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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안 좀 이상한건가요

ㅇㅇ |2024.07.14 23:54
조회 175 |추천 0
그냥 문득문득 든 생각인데 제가 살아온 게 이 집구석이다 보니까 객관적인 판단이 안서서 글 적어봐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를 엄청 싫어했어요. 엄마는 체벌 방식이 다양한 편이었는데, 어렸을 때는 가시적인 폭력이 더 잦았던 것 같아요. 늦은 밤에 밥도 못먹고 쫓겨나는 건 다반사였어요. 잠자는게 너무 힘들어서 아빠 불렀다고 새벽에 앉지도 못한 채 꼬박 몇 시간을 강제로 서 있기도 했네요. 제일 싫었던 건 나 투명인간 취급하는 거였는데, 진짜 날 존재하는 사람 취급을 안해줘요. 그렇게 한 주가 지나도록 무시 당하면 내가 무서워서 엄마한테 무릎 꿇고 엉엉 울면서 빌곤 했어요. 제발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지금은 서로 바빠서 말도 오래 잘 안하지만 어렸을 때는 매일 오빠랑 놀았었는데, 그때 했던 놀이 중 하나가 엄마한테 복수하고 도망쳐서 외숙모 집으로 도망가는 상상하는 놀이였네요. 
이런 체벌은 커갈수록 줄어들었던 것 같아요. 다만 여전히 상처받는 말들을 들으면서 자라왔어요. 지금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저한테 사람도 아니라고 했던 거랑 저하고 가족하기 싫다는 거... 전자는 이웃집 한테 인사 안했다고 들은 말이고 두번째는 엄마가 절 병원에 두고 혼자 집으로 가버려서 싸운 뒤에 들었던 말이에요. 그 외에도 별에 별 말들을 다 듣고 자랐는데, 엄마는 사실 그냥 기본적으로 제가 말을 들어주고 의사소통할 존재가 아니라는 걸 전제로 하고 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엄마랑 말다툼을 할 때면, 전 한마디도 못해요. 엄마는 자기 할 말만 하고 그대로 떠나버리거든요. 사실 말다툼이 아니라 엄마가 뱉어버린 말들을 제가 그대로 물벼락마냥 맞아버리는 거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전 아무 말도 못하고 너무 화가 나서 벙찐 채로 울기만 하고, 엄마는 그런 절 무시하고 다시 드라마가 틀어져 있는 테블릿으로 시선을 돌리세요.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제가 엄마한테 사과하는 걸로 다 마무리가 되요. 엄마가 저한테 사과를 한 적은 맹세코 단 한번도 없었어요.
제가 지금 예고 준비하고 있거든요. 근데 그거 관련해서도 자꾸 문제가 생겨요. 엄마 아빠 포함 양가쪽이 전부 다 기독교인인데, 진짜 독실해요. 전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엄마가 교회로 강제로 끌고 가는거, 매달 십일조랑 매주 헌금 내야 해야 해서 제 수중에 남는 돈이 없는거, 매일 밤 10시마다 다같이 모여 성경 읽고 말씀나눔하는거 다 감내할 수 있어요. 다만 제가 매달 치르는 예고 준비 시험이 일요일이라고 절 시험에 못 나가게 막고, 제가 학교에 합격하면 하나님 덕이고 떨어지면 제 노력부족이라는 건 이해할 수가 없더라구요. 하나님이 1순위가 아니면 모든 행동을 용납하지 못하세요. 오죽하면 어렸을 때 아빠께 누구를 제일 사랑하냐 여쭤봤더니, 1위가 하나님, 2위가 엄마, 3위가 저희라고 하시더라구요.
아빠는 엄마랑 저나 오빠가 말다툼할 때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역할이에요. 가끔씩 엄마 말에 동조하면서 몇 마디 거들기도 해요. 정말 가끔씩 훈육을 할 때도 약간의 진지한 어조만 섞였지, 진심으로 화내는 모습은 거의 한두번 밖에 보지 못 했어요. 엄밀히 따지자면 방관자 정도의 위치겠네요.
오빠는 중1까지는 되게 모범생이었어요. 공부를 잘하기도 하고,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수학학원을 제멋대로 안나가더니 그 뒤로 완전히 엇나가서 지금은 공부에 손을 떼버렸네요. 지금은 매일 방에 박혀서 하루종일 게임만 하고 있어요. 사실 게임만 하는 건 별 문제가 아니었는데, 오빠가 노트북으로 롤을 시작한 후에 점점 화내는 방식이 폭력적으로 변하더라구요. 책상을 치거나, 큰소리로 욕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플스 컨트롤러를 바닥에 내리치기도 하고, 욕설도 눈에 띄게 늘더라구요. 너무 게임에 빠지니까 엄마가 오빠 노트북을 부숴버리기까지 했어요. 그 뒤부터는 전에 서술한 것처럼 방 안에서 핸드폰 게임만 해요. 다만 폭력적인 행동은 더 심해진 것 같아요. 화장실에서 게임을 하다가 주먹으로 화장실 문을 내리쳐서 문이 패이기도 하고, 벽에다가 하도 주먹질을 해서 오빠 방 벽이 다 패였어요. 지금은 오빠 모습은 안보이고 하루종일 큰소리로 나는 욕짓거리랑 침대를 내리치는 소리밖에 안들리네요.
현재 오빠랑 엄마 관계는 완전히 틀어져 버린 것 같아요. 겉보기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둘이 큰 대화도 없고 간섭도 없어요. 엄마가 완전히 손을 놓은 것 같아요. 전에는 그래도 둘이 싸우기라도 했거든요. 언제 한번은 가족나눔 시간에 오빠가 엄마한테 욕짓거리를 해서 엄마가 오빠를 쫓아내려 하기까지 했었어요. 지금은 오빠가 가족나눔에 참여를 안해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요. 
저는 정확히 뭐라고 말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를 많이 잃어버린 느낌이라서, 지금 제 눈에 보여서 제가 가질 수 있는게 너무 소중해 진 것 같아요. 성적에 엄청 집착을 해요.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강요받은 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너무 우울해서 미칠 것 같아요. 시험을 칠 때 제가 원하는 결과가 안나오면, 몸을 커터칼로 그어서 상처를 내기도 해요. 제가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유일한 수단이 성적인 것 같아서, 그게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제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시간에도 강박 같은게 심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 감정을 읽는 것도 힘들고, 읽어도 고려나 배려를 못하겠어요. 
사실 지금 이 글도 방금 막 엄마랑 싸우고 나서 쓰는 거네요. 개학하고 2학기가 시작되면 일요일에도 오전 9시부터 9시 30분까지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엄마는 중등부 예배에 빠지면 안된다면서 못 가게 할려고 하네요. 엄마는 고3때도 수련회 갔다, 아빠는 일요일에 회사 나오라고 하는데 안갔다 하면서요. 그걸 왜 저한테 말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너무 단점만 적은 것 같은데, 그래도 이런것만 빼면 나름 일반적인 가정 모습이에요. 제가 다쳤을때 픽업도 하러 와주시고, 미술특강 때 힘들 테니까 제가 가고싶은 곳으로 여행도 가자고 해주시고, 열심히 한다고 여러 요깃거리도 많이 챙겨주세요. 근데도 전 솔직히 이게 정상적인 가정의 모습인건지 잘 모르겠어요. 원래 다들 이러는 건지, 제가 괜히 엄살부리고 있는건지, 아니면 이게 정말 문제가 있는건지... 저희 집이 진짜 이상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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