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지 3년 몇 개월 됐습니다.
어제 헤어졌으니 이젠 끝이네요...
저희 엄마도 아빠도 전남친을 참 좋아했었어요.
전남친의 어머님과 할머님도 절 참 좋아해주셨어요.
서로 여행도 많이 다녔고, 서로 친구들 소개도 해주고, 서로 친구들 껴서 많이 놀았고,
너무 잘 맞았고, 싸워도 바로 바로 잘 풀었고, 서로 챙겨주고... 너무 든든했죠.
나이는 많지 않지만 결혼은 꼭 하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이 남자랑 결혼 할 거라고 주변에서도, 저도 확신을 했었죠...
주변에서도 너무 잘 어울리고 서로 너무 잘 만났다며, 서로한테 서로만한 사람도 없겠다며 부럽다고도 했습니다.
제 남자친구는 저와 동갑이고 25살이에요.
사회복무요원이라 훈련소 3주만 다녀오고 일 중이에요.
일은 2년 전 부터 해서 이번년도에 전역 + 복학을 앞두고 있죠.
며칠 전부터 야근 + 복학 준비를 해야 한다며 연락이 뜸할 거라고 하길래 알겠다 했습니다.
많이 힘들어하고 바빠 보이길래 이것 저것 챙겨주며 기운 내라고 토닥여주고 그랬어요...
자기가 바빠서 연락도 잘 못하고 잘 만나지도 못한다며 미안하다고 그러더라고요.. 미안할 것도 아닌데 미안해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눈물도 나고 그랬네요.
전남친은 야근을 평균 9시까지 하고 집이나 카페 가서 복학 준비 한다고 말하더라고요.
뭘 준비하는진 모르겠지만 준비성이 철저하구나 했습니다.
어제도 야근한다길래... 너무 힘들까봐... 회사 건물 앞까지 말 없이 찾아갔습니다.
꽃다발과 손편지, 전남친이 좋아하는 찹쌀 도너츠 들고 갔어요.
근데 건물 앞에 저처럼 누군갈 기다리는 듯한 여성이 있더라고요.
그냥 나처럼 누구 기다리나보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 보고 있었어요. 남자친구가 나 이제 끝났어 라고 카톡 보낼 때 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근데 건물 안에서 "아이 씨* 존* 힘드네" 하는 소리가 울렸어요. 목소리가 제 남자친구 같았어요.욕설을 안 하는 사람인데 오늘은 많이 힘들었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건물 앞에 누군갈 기다리는듯한 여자 분이 그 소릴 듣고 뒤돌아서 환히 웃으며 팔을 벌리더라고요.
아? 내 남자친구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한 남자 분이 그 여성분에게 안겼는데 낯이 익더라고요?
제 남자친구... 였어요... 분명 내 남자친구인데... 저 앞에 여성은 누구며... 혹시 내 남자친구와 닮은 사람인가... 아닌가.... 뭐지... 하고 그 순간에 바로 화가나기 보다는 너무 닮은 사람인가? 하고 의문만 오만 몇 천 개 생기고 몸은 안 움직이기고 그러더라고요.
계속 뚫어져라 5초 정도 봤는데 그 여성분에게 안긴 남자와 눈이 마주쳤어요.
역시나 제 남자친구더라고요... 그 뒤로 제 머리 속엔 그동안 복학 준비 어쩌고는 다 구라였으며 그럼 저 여자랑 밤 늦게 뭐했으며 설마 잤나 미친건가 이런 생각밖에 안들어서 눈이 돌았던 거 같아요... 난리가 났어요..
저와 딱 눈이 마주쳤을 때 지은 남자친구의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여성분은 제 존재를 알고 계셨고, 그 여자분은 남자친구 대학 단톡에 있던 여자래요.
제 남자친구가 그 여성분 프사 보고 너무 예쁘시다며 카톡을 시작했다네요.근데 정말 그 여성분은 엄청 예쁘셔요.. 정말 딱 어딜가나 외모 때문에 튀실 거 같더라고요.
제 남자친구 프사가 저였는데 남자친구 이름이 중성(?)적인 이름이라 그 여성분은 처음 카톡올 때 여자인 줄 알았대요. 그러다 카톡하면서 남자인 거 알았고, 그 프사는 저인 거 알았고, 카톡이 너무 재밌어서 궁금해서 한 번 만나보기로 했었고, 제 남자친구는 실물이 더 예쁘다며 칭찬했고. 그러다가 이렇게 됐다네요.
웃겼어요 상황이 ㅋㅋ... 위 말들은 그 자리에서 셋이서 얘길 해가지고 알게 되었고... 전 그 자리에서 얘길 들으며 남자친구 조용히 차단 박고..
뭐 그 여성 분은 처음엔 어떡해 어떡해 하며 어쩔 줄 몰라하다가 나중엔 태연하게 있으셨고 그랬어요 ㅋㅋ 태연하게 있을 때 그 표정이 너무 화가 나서 아직도 너무 분해요.
아 지금 마음이 너무 아파서 더는 못 쓸거 같네요.
아무튼 저런 상황이라서 남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셋이서 면담(?)하는 그 자리에서 남자친구는 저한테 미안하다곤 하는데 붙잡거나(어차피 붙잡아도 헤어졌을거지만), 빌거나, 다시 생각해달라거나, 한 번만 용서해달라 등 이런 말들은 일절 안 하더라고요.. 그냥 난 너보다 얘가 더 좋으니 너도 이 사실을 알았으면 조용히 꺼져달라는 느낌........
셋이서 얘길 하고 정적이 흘렀을 때 전 그냥 카택 잡고 집 갔습니다.
택시 탔을 때 부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지금 전화 차단은 푼 상태에요. 혹시나 전화 올까봐... 전화와서 미안하다고 할까봐.............이런 기대감이 저를 너무 아프게 하네요...
카톡도 차단 풀었어요... 이것도 혹시나 장문이라도 올까 하는 기대감에......
먼저 연락은 하진 않았지만 너무 하고 싶어요... 카톡 프사 내려갔던데 진짜 심장이 찢어질 거 같아요... 너무 힘들어요.... 출근도 못하고 방에서 울기만 하고.... 휴대폰 알림 울리면 걔일까봐 심장아프고.. 휴대폰 손 떨면서 바로 확인하고.... 잠도 못 자겠고....... 혹시나 그 여자애랑 찍은 사진 올릴까봐 조마조마하고.... 미치겠어요.... 너무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