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렇게라도 털어놓지 않으면 가슴터질 것만 같아 글씁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연애를 했었습니다.
입시 4년 기다려줬고, 대학4년 그리고 취업하고나서 약 6개월정도 봤었네요.
엄청 방황하던 친구였습니다. 공부는 손에서 놓은지 오래됐고 우울증도 있어서 죽어야지하는 생각만 들었다고합니다. 저를 만나면서 좋은 곳도 가보고 맛있는걸 먹으니 생각이 바뀌었다 하네요. 함께 공부도 하면서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깨달았습니다. 그 친구는 일본어를 너무나도 잘했고 저는 미용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을 고민하던 때에 국내 일어과를 가는게 아니라 아예 일본 좋은 대학을 목표로 가라고 그게 더 너가 크게 잘 될 것 같다는 제 말에 재수를 감행하며 공부를 했습니다. 저도 당시에 너가 어느나라를 가던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택하겠다라며 전공과 다른 미용업을 선택했고, 국가자격증 취득 후 스텝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말 좋은 일본 대학에 붙었고 서로 붙잡고 많이 울었던게 기억나네요. 저희 부모님은 이미 입시를 4년 기다려준 때라 장거리를 할꺼면 약혼하고 보내라고 했지만 부담줄 것 같아 그냥 말 없이 믿고 기다리겠다고만 했습니다..
대학 다닐때에는 알바와 인턴생활 투잡을 뛰며 돈을 모아서 가정 환경이 안좋았던 그 친구를 위해 미리 일본 여행도 같이 가고 좋아하던 비싼 음식, 좋아하던 콘서트, 좋아하던 공연 등등 해보고 싶다는걸 전부 해줬었습니다. 둘이 면허도 없는데 서울 안가본데가 없었네요.
스텝생활 땐 월급 100도 안되는데 대학 초년생에 혼자 생활하니 얼마나 돈이 더 부족하겠냐며 제가 일본에 1년에 4,5번가며 응원해줬고, 생필품을 사거나 밥을 못먹을 때면 제가 5만원씩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퍼주기만 한거 아니냐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 얼마전에 책상정리하다가 그 친구가 저에게 9년간 써준 편지들을 읽어보는데 정말 부모님도 이렇게까지 받아주기 쉽지 않았을 부분까지 다 받아준 친구였습니다. 늘 편지 내용에는 가장 많이 사랑하며 자기가 너무 부족한데 받기만 해서 어쩔줄 모르겠다. 빨리 성공해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내용뿐이였어요.
지난 세월 함께 찍은 사진과 나눴던 내용들을 보니 불안해할 저를 위해 늘 사진을 찍어 보내주고 아침에 꼭 연락해주고 늘 사랑한다는 말과 보고싶다는 이야기들로 가득했습니다. 싸울때면 무조건 져주던 사람이고 먼저 미안하다고 다가와주니 제가 얼마나 무한히 큰 사랑을 받아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을 평생 두고 싶었던 제 욕심이 큰 잘못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학 4년을 기다려주고 보란듯이 일본 굴지의 대기업에 들어갔고, 저도 연차가 쌓여 선생님이 되니 주변에서 결혼소리가 안나올 수 없더군요. 저 또한 일본에서 살 각오를 하고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그때즈음부터 더이상 기다리는게 너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도 그럴게 2020년엔 코로나까지 겹쳐서 1년 반을 만나지도 못했고 이미 장거리에 지칠대로 지쳐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가 경험한 사회의 내혹한 현실과 저라는 존재가 만들어내는 부담감이 컸던지 저에게 저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내뱉었고, 저 또한 무너져내렸습니다. 그렇게 굳건할거라 믿었던 저희 둘 사이에 균열은 커져갔습니다. 그 사이에 그 친구는 초반에 가지고 있었던 우울증이 번졌고 더욱 서로를 살 얼음판 걷듯 상처 안주려고 눈치만 보게되었습니다. 결국 그게 너무나도 날카로워 힘들었을까요. 제가 배려를 해주는게 마음의 짐을 덜어내지 못하고 도리어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왔는지 결국 저를 떠나가버렸습니다.
지난 9년간의 인연이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버림이 너무나도 힘듭니다. 그 친구만큼 저를 배려해주고 사랑해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제가 그 친구만큼 사랑할 사람을 만나는 것도 나이가 드니 어렵다는게 더욱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두기엔 못해준게 너무 많고 잊으라하기엔 제 삶 곳곳에 가득 베여있습니다. 짧게 만났다기엔 서로의 인생을 흔들어 놓았고 오래만났다기엔 아직 못해본 것들이 너무나도 많네요..
중요한건 시간이 몇개월 흘렀는데도 가슴이 아리고 그래도 차단은 안당했었는데 카톡 차단을 한걸 보니 다시 돌아갈 수 없음에 크나큰 슬픔이 밀려옵니다.
성장통이라 생각하려고 하는데 잘 이겨내서 일어설 수 있을까요. 시간이 지나서 아 이땐 그랬지하고 웃게 될 수 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보내지 말껄 그때 더 다정하게 대해줄껄이라는 수많은 후회속에서 다시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던 그 시간 그때로 돌아가 더 후회없이 사랑해주고 싶어요. 부족한 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