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냥 하소연입니다...
제가 24살 때... 처음엔 1년 후배인 이친구를 대학교에서 부전공 수업을 듣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얼굴만 데면데면 아는 상태로 몇 개월을 지내다가 학교에서 해외봉사를 가게 되었고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과 스스럼없이 대하는 성격에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시험기간, 도서관에서 1시간을 넘게 턱을 괴고 같은 자세로 집중하고 있는 걸 보며 반했으며
그렇게 좋아하게 됐고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취직 준비를 하며 볼품없을 때 다른 곳에 눈 돌리지 않고 곁에서 저를 사랑해주었으며
이친구가 시험 준비를 하고 있을 땐 제가 눈 돌리지 않고 곁에서 사랑을 주었습니다
서로 곁을 지켜주고 응원을 하면서 지내다 제가 집에서 나와 독립을 하게 되었고
제 집에서 같이 지내는 날들도 많아졌습니다
자연스럽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당연히 결혼하겠지 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실제로 그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태로 2년을 보냈고 서로의 생활패턴, 습관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활패턴과 습관들 때문에 정말 많이 다퉜고 화해하길 반복 했습니다
쓰레기는 식탁에 놓지 말고 휴지통에 넣어줬으면 좋겠어,
양말, 수건, 속옷은 일반 옷과 다른 빨래통에 놔줬으면 좋겠어,
짜증내면서 말하지 말고 좋게 말해줘 등등
집안일은 제가 하기에 주로 집안일과 관련된 사소한 것들로 시작된 싸움과 기분 상함이 반복되었고
지금 내가 참으면 언젠간 고쳐지겠지,
힘들어서 그렇겠지 생각하며 버텼습니다...
물론 이친구도 저에게 불만이 많았을 겁니다
집에서 비생산적인 활동인 게임을 하고 있는다거나
주말 아침에 10시까지 잔다거나
제가 먹는 걸 좋아한다거나....
이친구의 표정이나 행동에서 제 이런 것들을 싫어한다는 걸 느꼈어요
짜증이나 불만의 표현이 표정과 행동에서 확실히 드러나는 사람이거든요
이렇게 2년을 연애를 해보니 안 되겠더라고요...
깨달은건 제가 그렇게 마음 넓고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거였습니다
고마워, 미안해, 고생했어와 같은 기본적인 인사와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누구나 할 법한 당연한 것들을
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감과 불만만 커져갔고
어느순간 돌아보니 사랑의 감정은 없고 의무감과 정으로 바뀌었더군요
불만들을 말도 해봤습니다... 그때뿐이에요 바뀐다는 말과 알겠다는 말...
사람을 바꾸려고 했던 건, 기다리면 바뀌겠지라는 생각은 정말 제 오만이었습니다
혼자 꽤 오랫동안 생각 했습니다 상대방은 모르게요 그 결과 제가 떠올린 선택지는 2개였습니다
제가 모든 걸 포기하고 같이 40년을 넘는 기간을 살든가
그냥 솔직한 마음을 말하고 각자 인생을 살든가...
첫 번째 선택지는 사실 확신이 없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제가 참고 포기하고 살겠다고 생각을 해도
언제든 상황에 따라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두 번째 선택지는 가장 확실하지만
20대를 저와 보내 준 이친구한테 너무 미안한 감정이 들어요
그리고 8년간 서로 힘들고 슬플 때, 기쁠 때 함께 보낸 추억과
그 시절 서로 했던 약속들이 떠오르고 그동안 든 정이 계속 걸립니다
전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헤어지고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아도 괜찮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친구는 아니에요 그래서 두 번째 선택을 고려할 때 더 미안합니다
제가 인생의 황금기를 낭비시켰다는 사실에요...
선택은 해야겠죠... 정말로 이친구를 생각한다면
첫 번째든 두 번째든 최대한 빨리 선택하는 게 좋을테니까요
그냥 이런 고민을 어디 털어놓을 친구도 없고 조언을 구할만한 곳도 없어서 여기 털어놔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