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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의 학폭, 아직도 가끔 생각나요

글쓴이 |2024.08.30 14:07
조회 341 |추천 0
안녕하세요.
아이 둘을 낳고 기르고 있는 30대 중반 평범한 여성이에요.

저는 약 20년 전쯤 초등학교 6학년 때 학폭을 당했어요.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정신적인 폭력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버디버디라는 메신저가 유행할 때였는데,
컴퓨터 시간에 한 친구와 메신저를 주고 받다가 사소한 다툼이 생겼어요. 그러던 와중 그 친구가 제게 “니네 엄마가 너를 그렇게 키웠냐” 라는 말을 하며 결국 쉬는 시간에 얼굴을 마주하고 싸우게 되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수업종이 울리며 일단락 되게 되었어요.

당시 제게는 친하게 어울려 다니던 친구1, 친구2가 있었는데 그 친구 둘이 저와 싸운 친구(친구3)와도 친한 사이었어요. 그날 이후로는 더 이상 친구가 아니게 되었지만요.

친구라고 생각했던 친구1, 2가 그날 이후로 제 인사도 받지 않았고 저와 어울려주지 않았으며 친구3과 함께하며 저를 왕따로 만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친구3은 활발한 친구였기에 어울리는 친구도 많았고, 몇명이 뭉쳐 제가 왕따라고 이야기 하고 다니니 삽시간에 전 정말 왕따가 되어있더라고요.

그래도 학교에서 우울해하면 지는 모습 보여주는 것 같아 의기소침해 하지 않고 공부에 전념하며 성적도 많이 올렸었어요. 그런데 정말 견디기 힘든건 짝지어 수업해야 하는 체육시간이나 수학여행 같은 일이더라고요. 한번 친구들이 등을 돌려버리니 다른 친구들에게 손내밀 용기가 안났어요. 거기에 한 남자아이는 같은 학교를 다니던 제 동생에게 가서 제가 왕따라며 떠들고다녀, 동생에게 애써 아니라고 해명하곤 했었네요.

제가 졸업한 이후 동생네 반 친구가 저 왕따라고 했다가 제 동생이 그 친구와 싸우는 일이 있었어요… 지금도 떠올리면 동생이 받았을 상처가 미안하고 또 미안해요.

그렇게 지옥같던 1년이 지났어요. 드디어 졸업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그 아이들과 같은 학교로 올라가는 게 무서워 그 어린나이에 유학을 떠났어요. 그리고 졸업식날, 부모님께만큼은 들키고 싶지 않았던 그 일을 그 친구들이 자기들 마음 가벼워지고자 저 몰래 졸업식에 방문한 저희 부모님을 찾아가 자기들이 저를 왕따시켰었다며 죄송하다고 했다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사과를 해도 제게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성인이 되고 SNS가 활발해지며 소수의 동창들과 팔로우를 하게되었고 그러고 얼마 후 친구3이 연락을 해오더라고요. 자기가 어려서 그랬다며 미안하다는 장문의 메시지였어요. 이제와 그걸 들춰 용서 못한다 하는 건 제가 너무 못나보이는 것 같아 알았다고 했어요. 나중에 알았다고 한게 두고두고 후회됐지만요(지금 생각해보니 친구3이 가장 현명했던 것 같네요).

그 이후 친구1, 2는 저를 팔로우 하더라고요, 어떠한 말도 없이. 그래서 SNS를 보며 근황을 보게되었어요. 둘 다 정말 너무 잘 살고 있더라고요. 외제차에 명품백 들고 아이도 둘씩 낳아 외국에서 잘 살고 있더라고요. 가끔씩 스토리에 주님 찬양이라며 글이 올라오면 그렇게 역겨울 수가 없어요.

차라리 안보였으면 나았을텐데 보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아직도 그 일이 생각나고 가슴 한켠이 이렇게 썩어있는데 왜 나만…’
‘이들도 내 고통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등등등

실제로 남편들에게 연락해볼까? 그쪽 한인사회에 퍼뜨릴까? 교회에 퍼뜨릴까? 금전적 보상이라도 달라해볼까?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제가 참 못났죠?…

저도 엄마인데 그럼에도 아직 철이 없나봐요.
학폭을 당하신 분들 중에는 저보다 더 고통스러운 지옥에서 살고 계신 분들도 있을거고, 또 분명 슬기롭게, 현명하게 극복하신 분들도 계실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분들이라도 좋으니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현명한 조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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