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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에게 사과하라고 화해시키는 친구

피해자 |2024.06.30 22:10
조회 3,424 |추천 7
저는 12년 이상 아주 오래 학폭을 당했습니다 
후유증으로 정신과 치료 받고 사회생활 단절되기도 하고 외모는 겉보기 멀쩡하지만 대인기피증, 불안장애가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학폭 가해자 중 한 명이 수소문해 연락 왔습니다 
가해자 얼굴을 마주하기 끔찍하고 괴로워서 저는 이유불문 절대 만나지 않겠다 피력했고 가해자도 면목 없다고 얼굴 보기는 단념해서 상호 동의 하에 비대면을 통해 지난 과거 갈취한 돈을 어림잡아 계산해서 매월 일정하게 갚기로 합의했습니다 
목돈으로 변제할 능력은 안된다고 해서 무리한 보상 요구하지 않고 적정 선에서 절충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2년 동안 약간의 소란이 있었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 피로감과 함께 돈을 받기는 했습니다 
1년 남짓, 잘 지키는가 싶다가 점점 가해자의 개인사정으로 배려를 바라기에 트러블이 생겼고 2년 접어드는 작년부터 돈 약속을 미루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가해자가 상습적인 잠수를 탑니다 대답하기 불리하면 회피하고 연락두절이 빈번했습니다 
저는 가해자에게 갈취 당했던 돈으로 인생이 풍비박산 났었습니다 
그래서 생을 마감할 작정하고 있었던 순간 한 친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저에게 따지지 않고 선뜻 돈을 빌려주어 그 친구 덕분에 다시 용기 내어 살고 있는 겁니다 늘 말하지만 고마운 친구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미 건강을 잃은 나머지 합병증으로 병원비 지출이 커져 공교롭게 가해자가 지급하는 변제가 저에게 유용하게 쓰이게 되었습니다 
가해자가 원하는 배려를 해주면서 가해자와 협상을 다시 하려는데 가해자가 저에게만 잠적을 반복하니 제가 친구에게 카톡 프로필을 전달하며 대신 연락 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타인의 연락이라면 소통 잘 될 것을 알아서요 
그래서 친구가 가해자와 카톡을 하게 되었는데 웬 걸 친구가 가해자와 연락처를 교환해서 저 모르게 장시간 전화 통화를 하더니 제가 부탁한 "피해자에게 연락 잘하기" "돈 깎아 줄테니 약속일자 지키기" 등 제가 신신당부한 용건은 뒷전이고 정중함을 넘어 과도한 예의를 차리며 자발적으로 자기소개를 상세히 말하고 저와 친구가 된 계기부터 모든 역사를 밝히는 겁니다 
저의 과거, 가족사, 가정사, 출신, 전공, 성격, 인간관계 등 저에게 궁금했으나 눈치껏 참았던 질문을 가해자에게 실컷 묻고 가해자가 궁금해 하는 저의 사생활을 아는대로 성심성의껏 알려주며 저를 두고 서로 호기심 해소하느라 거의 친구 먹었더라고요 
가해자의 학폭 변명을 경청해주고 공감해주며 위로를 건네며 가해자가 아는 저의 정보와 친구가 아는 저의 정보를 주거니 받거니 대조하면서 사진 공유하고 제 상처, 아픔이 진실인가 거짓인가 둘이서 저에 대한 추리를 하더라고요 
가해자가 저를 험담해도 맞장구 치고 친목을 다지며 다음을 기약하기까지 한 겁니다 
친구가 직접 녹음 내용 들려주는데 제가 친구에게 처음으로 화를 냈습니다 너무나 고마운 친구임에도 환장하겠더라고요 
그랬더니 친구가 몹시 억울해 하는 겁니다 칭찬 받을 줄 알았더니 이런 대우를 할 수 있느냐 너 잘 되라고 그랬다, 너 좋으라고 한 거다 하는데 저는 부탁한 내용과 별개로 내통한 게 화가 났습니다 
너를 믿고 맡긴 내 실수다 더이상 가해자랑 사담하지 말고 그냥 차단해줘 했더니 제가 친구를 조종하고 통제하고 가스라이팅 한답니다 연락과 차단은 자유라고 싫다고 거부하는 겁니다 
친구가 말하길 가해자의 하소연을 들어줘야 원하는 답안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일부러 억지 연기한 거라는데 전혀 연기 같지 않아서 헷갈리더라고요 
친구의 말로는 학폭하고도 책임 안지는 사람도 많은데 제발로 찾아와 용서를 구했으니 용서는 안하더라도 용기를 높이 사 "정상참작" 해줘야 한답니다 
가해자의 등급을 나누어서 폭력의 강도가 그나마 덜 한 가해자랑 한 팀을 먹어서 폭력성이 최고였던 최악의 가해자 한 명만 응징하자는데 제 입장에는 등급 나눌 필요 없이 똑같은 가해자거든요 
친구는 최고의 가해자가 최악의 가해자다 의견이고 저는 최초의 가해자가 최고의 가해자를 불러일으켰으니 사실상 최악의 가해자이자 원흉이라 우열을 가릴 수 없다 현재 걸리는 최초의 가해자가 오히려 밉다 의견이에요 
친구는 제가 가해자에게 얼굴을 비추고 가해자가 고의로 잠수타는 사연(부부싸움) 이해해주지 않은 걸 사과해서 화해하고 가해자의 마음을 누그러지게 만들어 가해자가 만나고 싶어 하는 바람을 승낙하고 만나랍니다 
뭘 하려면 무조건 만나야 한답니다 만나주지 않고 과거의 잘못을 물어 돈 받아내려고 하는 제가 틀렸답니다 원하는 걸 얻으려면 안될 게 뭐냡니다 

사고방식 성향 차이인 걸로 묻어두고 일단락 했는데 남은 수습 중에 우연히 무심결에 친구가 전화 통화만 한 게 아니라 문자 메세지로도 긴밀하게 대화해서 제가 모르는 내용이 더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제가 솔직하게 보여달라 했더니 친구가 마지못해 보여준 것에 의하면 별 내용이 아님에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굳이 함구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잘못한 건 잘못한 거라는 제가 남에게는 엄격하고 본인에겐 관대한 사람이라네요 
친구의 계획이 옳고 친구 말이 정말 맞나요? 친구가 돈 빌려준 고마운 존재라서 까방권이 있다는데 저에게는 중대사인데 까방권으로 넘어갈 문제인가요? 
제가 친구에게 대응을 잘못한 걸까요? 친구를 적으로 돌린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추천수7
반대수2
베플ㅇㅇ|2024.06.30 23:29
정말 억지 연기였다면 글쓴님한테 먼저 말을 했겠죠. 몰래 그랬다는 것부터가 글쓴님을 기만했다는 증거입니다. 저런 건 친구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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