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인스타에서 네이트판 썰 보다가 회사에서 밥 도시락 때문에 생긴 일 보고 ㅠ 제 얘기인 줄 알았어요. 저도 비슷한 문제로 고민이 많고 비슷한 상황에 있어서 용기내어서 찾아와서 글을 써요.
저희 회사도 밥이랑 반찬이 배달이 오는데 문제는 그 밥이 입에 너무 안 맞아요 ㅠㅠ 맛도 없고 반찬 상태도 형편없고 백반집에서 오는 반찬인데 대체 왜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해지고 가스 차고 배아프고 얹힌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지 차라리 아침부터 삼겹살 구워 먹는게 덜 부대낄 것 같아요.
그리고 같이 먹는 사람들이 너무 더러워서 (반찬 집기 전에 젓가락 쭉 빨기. 입 닿은 수저로 반찬 들었다 놓기. 먹는 내내 옆에서 속트름하기, 남는 반찬 싸가려고 다른 직원들 얼마나 먹는지 감시하기.. 아이들 저녁 밥으로 준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먹다 남은 반찬을 왜 싸가는지..; 그리고 예를 들어 세 명이 밥 먹는데 소세지 여섯 개 오면 한 명이 네개 집어먹기.. 아저씨들 아니구요 저희 회사 여자만 있어요) 어쨌든 이런 이유로 혼자 도시락을 싸게 됐어요. 나가서 먹자니 외식 비용도 비싸고 회사 밥 안 먹는다고 해서 돈으로 돌려주진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같이 먹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도시락을 싼 거구요.
다들 배달 반찬 먹는데 그 사이에서 저 혼자 도시락 먹는 것도 웃긴 일이라 혼자 먹겠다고 해도 점심시간엔 같이 먹어야지 혼자 먹으면 외롭다구 너 우리랑 같이 밥 먹는 게 싫니? 이런 얘기들을 해서 같이 먹어요.. 근데 매번 제일 오래 일하신 분이(회사 방침상 직급은 없어요 ~~님 이렇게 불러요 마침 제일 오래 일하시고 제일 나이도 많으면서.. 우리 엄마뻘인--) 제 반찬을 먹고 싶어해요..
제 도시락 반찬 별 거 없어요 12첩 반상 그런 거 없어요 그래도 점심 맛없는 거 먹기 싫어서 도시락 싸는 건데 또 맛없는 걸 직접 돈 들여가며 먹기는 싫으니까 메뉴는 조금 신경을 쓰는데요.. 인스타그램 유튜브 참고 많이 해요. 그래도 매일 메뉴가 비슷해요. 자취생이라서 혼자니까 매일 화려한 도시락 못 싸구요.. 아침에 시간이 없어서 미리 다 해놓고 데워서만 와요.. 전날 치킨 남은 걸로 쌀 때도 있어요ㅠㅠ
그런데도 그 제일 오래 일한 분이 계속 제 반찬을 먹고 싶어해요. 너무 이쁘다~ 손재주 좋다~ 아기자기하다~ 칭찬 받아서 좋은데..문제는 매번 반찬 한번 맛 좀 봐도 될까? 반찬 한 번 맛 좀 봐도 돼? 그거 좀 여기 놔줄래? 그거 맛 좀 보자..
칭찬도 해주시구 멋대로 뺏어가는 것도 아니라 물어는 보니까 처음엔 그냥 드렸는데 갈수록 부담스러워요.. 주기 싫다고 할까요ㅠㅠ 도시락 뚜껑을 자기 앞접시로 사용하는 것도 사실 별로예요ㅠ
그렇다구 거절할 수도 없어요 저는 입사하고 이제 세 달 됐구요 먹는 거 가지고 너무 쪼잔해보여서.. 그게 싫어요 ㅠ 그분도 사람들 앞에서 반찬 맛 좀 보자고 하면서 얻어가시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거예요 그런데 제가 거절하면 얼마나 창피하겠어요 같은 나이대도 아닌데.. 그리고 저도 제 음식 뺏기기 싫은 어린 아이처럼 철없고 식탐 많은 추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못 그러겠어요..
집에 전화해서 하소연하니까 오히려 혼났는데요.. 그 사람들 먹고 싶으라고 일부러 그러냐구요.. 애들도 아니고 그걸 신경쓸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요 ㅠㅠ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