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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닿지 않길 바래

|2024.07.10 01:10
조회 1,919 |추천 3
요즘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를 보며 네 생각이 많이 났어.
흐린 날씨에 덩달아 단단해지고 있던 내 마음도 흐려져 너를 찾게 돼 이렇게 또 너에게 닿지 않을 편지를 써.

우리가 왜 헤어져야 했을까 매일 혼자 되물었어.
사실은 나도 알아. 우리가 왜 헤어져야 했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난 널 더 사랑했고,
날 사랑했던 넌 점점 식어갔어.
난 너에게 바라는 게 많아졌고, 너는 그런 나를 버거워했으니까.

그렇게 너도 나도 변했어.
그걸 받아들이기 힘들 었던 것 같아.
나는 내가 비참해지는게 너와 헤어지는 것 보다 더 견디기 힘들거라 생각했어. 너를 놓는게 더 쉬울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내가 너의 손을 먼저 놨지.

헤어짐을 잘 이겨낼 거라 생각했어.
사실 마음 한구석엔 몇 번에 헤어짐에도 다시 만났던 것처럼
이번에도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

그래. 나의 오만이었어.

아프더라.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나는 내가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라는 사람에 쉽게 무너지는 나였어.

사실 며칠 전 새로운 사람과 함께 있는 모습을 봤어.
생각보다 마음 아팠고, 또 생각보다 덤덤했어.
아니 애써 덤덤한 척을 해.

우리의 많은 추억이 있는 장소를 내가 아닌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걸 봤을 때 나는 네가 너무 미웠어.
사실 너무 속상했어.
햇살같이 따뜻했던 너의 미소는 더 이상 날 향하지 않았고, 너를 향한 내 마음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닌 그 사람의 것이 되었다는게.

나는 너와 함께 했던 추억이 무서워 겁을 내며 숨고 있는데,
너는 나와 함께한 추억을, 함께 그렸던 미래를, 나라는 존재를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듯 쉽게 잊은 것 같아.
나는 너와의 모든 것이 나의 삶이 되어 이렇게나 흔들리고 있는데.

그런데 이제 그만 미워하려고
그동안 나 만나면서 고생했던 거 다 잊고 잘 지내.
우리의 빛은 꺼졌지만 새롭게 빛날 너의 날들을 응원할게.

만약 혹시라도 이 편지가 나의 바람이 되어 너의 손끝에라도 스치게 된다면 잠시라도 나를 떠올려줄래?
그리고 언제나처럼 나답게,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고 해줄래?
추천수3
반대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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