 합니다.처음 들었을때는 30분간 손발을 덜덜떨면서 울었습니다. 그렇게 눈물이 계속나온다는게 신기하더군요. 살면서 그렇게 울어본적이 없었습니다. 우는 걸 창피하게 여기진 않지만, '남자가 펑펑울면 좀 그렇다'라고 생각해온 제가 이렇게 펑펑울줄은 몰랐습니다.안 받아주면 XX을 하겠다는 소리는 귀국한 이후에도 계속되고있고, 저는 혹시라도 A씨가 나쁜 마음을 먹지는 않을까 처음에는 여러날 펑펑 울고 불안해서 일상생활도 불가했지만,이제는 불안한 마음 반, 시큰둥한 마음이 반입니다. 9개월 넘게 들어왔거든요.
A씨는 본인이 저를 좋아한다는 표현을 다른사람들을 통해 전달했습니다. A씨의 지역사람들이 저를 마주치거나 제 곁을 지나갈떄 한마디씩 하고갑니다. 'A가 아깝지~' 
A씨는 9년전 제가 첫 직장 재직당시,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이자 동기였습니다.저는 A의 근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9년전 직장동료들과 연락을 안한지 7년이 넘어가는 상태입니다. 9년 전 직장동료였을 당시에도, A씨와는 개인적으로는 연락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동기라서 단톡이 있었던 정도입니다.처음 입사해서 6개월간만 같은 사무실에서 일했고,저는 다른 사무실로 발령이 났으며, 그 직장은 2년정도 일하다 그만두었습니다.
A씨는 같은 사무실에서 일할 당시, 저한테 호감이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옆 자리 사람하고 이야기하는걸 멀리 떨어진 자리에 있던 제가 들었습니다. 자리가 끝에서 끝이라 제가 못들을 거라 생각했던거 같습니다. 그 이야길 듣고 모른척할까 말까 고민을 하다, 카톡으로 대시를 했습니다. 모르는척하는게 비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백은 했지만 속으로는 거절당하길 바랬습니다. 좋은 사람인건 맞지만, 굳이 대시할 정도로 제가 호감을 느끼진 않았거든요.작은 시골동네라, 소문이 금방퍼져, A씨 추문이라도 날까, '제가 좋아했지만 못나서 자기가 찼다'는 식으로 얘기가 돌길 바랬습니다.A씨의 자존감을 존중하고 싶었던 제 치기어린 행동이었습니다.고백의 내용은 '좋은 사람인거같아 한번 만나보고 싶다. 지금 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못하나, 기다려주면 앞으로 계속 발전하는 사람이 되겠다'였습니다. A씨는 카톡으로 한, 제 고백을 거절했습니다. 
그 때 당시, 저는 사무실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었습니다.일 시작한지, 1주일 정도 됐을때, 직속계장-과장 라인으로 전자결재를 올린게 있었습니다. 사무실에 둘이 있었을떄, 과장이 저를 부르더니, 이런식으로 문서를 작성하면,아버지 가방끈이 드러난다라고 하더군요.(6개월 후, 다른 사무실로 발령이 났을때, 동기한명이 있었지만, 입사초였던 제가 작성했던 문서보다 훨씬 서식이 자유로웠지만 결재 올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20대 초반이었던 저는 발끈해서, 저를 욕하시는건 상관없는데, 제 아버지 가방끈을 얘기하시는건 좀 아니다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마침 그때 사무실 사람들이 들어왔구요. 과장은 갑자기 발끈해서, 내가 언제 니 아빠 가방끈 얘기를 했냐며, 제가 잘못들은 거라고 저를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갔습니다. 사무실 사람들은, 그 과장이 그럴사람은 아니다라고 생각을 해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했구요. 그 이후 사무실 내 다른 직원과도 크게 싸웠고, 왕따를 당했습니다. 
