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번에 제가 호구냐고 물어본 사람입니다. 기억 하실련진 모르겠지만 감사하다는 얘길 전하고 싶었어요. 댓글 보고 많이 깨닫고 또 많이 울었습니다.
사실 이젠 그 사람이 보고싶지 않다느니 다 잊었다느니 그런 거짓말은 못하겠습니다. 1년을 사귀었고 여러분 말대로 제가 훨씬 사랑했던 연애였으니까요. 정말 짝사랑을 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변에서 헤어지라고 몇 번을 말해도 눈 막고 귀 막고 꾸역꾸역 참고 사귄 제가 참 밉고 후회됩니다. 이렇게 헤어질 줄 알았다면 그렇게 참고 살지도 않고 불만이라도 한 번 제대로 말해볼 걸 그랬습니다. 제가 참 바보같고 안타깝네요.
그정도밖에 안되는 사이였겠죠. 그 사람한테 저는 그저 그런 지나가는 여자였겠죠. 그래도 저는 그 사람한테 고맙습니다. 별로 예쁘지도 않고 또 몸매가 좋지도 않은 저를 잠시지만 예뻐해주고 행복하게 해줬습니다. 2023년을 떠올리면 모두가 그 사람이라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정말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 사람의 단점만을 크게 적어놨었지만 절 많이 행복하게 해준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나쁜 사람이 아닌 건 아니지만요..
저한테만 보여주던 애교들, 귀엽다고 예쁘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던 목소리, 저 말고는 돈 쓸 때도 딱히 없다며 항상 밥 사려고 했던 모습, 틈만 나면 저한테만 전화해대던 버릇, 버스만 타면 어깨에 기대서 자던 모습, 장난치면서 해맑게 웃는 모습, 이상한 필터 쓰고 사진 찍어 보내던 얼굴, 가끔씩 정말 진심어린 목소리로 해주던 사랑한단 말, 칭찬해주면 애처럼 나잖아~ 하면서 좋아해주던 모습 등등..
아직도 그 사람을 만나고 있는 것처럼 그 사람과 친구였던 때부터 썸 타기 시작한 2월 22일, 제가 고백했던 3월 14일, 100일 서프라이즈로 그 사람 집에서 말도 없이 기다렸던 날, 처음으로 그 사람 집에서 잤던 날, 전주 가서 놀았던 날, 제 생일, 헤어지던 날까지.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제가 그 사람을 정말 많이 사랑하긴 했나봅니다.
나중에 그 사람을 떠올렸을 때 슬프진 않겠지만 그 사람과 함께하며 행복했던 날들이 잊혀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사람은 지금도 저와 관련된 일들이 떠오르지도 생각나지도 않겠지만요. 저한텐 평생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아직 어리지만 제 일평생 가장 행복했던 1년이었습니다.
이 글과 제 감정들이 언젠가 흑역사가 된다고 해도 지금은 꼭 남겨야 될 것 같아 글 써봅니다.
정말 사실대로 말하면 방금도 연락해보고 싶은 거 꾹 참고 대신 여기다가 뱉어봅니다. 이미 잊은 사람 더 건드려봤자 저만 비참하단 거 알면서도 저란 사람은 참 멍청하고 바보같네요.
그 사람 덕분에 놓았던 것들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저는 꼭 그 사람보단 잘 살아야겠단 생각에 정말 열심히 살 것 같습니다.
제가 연애 경험이 적진 않지만 남자에게 진정한 사랑은 받아본 적 없는 것 같습니다. 혹시나 저를 정말 사랑해주고 절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이 절 진짜 사랑했던 게 아니었다고 깨달을 수 있을까요? 지금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이 글을 그 사람이 보게 된다면..
정말 많이 사랑했어. 나한테 사랑한다고 하던 너의 말이 정말 거짓이었을까 또는 너가 날 사랑한다고 착각한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은 안 하기로 했어. 1년의 감정을 거짓으로 치부하기엔 내가 너무 비참하잖아. 너가 날 보고 웃어주던 것까지 거짓말이기엔 너무 해맑았잖아. 그치? 후회도 안 할거지? 미련도 없을거고. 나는 아직은 힘든 것 같아. 나 정 많잖아 생각도 많고 알지? 그래도 잊어볼게. 정말 만약에 우리가 나중에 우연히라도 마주치게 된다면 너가 날 사랑했던 걸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멋진 사람이 되어볼게. 그땐 웃으면서 안부 물을 수 있으면 좋겠다. 잘지내란 말은 아직도 못하겠어. 나보단 더 불행하게 지내줘. 보고싶다. 연락하고싶은데 꾹 참을게 너가 싫어할 거잖아. 결국 빙상장도 못가고 벚꽃도 같이 못보네. 안녕 잘가.
이런 글 써서 죄송합니다. 그치만 이렇게라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오글거리고 어려보이겠지만 너무 나쁘게만 보진 말아주세요.. 모두들 이런 시기가 한 번씩은 다 있잖아요? 그렇죠..? 감사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게 잘지내세요. 제가 다 잊었을 때쯤 그 사람 욕하는 글로 다시 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잘지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