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하시는 아버지를 둔 딸입니다.
오늘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가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아버지는 지금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수도권 국내 최고 명문대에서 공사를 맡아서 하고 계시는데, 점심 시간에 대학교 식당에 가서 밥을 드십니다.
대부분 대학 주변들이 으레 그렇듯, 주변에 다른 식당도 마땅히 없고, 작업자들은 얼른 식사 끝낸 뒤 바로 다시 현장에 가야하기 때문에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방학 기간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날씨도 날씨인지라 나가서 먹을 여건이 어렵다는데...
작업복 입은 채로 대학교 식당에서 식사 좀 했다고 민원이 들어왔답니다.
아버지는 성격도 깔끔하시고, 저희 집안에서 제일 부지런한 분이십니다. 위생을 신경쓰시는 분이라 당연히 먼지도 잘 갈무리하고 식사하러 가시는데...
공사 담당자는 대학교 측에서 민원이 들어오면 입장이 곤란해지니 식당에 가지 말라고 했더랍니다.
이 추운 날씨에 바깥에서 궂은 일 다 도맡아가며 공사하시는 분들이 식당에서 깽판을 친 것도 아니고, 오물을 쏟은 것도 아니고, 그저 얌전히 식사를 한 것 뿐인데... 작업복 차림으로 식당에 들어온다고 민원을 넣는다니요.
이게 말이나 됩니까?
국내 최고 명문대 사람들은 건설업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밥도 먹기 싫다는 걸까요?
당신들이 있을 따뜻하고 안락한 공간을 만드는 게 저희 아버지 일입니다. 저는 살면서 아버지 일이 부끄럽다고 여긴 적도 없고, 오히려 자랑스럽기에 친구들이 아버지 직업을 물어보면 당당히 말합니다. 국내에 있는 큰 대학, 빌딩 등 멋진 건물들에도 저희 아버지 손길이 닿아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명색이 국내 최고 명문대라는 곳에서 아버지가 이런 취급을 받았다고 하니 열불이 나서 속이 터질 것 같네요... 그들의 부모들은 멋드러진 정장만 입고 다녀서 작업복 입은 사람은 사람으로도 안 보이는 걸까요...? 코피 터지게 공부했던 만큼 인성도 공부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비아냥 거리는 것이 썩 기분이 좋진 않지만... 속상해서 괜히 투덜거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