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얘기할 곳도 없고 친구도 없어서 여기다 써봅니다.
결혼 10년 차, 맞벌이 부부고 둘 다 각자 연봉 1억 이상씩 비슷하게 벌고 (남편이 2천만원 정도 더 범) 공동으로 계좌 관리합니다.
다행히 양가 부모님 다 좋으시고 시집살이 친정살이 하나도 없고 두 집 다 재정적으로는 탄탄해서 노후 문제 없어요.
결혼하고 자발적으로 아이 없이 신혼 생활 오래 즐기다가 하나 낳아서 살고 있습니다 (1살 좀 넘었어요). 약 30년을 각자 생활하다가 합치게 되었으니 여느 커플과 다름없이 신혼 때는 집안일 분배 문제로 싸우기도 했었지만, 어떻게든 잘 조정해서 큰 불만없이 8년을 살았습니다.
그 동안 우리만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었고 성격도 입맛도 다 잘 맞아서 여행도 많이 다니고 즐겁게 살아왔어요.
그런데 아이가 생기면서 뭔가 마음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분명 맞벌이라 같은 시간 일하고 경제적 기여도도 비슷한데, 퇴근 이후, 주말에 주양육자는 제가 됩니다.
저는 집에와서 아이 저녁밥을 해주고 우리 밥도 해요. 그 동안 남편은 잠시 서재에 들어가서 쉬고 있다가 밥이 다 차려지면 나와서 밥을 먹어요. 함께 밥 먹을 때면 저는 아이를 먹이면서 제 밥도 먹지요.
저녁식사가 끝나고나면 남편이 아이를 씻기는데 그 동안 저는 식사한 자리를 청소해요. 그리고 아이를 다 씻길 때 쯤되면 바톤 터치를 받아서 저는 아이한테 책 읽어주고 놀아주다가 재웁니다.
그리고 아이가 잠들면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 설거지를 하고 밀렸던 집안일을 하나씩 합니다. 그 동안 남편은 서재에서 유투브도 보고 컴퓨터도 하고 있어요.
아이가 있기 전에는 남편이 퇴근하고 와서 놀든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든 다 이해했지만 아이가 생기고 나니 이 불공평함들이 자꾸 보여요. 남편은 주중 저녁이나 주말에 골프도 다니고 친구도 만나고. 성격도 외향적이라 집 안에만 있는 걸 답답해해요.
저는 내향적이라 집 안에 있는걸 원래 좋아하긴 하는데 친구 간혹 만나러 간다치면 항상 아기 데려가고 (친구들이 아기 보고싶어해서 데려가요) 주중 주말 집에 있는 때면 아기랑 같이 있어요.
이러다보면 왜 나만 다 하고 있지?? 갑자기 지쳐버려요.
오늘은 남편이 퇴근 후 몸이 안좋대서 다 밥해먹이고 애기 씻기고 잠재우고 부엌와서 설거지 다 혼자 했는데, 정작 남편은 침대에서 낄낄거리면서 뭐 보고 있더라구요. 너무 짜증나서 한 소리했더니 왜 바가지 긁냐면서 자기는 그래도 주위 남편들에 비하면 육아 참여도가 높은 사람 중 하나래요 (그런데 그 주위 남편들 보면 대부분 외벌이 ㅎ).
아기 너무 사랑하고 예쁘고 좋은데
왜 여자는 일을 하던 안하던 ”주양육자“인게 당연한걸까요. 왜 남자들이 하는 육아는 ”도와주는 것“이죠?? 왜 육아의 일부분만 해도 많이 하는 양 생색이나 내고, 이 불공평함이 눈에 보이지 않는건가요??
이럴 바에는 일 때려치고 아예 합리적 주양육자가 될까 생각하다가 괜히 독박으로 다 얻어맞을 것 같아서 꾸역꾸역 일하면서 육아도 합니다 ㅜㅜ 봐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