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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잘한 결혼인가요?

ㄴㄹ |2024.01.03 05:03
조회 13,311 |추천 64

안녕하세요.
톡톡 가끔 들어와서 울고웃고 하는데
요새 제 주변도 그렇고 결시친도 그렇고
연애 나 결혼 고민이 많은거 같더라구요.

주제넘을지도 모르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이런사람도 있다 몇자 적어봐요.






20대초에 가족의 사기, 주식, 다단계 등등 이유로
학자금 대출받아 생활비 벌어가며 대학을 다녔어요.

항상 알바에 학점관리에 논문에
축제 한번 즐긴적 없고 연애는 당연히 사치라 생각했구요.

힘들어서 휴학하고
일당13만원주는 5m 위에 올라가는 지방 현장일 하다가
질투하고 괴롭히는 사수랑 합숙하다 우울증 걸려서
삶의 목표도 잃고 방황하기 시작했어요.

못하는 술 담배에 쪄들어선..
햇살 눈부신게 싫어 이불 머리 끝까지 덮어쓰고
해떨어질때까지 꼼짝 안하고 살고 그랬었죠..






그러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사나 싶어
정신과도 다니고 상담도 열심히 다녔어요.

재적당할 뻔 한거 복학도 하구요.
친구들이 학교라도 일단 졸업 해두자고
설득해주고 같은얘기 항상 잘 들어주고 .. 참 고마웠죠.







시작은 사수때문이었는데
상담하다 마지막은 부모 문제도 있더라구요.

부부싸움에 아버지가 폭력이나 위협하시면 항상
중간에 껴서 동생도 달래고 엄마 하소연도 들어야했거든요.

하도 어릴 때부터 집안 해결사 역할을 하다보니
그게 당연한줄 알다가 20대 중반이 되서야 깨달은거죠.
그게 내 일이 아니라는 걸 ..




원망해봤자 혈연이라 끊어내기도 어렵고
앞으로 나의 포지션과 나의 미래에 대해 고민했어요.
강의도 듣고 책도보고 상담도 꾸준히 받고

그렇게 20대 후반즈음
드디어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
제 인생을 살기 시작했던거 같아요.


연애도 시작했구요
몇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속이 감정없는 사람같이 비어있던 제가
덕분에 많이 울고 웃고 했던게 새삼 감사하네요.






그사람들과 헤어진건
제가 가장 문제였다 생각했어요.
집안 문제가 일단락 되었지만
결혼까지는 자신이 없었거든요.


결혼할 나이되고
여기저기 소개는 많이 들어왔지만
준비도 안된 내가 감히 어떻게 결혼할까 싶어서
한 몇년은 연애를 또 쉬었죠.



그러다 어느날
친구가 궁상떨지 말라고 밀어부쳐서
한 사람을 소개받았어요.


가볍게 오랜만에 설렘이나 가져보자는 맘으로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도 가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더라구요.

다행히 제말에 잘 수긍하고 심성도 착한 사람이라
사람 하나 살리자는 심정으로 인생최대 도박을 감행했죠.

제가 무일푼에 오히려 학자금 남아있다고 했는데
그사람이 자기가 전세 할정도는 된다며
나이도 찼으니 서둘러 결혼하자고 했거든요.



그사람이 벗어나고 싶었지만 방법을 잘 몰랐기에
처음에는 색칠공부도 사주고 심리학책도 사주고
결혼후에는 상담도 같이 다니고 그랬어요.


다행히도 그사람은
처음 색칠공부를 하며 무언가 풀어지는거 같다했어요.
상담 하고 나서는 부모와의 잘못된 관계도 이해하게됬구요.

몇년 지나니 부모와의 적정선을 스스로 가지게되었고
표정부터 사람이 많이 편안 해 보이더라구요.

어느 날 제가 요즘은 어떠냐 물으니 행복하다네요.
저한테 사랑많이 받는다 생각하니 자존감도 올라가고
돈버는 이유도 생기고 보람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이 사람 만나서 부모와의 관계가 많이개선되었구요.
집안에 있던 각종 사건사고도 마무리 되고
곧 둘을 닮은 아이가 탄생예정이라 많이 안정되었어요.



두 집안의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정서적으로 안정되기까지
돌이켜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준 거 같아요.



아직 결혼하고 몇십년 안되었지만
이만하면 제 인생 첫 도박이 성공적이었다 생각해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너무 재고 따지고 스스로 괴롭히지 말고
혼자 세상 짐 다 짊어지고 힘들어하지도 말고

서로 보듬어주고 부족함 채워줄 수 있는
꼭 맞는 짝 만나 행복하게 사시길 바래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추천수64
반대수2
베플ㅇㅇ|2024.01.04 14:37
본인이 스스로 행복하면 된거지만, 막줄이 좀 그렇습니다. 사람들에게 섣불리 내가 지금 행복하니 너도 재고 따지고 힘들어하지 말길 바란다, 라고 쓴 내용이 말입니다. 쓰니말대로 결혼은 도박이라, 모든 사람이 쓰니같이 살아지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재고 따지고 괴로워 하는 것도 어느정도 이유는 있는거라는 거지요. 쓰니가 현 남편을 만나기전에 그러했듯이 말이죠. 보통 운좋아서 좋은 결혼을 하신분들이 (특히 여자분) "내가 이랬으니 너도 나처럼 이렇게 하면 행복을 잡을거야" 라는 식으로 주변에 말씀하시는 오류를 보입니다. 심정은 이해하나, 쓰니가 가진 좋은 운은 말 그대로 쓰니만의 것입니다. 그게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돌아갈 만큼 통계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확률이 큰건 아니에요. 현재의 행복을 맘껏 누리는 모습은 참 보기좋아보이지만, 그럴수록 겸손한 마음을 가지시길 권해드립니다. 본인이 행복을 찾은 잣대로 사람들에게 섣불리 권면하려는 마음만은 가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쓰니 본인이 현재 어렵게 가지신 행복이 더욱 빛날거라고 봅니다. 앞으로도 쭈욱 그렇게 행복하게 지내시길 기원드립니다.
베플ㅇㅇ|2024.01.03 07:29
당신의 인생 가치(결혼에 대한 잘잘못)를 남의 입에서 정하려 하지마세요 그대가 행복하면 그만입니다
베플|2024.01.04 04:55
저도 연애하면서 표정 좋아졌다는 소리 많이 들고 결혼했어요 ㅎㅎ 서로 보듬어 줄 수 있는 결혼이 잘한 결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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