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여성입니다.얼마 전 아버지께서 오랜 지병으로 병사하시게 되었고 현재 장례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인데요. 남은 엄마와 저 두 사람 모두가 분노했어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글 남깁니다.아버지께선 4남매 중 차남이신데 형제와 누나를 포함해 3명 모두가 장례식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전화로 말을 하더라고요.
그것까지는 그려려니 했습니다. 장례 치르는 저희 집이 먼 것도 있었고 아버지께서 생전에 형제들을 굉장히 챙기셨습니다. 그런 만큼 직계 친척이고 아버지의 형제자매들이기에 그것까지는 이해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계좌로 차례대로 부의금이 들어온 게 가관이네요.2명이 10만원씩 보냈고 1명은 아예 안 보냈습니다. 장례 끝나고 나서는 연락도 안 되네요.제가 이토록 억울한 이유는 저희 아버지께서 친가를 위해 엄청난 고생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자마자 집안이 몰락하면서 그 빚을 큰아버지가 가정을 꾸리신 탓에 아버지 홀로 갚으며 생활했고 전부 혼자 다 갚으셨습니다. 작은아버지께는 집 사는 돈까지 보태 주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장남인 큰아버지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할 때 당시 부사관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던 아버지께서 상관과 이어진 인맥으로 큰아버지를 베트남에 가지 않게 해 주었다고 하니 생명의 은인이기도 합니다. 결정적인 가족들의 분노는 1억 일 때문인데요. 아버지께서 작은아버지에게 아버지께서 빌려 주셨었다고 합니다. 1억 관련한 이야기는 이번에 어머니께 들었는데요. 투병하시기 전까지 그렇게 일을 하시던 이유가 1억 때문이었습니다.
빚 때문에 빌려 주었다고 하는데 관련된 일로 연락이 되는 친척에게 전화하자 돌아가시기 전에 갚았으니까 그걸로 되지 않았냐고 대답하는 걸 보고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심보가 너무나 배은망덕하고 괘씸합니다. 자기 친형제를 저렇게 대할 수가 있나요? 제가 못돼처먹은 건가요, 저 집안이 제정신이 아닌 건가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장례를 끝마치고 난 지금까지 분이 쉽게 삭여지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부의금 때문에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는 저 몰염치함에 화가 납니다.
+추가오해하는 분들이 있으실까 말씀드립니다. 저희 집은 부유해요. 제 대학도 학자금 대출 없이 나왔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늦게 결혼을 하신 만큼 두 분 모두 그만큼 미리 모아둔 재산이 많으시기도 했어요. 어머니가 일을 그만두셔서 아버지가 외벌이 하셨는데도 워낙 그간 아껴 사셨던 만큼 저축하는 분이라 돈도 많이 모았습니다. 돌아가신 뒤 연금도 나오시고 외벌이셨어요. 이 일과는 별개로 저희 아버진 가장으로서 저희 식구 잘 챙기셨습니다. 그렇게 자기 형제들 챙기시고 현금만 2억 가까이 유산으로 남기셨고 대출액 없이 부동산도 두 채 있어요.
이 사건으로 인해 제가 화가 났던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닙니다. 가계는 아버지가 알아서 처리를 하셨기 때문에 충분히 넉넉하게 생활할 수 있을 정도에요. 제가 화난 이유는 아버지가 형제를 아꼈던 마음을 짓밟은 그 형제들이라는 사람들의 언행과 행동 때문입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어머니가 대리효도 한 적도 없어요. 아버지가 자기 형제 챙기신 건 맞지만 대신 어머니는 제사를 지내지 않으셨어요. 명절에 저희는 집에서 지냈고 별도로 조부모님 기일마다 아버지 홀로 올라가셔서 알아서 처리하셨습니다.
+추추가많은 댓글과 조언 감사드립니다. 고민하다 어머니의 지병을 밝힙니다. 제가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유전적인 신장 관련 질환이 크게 악화되어 결국 퇴사하신 뒤 치료를 받으면서 시댁에 양해를 지속적으로 구했어요. (지금은 많이 호전되심) 그때부터 아버지가 외벌이 하셨고요. 병을 지속적으로 치료하셔야 했고 김해와 서울 사이가 너무 멀기도 했습니다. 병에 앞서 어머니가 명절에 소홀하셨던 것 맞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어머니를 간병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본 입장에서 아버지가 형제에게 바쳤던 진심을 무시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고 그만큼 울분이 가라앉지 않아 글을 올렸던 거였어요. 그냥 말씀대로 연 끊는 게 답이긴 하겠죠.....
후기글 올렸습니다.https://pann.nate.com/talk/371286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