그런 분위기라 제가 위의식으로 고백을 했던거구요. 따돌림으로 자존감도 많이 낮아진 상태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연애를 하고싶은 마음도 없었고 그럴만한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도, 제 생애 가장 힘들었던 5개월 이었습니다. A씨가 제가 힘들때 힘이 되어준것도 아닙니다. 철저하게 방관했습니다. 그 5개월간, 저는 밥도 거의 편의점에서 혼자 사먹었습니다.6개월 후 저는 다른 사무실로 발령이 났고, 1년 6개월 정도 다른 사무실에서 일하다 그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A씨는 제 동기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할때는 동기모임에 나가기도 했었는데, 다른 사무실로 발령이 난후에는 제가 동기모임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A씨와 얽히고 싶지 않았습니다. 고백이후로 한 A씨의 행동들이 조금 이상했거든요.예를 들어, 회식때 A가 제 맞은편에 앉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고등학교 선배님이 자리에 합석을 하게되서, 저한테 소개팅을 시켜주겠다고 하더군요.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는 소리인지라 저도 맞장구를 쳤는데, A씨가 정말 바르게 고쳐앉은 자세로 미동도 없이 빤히 쳐다보더라구요. 솔직히 속으로는 조금 소름끼쳤지만, 겉으로는 티 안내고 넘어갔습니다. 그 일 이후, 다른 사무실로 발령이 난 이후에는, 동기모임에는 더이상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 고백 이후, 직장 동료들, 동네 주민들은 저 들으라고 한 두마디 지나가는 식으로 하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A가 아깝다', 'A가 불쌍하다' 식의 얘기입니다. 직장동료중엔 A씨와 같은 친척들도 있었습니다. 좁은 동네거든요.한 사람이 한두마디 해도, 그 인원이 몇십명을 넘어서 몇백명이 되면 정말 기가 질립니다. 저는 수백 수천번을 들었거든요. 스트레스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직장을 다닐 당시에는 혹시 소문이 더 크게 날까 계속 참았었습니다. 정말 작은동네라 조그마한 이슈도 금방 소문이 났거든요. 그 A씨가 추문없이 좋은사람 만나서 행복한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직장을 그만두고도 이런 말들이 계속되서 되받아치면 ,'노인네가 한두마디 할수있다'는 말로 저를 문제가 많은 사람으로 몰아갔습니다. 이런일들로 저는 그 지역에 정착했던 부모님과는 따로 살려고 노력했었습니다. 
그 직장을 그만두고, 그 지역을 떠나도, 제 얼굴을 어찌 아는지 'A가 불쌍하다' 이 소리를 종종 들어왔습니다. 들을때마다 무시했구요. 저는 A씨 얘기를 친한친구 가족들한테 조차 한적이 없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A씨와 엮이는 거 자체도 싫었고, A씨가 좋은남자 만나서 결혼했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습니다.그러던 2019년 쯤 날씨가 쌀쌀한 계절이었습니다.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저희 지역 재활병원에 입원을 하셨고, 큰고모가 간병하시고 제가 매일 출근도장 찍으면서 할머니 간병을 한달간 도왔었습니다. 저는 당시 몇주 뒤, 군입대를 앞두고 있던 시기여서 집에 있었습니다. 거기서도, 그 지역노인네들은 A얘기를 제가 지나가면 하더군요. 꼭 큰고모나 부모님이 없을때, 저 혼자 있을때만 그랬습니다.'그래도 저나이때 간병하기가 쉽지 않은데, 쟤랑 잘해보지 왜 고백을 거절해서는....', 'A가 아깝다' 이런 말들이었습니다. 저는 5년동안 그런말들을 들어와서, 그러려니 하고 무시하면서 간병을 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 재활운동 하시는 곳에 데려다 드리고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옆에 노인분이 그러시더군요. '에휴~ A가 불쌍하다.' 저는 할머니가 하반신이 마비된 상황에서 간병을 하는 저를 두고 , A가 불쌍하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걸 들으며, 정말 눈깔이 뒤집어질 정도로 분노했습니다.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일하면서 알게된 비리를 한가지 폭로했고, 그 할머니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잡아뗐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청각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오시다, 뇌졸중으로 하반신 마비가 되셨습니다. 그런 분을 간병하는 사람 앞에서 A가 불쌍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귀국이후, 동네 치과를 방문했는데, 한 간호사가 '자기 할머니 욕한것도 아닌데 오바야' 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군요. 저한테 하는 얘기겠지요. 과연 제가 오바를 했던 걸까요?
2년간 외국생활하면서 A씨는 잊고지냈습니다. 저는 외국에 나가서 못했던 연애도 하고, 일도 하다 귀국을 했습니다. A씨 일은 아예 생각조차 안했습니다. 그런데 9년이 지난 지금, '결혼해달라' '안받아주면 XX을 하겠다' 라고 합니다. 저는 A씨가 9년동안 누구와 연애를 했는지, 결혼은 했었는지, 모르고 알고싶지도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저한테 지금 일어나는 상황이 현실인지 꿈인지도 분간이 애매한 상태이고, 믿기지도 않습니다. 워낙 믿기지도 않는 얘기고, 많은 분들은 저를 정신병자 취급할수도 있을겁니다. 저는 지극히 평범한 배나온 30대 남성입니다. A씨가 왜 이렇게 집착을 하는지 전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두서없이 너무 막썼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0
반대수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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