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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이거

ㅇㅇ |2024.01.15 11:22
조회 113 |추천 0
존경하는 교장 선생님 그리고 교감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중등부 3학년에 재학중인 김지아의 엄마입니다

지아는 어릴때 30주 조산아로 태어났고 이후 두돌부터 발달장애가 있었으며 갖은 알레르기와 신체능력 저하로 인해 종합검사를 하여서 7세때 서울대병원에서 자폐성장애 3급과 경계선지능 그리고 ADHD를 진단받았습니다

지아는 언어성 지능이 90수준으로 읽고 쓰기에 문제가 없고 대화도 잘통하여 언뜻 보기에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체육과 수학 수리력을 관장하는 동작성 지능이 50 이라는 웩슬러지능 평가를 받아 평균 지능 70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시절 수백권의 책을 읽었고 노력하여 초등학교와 중학교 매년 독후감 대회와 백일장 대회에서 수상을 할 정도로 글쓰기에 뛰어난 아이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일본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동경한국학교 중등부 입시가 있다는것을 그때 처음 알고는 온가족이 초비상이 걸려서 마음을 졸이며 곱셈 나눗셈 부터 하루 4시간씩 아빠와 같이 매일 공부한결과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중학교에 입학할수 있었습니다

자폐성향과 동작성 지능이 낮음에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투철한 지아는 중학교에 들어와서도 사춘기 동급생들 사이에서 단짝친구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두루두루 몇몇 아이들과 소통도 하며 항상 학교가는것이 즐겁다고 말했고 꼬박꼬박 학교를 잘 다닌 아이입니다

이번 고등부 입시는 중학교 입시보다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 중3학년을 시작하자마자 전문학원에 과목별 일대일 개인과외 등록을 하여 단 하루도 쉬지않고 학원을 가서 밤까지 수업을 받고 낮에는 학교에서 쉬는시간에 숙제를 해오도록 재촉했습니다

학원선생님께서 지아의 지능의 한계를 우려하며 수학을 배우고 푼것도 또 다시 잊어버린는다는 말씀에 어리석은 저는 아이를 무섭게 일년간 드잡이를 하였습니다
심지어 고교입시가 우선이니 학교성적 신경쓰지 말자고 아이를 몰아세웠고 지아도 부모와 학원의 학업 강요를 묵묵히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1월 초에 갑작스런 정신착란증세와 우울증세를 보이며 결국 학교를 한달정도 쉬게 되었고 정신과 치료를 받게되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지아와 저는 고교입시를 어떻게 하지라는 어리석은 걱정을하는 와중에 예상하지 못한 정신과 약물 부작용으로 안면이 마비되고 고개가 꺾이는 독한 부작용을 겪으며 1윌에 다니던 모든 학원을 끊게 되었습니다

진료하시는 의사선생님도 아이가 일년동안 얼마나 열심히 노력해 왔는지 잘 아시기 때문에 안타까워 하시며 약의 초기 적응기간동안 인지기능저하와 멍해지는 특성이 있으며 집중이 안될것이라고 하셨고 수개월이 지나야 약에 적응이 된다고 하셨는데 하필 마침 입시기간과 겹쳤다고 애석해 하셨습니다 결국 아이는 멍한 상태로 2월 14일 입시를 치루었고 낙방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때부터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기도하며 아이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2차시험 준비를 격려하는 한편 동경한국학교에서 떨어지면 갈수있는 모든 학교를 다 찾아보았으나 갈수 있는곳이 없었습니다


인터네셔널 스쿨은 도무지 엄두를 낼수없는 학비에 방문조차 못하였고 로컬 학교는 일본에 온지 3년밖에 안된 일본어가 불가능한 지아는 갈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나까노구에 있는 특수기술학교까지 찾아가서 견학과 면담을 하였으나 그곳은 또 뇌성마비 학생들과 심한 지적장애 학생들을 위한 곳이라 지아와는 맞지가 않았습니다

일본의 야간학교와 통신학교들도 일본어가 안되면 학습이 불가능 합니다.


선생님
지아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고 놀아본적 없이 일년간 TKS 고교입시 준비만 해왔어요
그리고 낮은 지능과 사회성이지만 누구보다 학교를 좋아하고 본인이 분명히 고등학교에 다닐수 있다고 의심없이 믿고있던 아이입니다

부디 지아의 성적이 낮더라도 특수교육대상자 임을 감안하여 중졸로 지아의 인생이 마침표 찍히지 않고 고등학교까지는 마칠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자식의 앞날때문에 밤낮 눈물이 마르지 않는 부모의 이 호소를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이 학교가 아니면 정말로 다닐곳이 없습니다

아직 의지를 가지고 고교 입학만 하면 수학과목은 포기하더라도 나머지 과목들을 열심히 해서 어떻게든 대학도 가보겠다고 하는 지아가 아예 그런 기회마저 가지지 못하고 인생을 낙담하고 포기할 삶을 살아야 할지 상상조차 두렵습니다

이번에 안되면 TKS 고등학교 입시를 재수를 해야 하는데 지아가 도무지 할수 없는 수학에 매몰되어 퇴행이 오는것을 그동안 보았기에 어떤식으로 재수를 해야하는지도 걱정입니다


지아가 남들처럼 뛰어나지도 유능하게 잘하지는 못해도 노력해서 좋은 성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드릴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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