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고3이구요… 오늘 6모 봤습니다.
너무 서럽고 힘들어서 글만 쓰고 바로 가보겠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되게… 학업에 관심이 많으세요. 문제는 고2이후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어릴때부터 학업에 관한 모든 지원을 받은 것과는 달리 공부에 엄청난 뜻이 있지 않습니다. 중학생때부터 하고 싶었던 미술을 부모님께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을때, 미술은 그 분야의 1등이 되는 것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며 빈번히 거절 당했고 고등학교1학년때 음악을 뒤늦게라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을때에도 거절당했었습니다. 너무 늦었다구요.
둘다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을 해서 수용했고, 공부를 했었습니다. 다만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한 간호학과에 가서 경력을 쌓고 외국으로 가서 제가 하고 싶은거 다 하면서 일하는게 제 목표였어서 그런지 몰라도 내신을 쌓는것에 엄청나게 몰두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네… 지금은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적당히 공부해서 간호학과를 가는게 힘들뿐더러 나중에 병원에 취직하는게 더 힘들텐데 말이죠..
그렇게 해서… 작년에 생기부도 열심히 채우고 학생회 활동도 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어찌저찌 내신도 받고 학생부도 꼼꼼하게 채웠었습니다.
사실 내신공부해서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 학교 생활하면서 제 생기부 채우는게 더 보람이 있던 것 같기도 해요. 다 부질 없는걸 너무 늦게 알아버렸네요.
그러다가 내신이 말 그대로 개판이 나버려서 정시를 하자고 부모님이 먼저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도 알겠다고 했구요… 그렇게 정시 공부를 시작했는데 부모님은 제 열정없는 모습이 눈에 너무 잘 들어왔는지 서울, 경기권 대학이 아니면 안보내시겠다고 못을 박으셨습니다.
그때서야 위기 의식을 느꼈는지 뒤늦게나마 겨울방학때부터 열심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다고 생각했습니다.
3모 성적이 나왔을때, 참 절망적이더라구요. 내가 정시를 너무 만만하게 봤나, 내가 공부를 너무 안했나, 싶고 부모님도 그때부터 제게 험한 말을 서슴치 않게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욕은 기본이고 “너 대학 못가겠다. 그냥 공순이나 해. 폐지나 주워. 엄마 아빠는 너 이미 포기했어. 너 내가 말했지 절대 명문대 못간다고. 취업이나 해. 공무원 시험이나 봐.” 등의 말을 항상 밥먹듯이 하셨고 저런 말을 하시면서 항상 손이 날아왔었습니다.
항상 공부하느라 앉아있는 상태에서 맞다보니 맞는 곳은 항상 머리였습니다. 그냥 맞기도 하고 머리채 잡히기도 하고 머리채 잡힌채로 집에서 나가라고 끌려다니기까지 했습니다.
아픈건 금방 나으니까 괜찮은데 부모님이 하시는 말이 저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성격이 덤덤하고 무슨말을 들어도 금방 잊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전혀 아니거든요… 다 기억하는데 나중에 가서 부모님께 엄마 아빠 나한테 이런 소리도 했었잖아. 하면 소름끼친다며 그런걸 다 세세하게 기억하냐고 하실만큼 부모님 자신들이 하시는 말에 대해 별로 큰 의미부여를 안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완전 다르거든요… 부모님이 내뱉은 욕이나 모욕적인 말들 다 기억하는데… 부모님은 며칠 지나면 다 잊으니까 저만 너무 힘든 것 같아서 너무 힘들어요….
고3되고 나서는 계속 폰검사 하시면서 카톡 언제 보냈는지 확인하고, 누구랑 했는지, 어떤말을 했는지 다 확인하세요. 이메일도 무슨 이메일이 왔는지, 뭘 했는지 다 확인하시고 문자메세지, 통화기록까지 다 확인하십니다. 아 폰에 무슨 앱이 깔려있는지 확인하시는건 기본이세요. 나중에는 카드 결제 기록까지 확인할거라고 반협박을 하셨습니다. 핸드폰 던져서 깨트리기도 하셨구요…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 숨막혀요…. 한평생 그냥 서러워서 운적이 없었는데 3학년 되고 나서는 매일매일을 울어요 지금 쓰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울고 있네요ㅋㅋㅋㅋㅋㅋ 자랑은 아니지만 평생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던 자해까지 하고… 정신차리고 보면 건물 옥상 보면서 계속 무서운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어른분들 관점에서 보면 아직 사회에 발도 못디딘 어린애가 고작 그런걸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보실 수 있겠지만 네 저도 제가 이딴걸로 이렇게 힘들어 하는게 한심해 미치겠어요… 공부나 해야할 시간에 이런걸로 힘들어하고 있다는게 너무 한심해 미치겠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심장이 빠르게 뛰어요
누구든 바로 제 옆에서 팔을 살짝이라도 들면 맞을까봐 움찔하고 예전에는 아무랑이라도 대화할때 잘만 맞추던 눈을 이제는 친한 친구랑 대화해도 못바라보겠어요.
오늘 6모 보고… 사실 원하던 성적이 나오지 않았어요. 방에서 침울해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자기가 죽어야지 너 공부할거니? 라고 하시는말 듣고 진짜 눈앞이 핑 돌더라구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하실 수가 있는건지… 다들 그러신건가요… 정말 다른 고3들은 정신차리라고 부모님이 이런 말을 하시나요?
다들 어떻게 견디셨나요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손이 덜덜 떨립니다. 그냥 제가 사라지면 모든게 편할 것 같아요… 정말 정신병처럼 컨셉처럼 보일 수 있는데 정말 너무 힘들어요… 친구들한테도 민폐일까봐 못털어놓겠습니다… 친구들이 너 꼭 집 나오라고 나랑 같이 지방대 가자고 하는것도 부모님이 서울 경기권 아니면 대학 안보내겠다고 못박아놓으셔서 못가겠습니다.
서울 경기권 대학을 가면 부모님이랑 같이 살면서 통학하는거 확정일텐데 지방대가서 저 혼자 등록금 벌면서 공부해야할까요…
제발 벗어나고 싶어요… 이게 정상인데 제가 예민한걸까요…
+ 댓글 남겨주신것들 다 봤습니다. 저때 글 쓰고나서 참 많이 울었었는데요 댓글들 보고 조금 이성을 되찾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제가 혼자서 돈을 버는게 쉬운 일도 아니고 공부 한번도 제대로 안해보고 섣불리 포기해버리려고 하는게 참 대가리 꽃밭같이 써놨더라구요. 어차피 몇개월 안남기도 했고 이왕 마음 먹은거 남은 5개월 동안만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다들 쓴소리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마냥 우울하던 생각에서 벗어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