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만에 해안초소 얘기 하나 더 풀어 보려고 왔습니다. 관심있게 봐주시는 분들 얼마나 되시려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상중에 소소한 흥미거리 되길 바라면서, 주절 주절 써보는 소설인냥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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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초소(3)_철도 귀신
해안경계에 투입된 초병들은 보편적인 훈련은 없지만경계지역 정비 등 작업들로 나름 바쁘게 나날을 보냈다.이번 얘기는 나는 상황병으로 초병처럼 나갈 일 없이 반년동안 100여평 소초 부지에 갇혀있어 멘탈이 간당간당 했던 시절, 부소대장님 배려(?)로 콧구멍에 바람좀 넣을겸 폐소초 청소작업에 끌려갔다가 같이 갔던 상근한테 들은 얘기이다.
군용트럭 위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면작업지인 폐소초는 해안도로 옆으로 늘어진 바위 절벽들과 그 밑으로 뻗은 철도 뒤로 숨어있었다.
작열하는 태양빛 밑에서 이런 저런 폐기물을 청소 하던 중 꿀같은 휴식시간이 왔고잠도 못자고 따라온 나는 친한 상근 옆에 앉아 말을 뱉었다.
"아니 철도가 이렇게 붙어있는데 사람이 어떻게 살라고,결국 철수할거 왜 여따가 소초를 지어서 이고생을 하는지 모르겠슴다. 하아.."
"ㅋㅋㅋㅋ 그러게나말이다. 근데 군인이 생활여건 뭐 그런거 따지냐?그냥 시키면 여기서도 살고 그러는거지. 사실 여기 이유가 따로 있어.."
내 말에 웃으며 맞장구 쳐주던 상근 선임은 이내 차분해진 표정을 지었다.
"저어기 철도 터널 보이지? 저기 터널에 군인귀신 나온댄다."
"...잘못듨슴다?? 그게 뭔소립니까??" 갑자기 이게 뭔소리? 군사지역이 귀신때문에 이동하는게 말로만 들었지 실제일줄이야..
"저기 터널에 귀신나온다고ㅋ 작년 겨울에 저기서 군인이 기차에 치여 죽었어""너 겨울에 초병들 방한장비중에 후드모자 있지?왜 반만 걸치게끔해서 쓰게하는지 알아? 여기 사건때문이잖아."
"..엥?"
당시 초병들이 겨울을 버티기 위한 장비 중 귀도리와 탈부착 가능한 후드가 있었고아무리 추워도 얼굴을 끝까지 가리지 않도록 통제했다.뭐, 나는 쓸일도 많이 없었고, 미치도록 춥지 않고서야 사용하는 초병 입장에서도 다들반만 걸치는게 간지(ㅋㅋ)도 있어 보인다 별 불만들 없이 그런가보다 했는데 원인이 사고라니..
"지난 말 겨울에 파도도 좀 치고 날도 춥고 꾸리꾸리한 날이였는데원래는 저 터널 옆에 돌길 넘어서 해당 초소로 투입해야 하거든?"
시선을 돌려보니 철길 터널 옆으로 폭도 쫍고 파도치면 다 맞아야겠다 싶은 길이 눈에 들어왔다.
"여긴 그 떈 인솔병 없이 둘이서 투입했는데, 날씨 X같다고 설마 지금 타이밍에 기차 오겠냐 하면서 터널로 들어갔다가 사고가 난거지."
"으엥, 거 기차는 경적같은거라도 안울렸답니까??"
"그 후드가 문제야. 춥다고 귀도리에 후드에 꽁꽁 싸메고 가다보니까 제대로 안들려서 소리가 제대로 들렸을 땐 늦어버린거지.."
"아 그래서 지금 후드를 그렇게.."
"그런거지 뭐, 그 떄 둘 중에 1명은 죽고 1명은 병원이래는데 어떻게 됐는지는 더 모르겠다"
"..아이고 어떡하나.. 한 명 이래도 살았으면 좋겠슴다.."
터널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고인의 명복과병원에 남은 한 명의 쾌유를 위해 기도를 했다.그러다 문득,
"근데 상뱀, 아까 여기 귀신 나온다는건 뭡니까??"
"아 그거, 여기 사고 이후로도 계속 경계 투입은 했었거든?근데 날씨가 그 사고때랑 비슷한 날에 저 터널 옆에 지나려고 하면 군인 하나가 불쑥 뒤에서 앞으로 가더니 저 터널로 들어가더래. 방한 후드를 뒤집어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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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청소작업하러 갔을 땐 사고가 났던 겨울을 보내면서 소초를 인근으로 다시 지어서 옮기고남은 곳은 폐기물 철거를 도우러 갔던 상황이였더라구요,
오랜만에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짦게나마 당시 사고 뉴스기사도 보이긴 하는데변고를 당한 분이 평안하길, 병원에 있던 분이 안녕하시길 다시 한 번 빌어봅니다.
그리고, 모두 즐거운 퇴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